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힐링캠프의 형식은 기존과 좀 달랐습니다. 방송 초, 중반에는 김구라 2편으로 채워졌고, 방송 후반부에 새로운 게스트인 이성재가 나왔습니다. 물론 지난 주 김구라 1편의 분량이 많아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힐링캠프 제작진에서 힐링캠프의 형식을 조금 변화시키려는 초석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게스트 한명이 나와서 60분이 넘는 동안 토크쇼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도 거의 없고, 우리나라에는 힐링캠프가 유일하죠.
국내 유일의 단독 토크쇼라고 자부는 하지만, 자칫 루즈해지기 쉬운 현재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게스트를 두명씩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단독 토크쇼라는 명칭을 유지하기 위하여 전, 후반으로 나눠야 겠지요.
먼저 김구라 이야기를 조금 해야할 것 같습니다. 김구라는 자신의 과거 발언때문에 방송 중지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쉬는 틈을 이용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매주 사과를 하러 갑니다. 방송을 재개한 현재도 2주에 한번씩은 찾아 뵙는다고 하니, 진심으로 자신의 과거 발언에 반성을 했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김구라의 속셈은 그것이 아니더군요.
"매주 가다보면 나한테도 도움이 되고, 뭔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할머니들에게서 기운을 받고 온다."
결국 김구라는 자신을 위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갔네요. 물론 이런 말은 일반인들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인 김구라가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해서는 안될 말이죠.
이러니 김구라의 진정성과 진심이 아직까지도 의심이 되는 겁니다.
솔직히 김구라가 방송 복귀를 위하여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반성하는 척을 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겉으로 그런 액션을 취한 것은 아닐까요?
힐링캠프는 왜 김구라를 섭외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 이런 사람만이 성공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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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0 - 힐링캠프 김구라,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다
김구라 다음 출연자는 이성재였습니다. 이성재가 연극영화과를 진학하려고 하자 주위에서는 끼도 없는 사람이 왜 그런 곳을 가려고 하느냐고 말립니다.
그때 이성재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무끼도 끼가 될 수 있다."
확실히 이성재는 예능감이 별로 없고, 끼도 없는 거 같습니다. 나혼자산다에 출연하면서 훨씬 대중친화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지만, 방송중에서도 끼는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는 1년안에 평정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합니다. 솔직히 허세로 보이더군요. 그가 예로 든 유재석의 장점은 상황극이었고, 신동엽은 19금이었으며, 김구라는 독설이었습니다.
오늘 19금과 독설에서는 그런대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래도 두 사람에게 뒤쳐졌고, 상황극 역시 연기자여서 유재석보다는 잘하겠지만, 그만큼 웃음이 나오도록 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즉, 이런 말들은 이성재의 허세로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가 등장하자마자했던 말은 좀 묘했습니다.
"난 날 것이 좋다. 이경규처럼 예능은 막해야 한다.
편집을 의식하는 행동들은 진짜 리얼을 살리지 못한다."
그러자 이경규가 이렇게 협박합니다.
"그렇다면 비리, 채무, 루머, 여자 관계 등 모든 것을 파헤치겠다."
오히려 이성재는 좋아하면서 그대로 받아들이네요.
도대체 이성재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이성재는 미술관옆 동물원으로 세상에 주목을 받았을 때, 자신이 결혼을 했으며 이미 딸을 둔 유부남임을 만천하에 공개를 했습니다.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야 하는 시기에, 그는 인기를 포기하고 오직 연기로만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 후에도 심은하, 김혜수, 고소영, 김희선, 전지현, 최지우 등과 같은 유명 여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했지만, 그 흔한 스캔들 한번 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만큼 자기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죠.
즉, 그렇게 사생활이 깨끗하니까, 이렇게 당당하게 자신을 털라고 주문을 할 수 있었던 거죠.
한국의 남자 배우들 중에 이렇게 자신의 사생활에 대하여 자신만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비록 이성재가 예능감은 없지만 그의 탁월한 연기력이 좋고, 더 나아가 이런 당당한 태도는 정말 호감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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