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안에서 이서진이 스태프들의 방을 습격하는 사이에 밖에서는 신구와 백일섭 할배 사이에 짜파게티 만드는 방법에 대한 논란이 일어납니다.
신구 할배는 짜파게티를 끓이다가 물을 버리고 스프를 넣는다는 방식이고, 백일섭 할배는 다른 라면보다 물량을 적게 부어서 졸이면 된다는 식이죠.
신구 할배의 방법이 정확하지만, 사실 백일섭 할배의 방법 역시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순재 할배도 참가했다가 그냥 라면을 던져버리네요.)
이 부분에서의 백미는 바로 나영석 PD가 만들어냅니다.
나PD: "신구 선생님, 라면 가 놓고 안 끓이시면 어떡해요.
선생님이 한번 끓여 보세요."
이 악의 화신은 언제 또 여기 나왔던 걸까요?
나PD가 할배들의 심기를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유도를 했고,
또 신구 할배는 그걸 화를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서 직접 짜파게티를 끓이기 시작하네요. 아마 꽃보다할배는 이런 식으로 촬영했기에 중간중간 재밌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거 같습니다.
여행경비가 모자라기에, 오늘 밤은 고스톱데이로 정했습니다.
H4중에서는 타짜로 소문난 이순재, 박근형 할배가, 제작진 측에서는 촬영감독(윤성용, 이서진 담당 VJ)와 의외로 동행한 의사(정현숙, 강북삼성병원의 임상조교수)가 나서네요.
이순재 할배는 너무 자신만만해합니다. 연예계에 소문난 타짜이죠.
백일섭 할배는 이순재 할배가 왼빼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원래 오른손잡이인데, 왜 왼손으로 화투를 칠까요?
설마 영화 타짜처럼 한 손이 잘릴 걸 미리 대배해서 그런 건 아니겠죠?(농담입니다.)
한편, 귀염둥이 서지니는 경기장을 점검하고 카메라가 뒤에서 찍지 못하도록 합니다. 제작진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서진: "난 여기 올 때부터 사기 당해서 왔어요."
이서진의 강력한 한 마디에 제작진들 아무 말 못하네요.
드디어 스태프 측 선수가 등장합니다.
정현숙(하는 일: 주치의, 특징: 의대 나온 여자)입니다.
이대 나온 여자가 아니라, 의대 나온 여자랍니다. 크크크
승부를 앞둔 할배들이 상대의 힘을 빼놓는 전략을 씁니다.
박근형 할배의 제안에 신구 할배가 정현숙 닥터에게 술을 권하네요.
소주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전략?
결국 정현숙 교수는 소주를 마십니다. 이제부터는 음주 노름이 되는 건가요?
방송 스태프 사이에서 타짜라고 소문난 윤성용 VJ도 참가합니다.
의사 선생이 첫판부터 의외의 실력을 보입니다.
이서진이 옆에서 어깃장을 놓습니다.
"원래 첫끗발이 개끗발이니까..."
물주인 이서진은 할배들 뒤에서 초조한 듯 계속 서성거리네요.
드디어 기다리던 승리가 왔습니다.
드디어 살아난 왼빼 이순재 선생의 귀여운 제스추어가 나왔습니다. '고'
할배들의 화투실력에 스태프들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백일섭 할배가 커피까지 대접하네요.
드디어 나온 이순재 할배의 쓰리고! (풍악을 울려라!)
이서진은 아줌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남은 여행을 풍족하게 지낼 생각에 흐뭇한 것이겠죠.
하지만 '의대 나온 여자'의 실력은 상상 초월입니다.
조커를 획득하고는 밑장을 하나 까서는 그대로 나버립니다.
일제히 환호하는 스태프들을 보면서, 진심으로 이 승리를 원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설마 나영석이 화투 실력을 보고 팀닥터를 뽑은 건 아니겠지요?
원래부터 이걸 예상하고 계획을 짰다면 정말 나영석은 천재, 악의 화신이네요.
(아니면 프랑스에서 매일 밤 스태프들끼리 고스톱을 치면서 승자를 가리거나 실력을 쌓았을까요?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백일섭 할배가 방귀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는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의대 나온 여자'의 독주로 결국 고스톱 결과 승자는 스태프측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직진 순재가 아니라 독박 순재라고 불러야겠습니다.
쓰리고에 독박이라니...
역시 인생에서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이순재 할배.
결국 여행경비를 더 받기는 커녕, 오히려 토하게 생겼습니다.
사실 이 정현숙 선수가 출전할 때 할배들이 실수를 했네요.
상대 쪽에서 의외의 인물이 출전한다면, 뭔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훼방을 놓았어야죠. 인생의 경륜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 아직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즉, 제작진이 정한 규칙은 따르되, 무언가 허점을 통해서 제작진을 꼼짝달싹 못하게 옭아매는 노회한 할배들의 모습(늙은 생강이 맵다는 맛)이 그려졌다면, 시청자들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예를 들어서 정현숙의 참가 자격을 문제시 삼거나 혹은 할배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수행했으니까 할배 팀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주장 등은 악의 화신 나영석도 일부 수긍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이 점이 이번 5화에서 제일 아쉬운 점으로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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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3 - 꽃보다할배 5회-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할배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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