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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심장이뛴다 조동혁 눈물은 부적절한 처신

 

 

부제: 심장이뛴다와 진짜사나이, 그리고 정글의 법칙

 

심장이뛴다 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허위신고나 만취자의 난동 문제 등이 나왔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에 구조대가 출동하여 어린 자매를 구하기도 했으며, 이십대 여자가 나체로 자살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물론 마지막 자살소동은 심장이뛴다 팀이 다리 밑에 출동하기 전에 위에서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심장은 확실히 문제가 심각하네요.

처음에는 진짜 사나이를 따라 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소방관들의 활동을 다룬 심장은 진사와는 완전히 다른 예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률이 겨우 2.4%가 나올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진사의 시청률이 무려 18%란 점을 감안하면 참담한 수준입니다.

화요일 심야와 일요일 오후란 차이가 있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심장과 동시대에 방송되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심장보다 2배 반가량이 높은 7.4%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장이 아직 초창기여서 아직 시청률이 나오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럴까요?

 

 

심장의 문제는 근본적인 것이고, 그 밑바탕에는 제작진의 연출 상황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거 같네요.

 

우선 심장과 진사의 차이점을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진사의 경우는 군대에 대해서 잘 아는 전문가(?)를 위한 방송을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성의 대부분은 군대를 갔다왔기에 진짜 사나이 내의 상황이 익숙합니다. 여성 역시 워낙 이야기를 많이 듣기에 간접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출이나 출연자들의 대부분이 군대를 갔다왔습니다. 이런 경험이 여성 작가들에게까지 파급됩니다.

 

따라서 얼토당토하지 않은 상황이 미연에 방지되고,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선택해서 출연자들이 직접 경험합니다. 포병부대의 훈련이나 이기자 부대의 무박 훈련, 수방사의 기동팀과 특공팀 등은 이런 분명한 목적을 가진 에피소드들이었죠.

 

 

반면에 우리 시청자들은 소방서내의 일에 대하여 잘 모릅니다. 그저 화재를 진압하고 119가 출동하여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정도만 알고 있죠. 그것은 출연자나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무엇을 연출해야 하는지, 혹은 무엇을 연출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조동혁의 눈물이었습니다.

오늘 어린 자매의 교통사고에 조동혁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에는 눈물까지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동생을 걱정하는 언니의 의연한 모습에 크게 감탄했습니다. 비록 모자이크 처리로 현실성은 조금 떨어졌지만, 동생의 손을 꼭 붙잡고 눈물을 참는 언니의 모습에서 자매들간의 정을 느낄 수가 있었죠.

 

하지만 그 광경에 크게 감탄하는 조동혁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찜찜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방송 마지막 쯤에야 그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구조대는 음식점 내부에 노년 남성이 경련과 함께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오늘 처음으로 구조대 일을 하게 된 이원종은 환자를 병원에 이송한 뒤에도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이원종: "안전하게 이송만 하잖아요. 풀리지 않는 모호한 스트레스가 있어요."

 

, 화재진압반은 화재 현장에 투입되어서 문제까지 해결하는데 반하여, 구조대는 단순히 병원까지만 이송한다는 데서 오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이송한 환자의 안위가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까지 있었습니다.

 

이걸 실제 소방대원인 이재현이 막습니다.

이재현 대원; "감정이입을 하면 안돼요."

 

, 환자의 안전과 이송에만 최선을 다할 뿐, 그 환자에 대하여 진정한 걱정까지 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만약 조동혁처럼 환자에 대하여 진심으로 걱정하고 안절부절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하루 대여섯번, 혹은 십여차례나 되는 구조 활동에서 소모된 소방대원들은 감정은 넝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급피로해진 구급대원들의 다음 구조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테죠.

 

오늘 조동혁이 보인 눈물은 연예인으로써, 그리고 인간으로써는 당연한 눈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방대원이 보이기에는 부적절한 처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소방관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연출진이 심장이 뛴다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둘을 연계 편집해서 이야기를 만들거나, 아니면 새로운 상황을 넣을 수도 있었죠. 예를 들어 소방관의 감정소모를 굵은 꼭지로 만들만한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고요.)

 

 

심장이뛴다와 비슷한 예능이 있습니다. 바로 정글의 법칙이죠.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정글 속 이야기를, 역시 잘 모르는 출연자들이 가서 체험하는 예능프로그램입니다. 이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하기 위하여 정글팀 제작진은 미리 사전 답사를 해서 정글을 공부하고, 미리 비박지를 정하고, 주변 사냥터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재규어의 생식지를 확인하는 등의 스토리 형성을 위한 대강의 얼개를 만듭니다.

출연자들은 그런 루트 속에서 리얼로 움직이는 거고요.

 

부디 심장이뛴다 역시 제작진들이 실제로 소방서내의 일을 하면서 자신들이 연출하는 예능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아는 상황에서 연출하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오늘과 같은 두서없는 연출, 큰 맥락을 빠뜨린 연출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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