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퀴 214회는 (한때는) 불효자 특집이었습니다. 빽가와 그의 어머니 차희정, 데프콘과 어머니 박성애, 홍석천과 아버지 홍석기가 같이 출연했습니다. 이 세쌍의 모자 혹은 부자 중에서 당연 눈에 띄는건 빽가네 가족입니다.
빽가의 불효일보에 "엄마는 빽가 때문에 '불을 지르기'까지 했다"라고 나옵니다.
동생과 싸우는 빽가에게 어머니가 세 번 경고를 합니다. 그러고도 아이들이 계속 싸우자 마침내 '아이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하여' 두루마리 휴지에 불을 붙여서는 방안에 던집니다. 아이들의 재빠른 대응으로 방의 일부만 탔네요. (아마 보통 사람은 이런 일을 당하면 멘붕으로 움직이지도 못할 텐데, 빽가와 그 동생은 다행히 잽싸게 움직였네요)
이건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격입니다. 이런 특별 훈계 방법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때릴 때는 자의 날을 세워서 때릴 정도이고, 성격이 불같아서 빽가도 사춘기 시절에 반항을 못했습니다.
또 빽가가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어머니는 손을 대네요.
처음에 가격이 25,000원이라고 했던 구두 주인이 빽가가 어머니를 데리고 오자 50,000이라고 부릅니다. 즉, 한 짝에 25,000원이다고 사기를 치는 것이죠.
분명 구두 주인의 잘못이지만, 빽가의 어머니는 거기에서 빽가를 두들겨 패네요.
휴우, 정말 대단하네요, 성격도 무척 다혈질이고.
빽가는 주민등록증이 나올 나이에도 통금이 8시일 정도로 엄격하게 자랍니다. 친구들과 록카페에 가서 놀다가 늦게 들어가자(밤 10시) 어머니는 빽가가 아끼던 옷을 가위로 잘라서 가스레인지 위에 다 태워버립니다.
그 다음의 늦은 귀가에는 빽가가 아끼던 신발을 몽땅 10차선 도로로 던져버리고요.
빽가가 반항은커녕 자라면서 엇나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네요.
반대로 빽가의 아버지는 독특하면서도 재밌는 사람 같네요.
빽가가 염색을 하고 집에 들어가자 검도할 때 쓰는 목검으로 자고 있는 아들의 미간을 겨눠서 깨웁니다.
하지만 때리지는 않고 화장실로 인도해서 아들이 스스로 염색약을 풀도록 배려합니다. 물론 화장실 안에는 이미 염색약이 풀셋팅으로 준비되어 있었고요.
아마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빽가는 이런 아버지의 배려를 무시하고 도망가려고 하다가, 아버지의 발길질에 급소를 맞게 됩니다. 즉, 아버지가 처음부터 때리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죠.
아버지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렸고, 당시 음악인이었기에 길게 길렀던 머리까지 몽땅 삭발합니다.
아들을 때린, 게다가 거시기를 때린 자신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한 모양입니다.
어쨌든 아들의 장래를 걱정한 아버지는 몇 시간 뒤에 성인잡지를 선물합니다. 아들의 성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스스로 확인하게 하기 위해서죠.
아들의 사랑하는 마음은 보통 아버지와 똑같지만, 이렇게 확인하는 방법은 좀 특이하네요.
빽가의 아버지에게는 뭔가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일산에서 강남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정도로 짠돌이인 아버지가 어느 날 거금 십만원을 가지고 갑자기 대형태극기를 사서는 거실에 걸어 놓습니다.
갑자기 나라사랑하는 마음에 주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틀 뒤에는 현관문을 제외한 집안의 문짝이 모두 사라집니다.
바로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서 서로 소통을 하기 위해서랍니다.
이런 실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상당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같이 사는 사람은 피곤할 것 같습니다. 빽가 어머니의 욕이 전부 삐처리가 되네요.
빽가 어머니는 밤문화를 통해 갈고 닦은 춤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허슬계의 산증인인 셈이네요. 부부가 아들의 춤재능을 알기 위하여 직접 문나이트에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성격이 불같은 빽가의 어머니도 속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빽가가 엄마가 욕쟁이라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닌다는 겁니다. 하루는 뉴욕의 타블로로부터 욕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네요.
하지만 해준 음식을 토달 때나 수영복 입은 어머니를 여자 스모 선수에 비유한 빽가의 깐족을 보니 욕을 부를 만한 점도 분명 있습니다.
빽가가 뇌종양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던 어려운 시절도 무사히 넘기고, 이제는 포토그래퍼로 봉사활동도 하고 다닙니다.
특이한 점은 고등학교 때 소매치기를 잡은 것이 신문에 기사로 난 적이 있네요.
빽가가 진정으로 궁금한 엄마의 X-파일은 두 가지입니다.
1) 엄마의 폭력(?) 과거
2) 아빠와의 연애 스토리
설마 진짜로 오공주나 칠공주파 이런 출신은 아니겠죠?
그리고 부모님의 결혼이야기는 빽가 아버지까지 같이 나와서 한번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빽가 아버지란 사람도 정말 특이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빽가가 어머니 발을 씻기는 세족식을 합니다. 그렇게 다혈질인 어머니도 끝내는 눈물을 보이는군요.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오늘 게스트로 걸그룹 투아이즈(2EYES)의 김혜린과 정다은이 출연했습니다.
무려 8년이나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2013년 6월에 겨우 데뷔했죠.
그런데 세바퀴에 불러놓고는 겨우 개인기를 하나씩 시키네요.
먼저 정다은이 영화 타이타닉에서의 '케이트 윈슬렛' 성대모사에 도전합니다. (표정도 같이.)
북극의 얼음바다에서 추위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케이트 윈슬렛의 얼굴 표정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 절묘합니다.
다음은 김혜린이 얼굴로 용감한 형제의 얼굴을 묘사합니다.
정말 눈코가 오밀조밀한 모습이 아주 닮았네요.
굴욕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라도 이름을 알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하긴 요즘 걸그룹이 하도 많으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세바퀴에 출연한 의미가 없겠죠.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휘재나 박명수가 좀 더 이들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까 빽가가 급소를 맞았을 때, 이휘재가 이들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었죠.
"급소를 맞은 남자를 본 적이 있느냐?"
혹은
"급소를 맞은 남자는 엉덩이를 살살 두드려 주어야 한다."면서
빽가와 둘이 재연을 하도록 했어도 재미를 뽑아낼 수 있었을 겁니다.
이들의 당황하는 모습과 함께요.
중년이 넘은 게스트들이야 스스로 멘트를 치고 나갈 수 있겠지만,
이제 갓 데뷔한 이들은 이렇게라도 멘트를 붙이지 않으면, 오늘처럼 개인기 하나만 하고는 그대로 병풍으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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