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식상팔자 3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12월 31일 한해를 마무리 한다는 의미에서 오늘의 주제는 '효'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프로그램 초반부터 이경실이 아들 손보승에게 어금니를 꽉 깨물고 돌직구를 날립니다.
"(손보승이 효자인지 불효자인지는) 하늘이 알고 내가 알고 네(손보승)가 안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보승의 선택은 '불효자'였습니다.
이경실의 행동이 웃기기는 하지만, 사춘기 아이를 둔 엄마의 어려움이 역력히 느껴졌습니다.
또한 친구들과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것에 잔소리를 했다가 아들의 말대꾸를 당한 사정도 설명을 했는데, 아마 당시에는 이경실이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았던 거 같네요.
문제는 집안의 냄새가 아니라 상담 센터를 가기로 한 엄마와의 약속을 손보승이 무시했던 것이죠.
당시에 이런 엄마의 마음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권장덕 조민희 부부의 딸인 권영하의 선택은 '효녀'였습니다.
(권장덕은 중국 출장으로 불참)
영하는 부모님 속을 썩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너는 내 희망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외고 합격으로 엄마가 딸 자랑을 하고 다닐 정도이기에, 영하가 떳떳한 마음을 가질 정도입니다(아마 권영하는 대원외고에 합격한 것으로 보이네요).
(수정합니다. 대원외고가 아니라 한영외고입니다. 권영하 한영외고)
(그런데 특이하게 권영하만 외고 합격 사실이 나오고, 강원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네요. 혹시 불합격은 아닌가 합니다.)
(강원준은 민사고에 합격한 거 같네요. 민족사관학교)
(내용을 수정합니다. 강원준은 숭문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외고가 아니라고 낙심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네요.)
물론 이렇게 건강하고 공부 잘하는 것이 부모에게 제일 큰 효도이겠죠. 다만 권영하의 다른 부분을 좀 짚었으면 합니다.
권영하: "사람의 인생에서 세번의 기회가 오는데, 대입 때 한번 남겨두고, 이번 고입때 한번을 써야 겠다."
어린 권영하가 얼마나 입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만한 말이지만,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기회를 학교 입시에 두번이나 사용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대학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이 있을까요? 직장, 남자친구(더 나아가 결혼), 임신과 출산, 육아, 자녀 교육 등 무수히 많은 일이 있는데, 권영하는 이미 고입과 대입을 가장 중요한 세가지중의 두가지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아마 고등학교가 대학교를 결정하고, 대학교가 직장을 비롯한 우리 인생 자체를 결정한다는 이 사회의 룰을 어린 영하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물론 이 점에 대해서 아직 사춘기 소녀인 권영하를 비판할 수 없고, 사회를 이렇게 만든 어른들이 문제겠죠.
권영하를 비롯한 청소년들이 이런 입시 체제 속에서 경쟁만 해야 한다는 점이 서글프네요.
다시 효의 본질로 돌아가서 권영하의 동생인 권태원은 좀 더 가족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생일 때 오히려 아버지에게 면도기를 선물한다든지, 지갑을 사서 아빠 지갑과 바꿔 쓴다든지 하는 점은 정말 어른스러운 거 같습니다.
물론 태원이 너무 운동을 과격하게 해서 축구를 하다가 코뼈가 부러지거나 어릴 적에 얼굴을 크게 다친 일은 분명 불효에 속한 일이죠.
(아들 성형 수술을 아버지인 권장덕 박사가 직접 했다는데, 보통 외과 의사들은 가족들에게 직접 칼을 대지 않는다고 하던데, 권장덕은 예외인 모양이네요.)
c.f 권장덕이 예전에 아들의 의대 진학을 위하여 고등학교를 추천한 적이 있죠. 그 고등학교만 나오면 헝가리 의대에 입학할 자격이 있다고 하던데, 역시 의사여서 그런지 그런쪽 정보는 빠르네요.
아마 직업이 의사이기에 아들 역시 의과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겠죠(다만 헝가리 의대 이름은 밝히지 않네요).
박남정의 딸 박시은의 선택 역시 불효녀였습니다. 아빠에게 상처되는 말이나 푹풍 잔소리, 자존심을 건드는 말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죠.
시은의 변명처럼 아빠를 무시한 적이 없고, 다만 느낀 것을 그대로 말했다고 하는데, 이것 자체가 아빠를 무시하는 행동이죠.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상대를 판단한다는 말의 뜻은 자신의 생각이 옳고 기준이 된다는 뜻이 그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박시은처럼 아직 자라는 어린이는 자신의 생각을 가지기 위해 배우는 과정이죠.
이럴 때일수록 아빠의 행동을 먼저 판단하기 보다는 이해하기 위한 행동이 선행되어야 하죠.
(박시은이 자기 생각을 가지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
마지막으로 김경민이 오늘 최고로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자신을 불효자라고 생각하는 게 진정한 효자인 거 같다.
자신이 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재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상 부모님께 잘 하려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불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고치면서 더 나은 아들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어른들의 명언이나 어록에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말 같습니다. 누나인 김자한이나 다른 아이들보다 생각이 더 깊은 거 같네요. 올해 나이가 겨우 15살(아, 2014년에는 16살이네요) 어린 소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네요(자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김경민의 말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거 같습니다. (그러면 경민이 엄친아가 되는 건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