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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에 장진, 박건형, 김슬기, 김연우가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충무로의 천재감독이라는 장진의 모습이 확실히 대단했습니다. 라스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의 손바닥안에서 굴러갔습니다. 마치 그가 MC이고, 김구라나 윤종신 등이 게스트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자기 배우들을 너무 뭉갠다고 장진에게 비호감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까지 장진의 계산안에 있었던 거 같습니다. 영화 감독이지 공연 연출가인 장진은 배우들보다 대중의 호감이 덜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예능감이 없는 박건형과 김슬기를 대신해서 총대를 맨 것으로 보입니다.

 

장진의 천재적인 연출(오늘 토크쇼를 그의 연출로 봤을 때)은 각 게스트에 대한 태도로 잘 나타납니다. 먼저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세상 경험이 있는 박건형에게는 무조건적인 공격을 하고, 아직 신인인 김슬기에게는 칭찬과 독설을 반쯤 섞습니다. 그리고 디셈버와 연관이 없는 김연우에 대해서는 배려를 해줍니다.

 

 

먼저 박건형에 대한 부분부터 한번 살펴보죠.

"박건형은 단점투성이다. 다시 태어나야 한다."

물론 사람이 진국이고 인간적이라고 덧붙이기는 하지만, 뒤에 붙는 공허한 말일 뿐입니다.

 

"섭외 1순위는 김준수, 임태경, 류정한, 홍광호 등이었다. 박건형에게 섭외가 갈 줄은 몰랐다."

"오늘 라스에 나온 이유는 박건형이 표를 못 팔아서이다."

 

등등 거의 모든 분량을 독설과 돌직구로 채웁니다. 이건 라스 MC들도 감히 할 수 없는 정도의 수준이기에, 일부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풀릴 수도 있었고, 장진 역시 그런 점을 잘 알았을 겁니다.

다만 그런 점까지 계산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비호감 캐릭터를 맡은 장진이 조금 불쌍하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다음은 신인 연기자이자 아직 나이가 어린 김슬기에게는 칭찬 반, 돌직구 반입니다.

"(뮤지컬 연습때) 전체 배우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김슬기를 통해서 한다. 방송을 통해서 사과를 한다."

"(예전 작품에서) 1학년이었던 슬기의 기본기가 좋았다."

 

"슬기는 언어 연기가 찰지다. 구강 구조가 좋다."

등은 칭찬입니다. 그리고 간간히 독설을 퍼붓습니다.

"몸에 수동적인 게 배어있다."

"(김슬기의 이상형을 물었을 때, 지금 MC들이) 너한테 말을 꺼내려고 노력하는 거 안 보이니?"

 

"네가 하는 모든 대답이 다 재미가 없어."

"토크쇼는 아마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사실 장진 정도되는 사람이라면 방송에서 좋은 얘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러면 방송은 재미가 없었을 것이고, 김슬기 본인에게도 발전은 없었을 겁니다.

 

앞으로 연기뿐만 아니라 토크쇼에서도 김슬기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장진의 진심이 어느 정도 느껴지네요.

김슬기는 자기 배우일 뿐만 아니라, 겨우 스무살때 그가 직접 발굴한 후배이자 제자이기 때문이죠.

 

 

장진의 이런 감각적인 연출은 디셈버 팀이 아니었던 김연우에 대한 배려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사실 오늘 김연우는 거의 병풍같은 존재였죠.

 

그러다가 홍보하기 위해서 나왔다는 말에, 장진은 김연우와 박건형을 같이 엮어버립니다.

"(둘 다 표팔러 나왔으니까) 박건형과 패키지로 해가지고..."

 

 

물론 여기까지는 자기 배우 박건형을 오히려 홍보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다음의 김연우의 개인기에서 장진은 김연우의 마스크와 안경을 지적하면서, 오히려 김연우가 제대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장진: " 가면까지 준비했으면 안경을 벗고 했어야지."

 

그리고 마지막에 장진은 박건형에게 하지 않았던 칭찬을 합니다.

아마 이런 부분이 없었다면, 오늘 김연우는 그냥 아이유의 분홍신을 부르고 점프만 하다가 들어간 병풍으로 기억되었을 겁니다.

(초반에 처가 장모님과 골프 친다는 얘기도 있었네요.)

  

 

이런 장진의 섬세한 토크쇼 연출외에도 오늘은 기존 토크쇼에서 흔하게 들을 수가 없는 이야기가 나와서 좋았습니다. 유명한 영화 감독인 장진답게 톱스타들과의 에피소드가 줄줄이 흘러나왔습니다.

"전지현은 13년간 캐스팅을 시도했지만, 이젠 포기했다. 이나영은 캐스팅이 너무 안되어서 안티 카페를 만들려고 했다. 반면에 정재영은 16시간만에 되었다."

 

 

"장동건, 이정재등에게도 거절을 많이 당했다. 다음에는 송강호와도 하고 싶다(이미 3년전에 시나리오를 한번 거절당했다)."

그런데 톱스타들이 OK를 할 때는 매니저를 통해서 할 때도 있지만, No을 할때는 거의 대부분이 직접 연락을 해서는 정중하게 거절을 한다고 합니다.

 

배우와 감독간의 관계, 동업자 관계에서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네요.

인기가 있다고 감독이나 영화 스태프들을 무시하는 톱스타는 결코 오래갈 수가 없으니까요.

 

다만 오늘 토크쇼에서 뮤지컬 연습과 연출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쉬웠습니다.

예를 들어서 장진의 폭로와 독설 공격을 받은 박건형이 이런 말로 장진을 공격합니다.

"대본을 보니까, 이 형이 뮤지컬을 잘 모르는구나."

 

 

그에 대한 변명으로 장진은 "뮤지컬을 많이 한 배우들은 이 대본이 낯설고 생경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과연 천재 영화감독이라고 불리던 장진이 왜 이 시점에서 뮤지컬을 도전했으며, 과연 그가 뮤지컬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김구라나 윤종신같은 MC들이 묻지를 않은 것인지, 아니면 라스 제작진이 이 부분을 편집했는지 알 수가 없는데, 어쨌든 이 부분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오늘따라 라스에서는 이야기기 뚝뚝 끊기더군요. 편집의 문제인지, MC들의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디셈버의 또다른 주인공은 김준수입니다. 오늘 장진은 의도적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초반에 섭외 1지망 얘기할 때 빼고). 이것 역시 장진의 노림수로 보여지네요.

 

연출가인 장진이라면 박건형을 접촉하는 것처럼 김준수를 접촉하고, 또 그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방송에서 김준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 디셈버 홍보 효과가 그쪽으로 쏠리게 돼죠.

(아무래도 김준수의 표 판매율이 더 높으니까요.)

이런 점까지 감안해서 오늘 자신이 희생한 장진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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