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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할배 제 5회에서는 스트라스부르의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를 구경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에서 종교가 천주교인 박근형 할배는 성당 내부의 장식품 하나하나에 감동을 하고 촛불을 켜며 묵상을 하는 등의 감동에 젖은 모습으로 나옵니다.

게다가 십자가의 길(예수의 십자가 수난을 나타낸 14개 지점)14장의 사진 속에 담기 위하여 카메라를 잠시도 쉬지 않는 모습은 비신자의 눈에 보기에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좀 짠해지더군요.

 

박근형

박근형: "사진 14장을 쫙 펴 놓고 십자가의 길을 다 만들어서 한꺼번에 붙여 놓으면 우리 집사람도 볼 수 있지, 집에서도."

 

 

게다가 아내는 암으로 인해서 수술까지 받은 상태였습니다.

지난 5년간 재발되지 않을까 한시도 마음 놓은 적이 없었다네요.

마침 올해 5년 째 되는 날에 병원에서 재검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와이프로부터 문자로 받은 박근형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좋아합니다.

 

박근형

여행 도중에도 아내와 수시로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박근형은 '센캐릭터'이긴 하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 있어서는 또한 팔불출이기도 하네요.(하루에 전화 20통이라니, 요즘 젊은이들보다 더 로맨티스트 같네요.)

또 어떨 때는 부인에게 일부러 모질게도 대하는데, 그것은 모두 부인을 사랑해서였죠.

 

박근형: "하루하루 늙어 가는데, 얼굴이 쭈그렁 쭈그렁...

그래도 이놈의 여편네 나만을 위해서 이렇게 살아 주니까 너무 고맙지.

나는 우리 마누라 살리려고 무척 애쓴 사람이야.

검사한 그 이틀 후 바로 수술 들어갔어.

손을 내가 꽉 쥐고,

당신 죽으면 나 따라 죽을 거야.

너만 죽는 거 아니야. 나도 죽는 거야.

그랬더니 웃으면서 들어갔어."

 

박근형 부인

정말 수술 전에 아내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위로와 격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 먹은 후에 마누라 없이 혼자 산다고 하면 나는 상상도 못해요."

암 수술 후에 완쾌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식습관을 그대로 지켜서 다시 암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네요.

그리고 박근형 할배가 보여주는 노년의 로맨스, 아니 중년의 로맨스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이런 아내앓이는 요즘의 젊은이들도 하기 쉽지 않죠.

 

 

여행 중반쯤 되니까 이제 꽃할배들의 변화된 모습도 나옵니다.

백일섭 할배는 걸음이 조금 빨라졌고, 이순재 할배는 조금 느려졌습니다. 그렇게 서로 보폭이 맞추면 동행하네요.

 

이순재 백일섭

 

확실히 여행처럼 동반자의 진면목을 보게 하는 것도 잘 없습니다. 서로 피곤하고, 작은 일에도 다투고 갈등을 겪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이렇게 서로 맞춰줄 줄 아는 진정한 동반자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꽃할배들의 여행에서 문득 예전의 여행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아직 어리고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제일 잘 맞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여행지에서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굴다니... (상대 역시 똑같이 생각했을 겁니다.)

그렇게 여행지에서 의견충돌로 다투고 난 후에, 한국에서는 서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고 말았네요.

 

저처럼 앙금이 남아서 여행 후에 다시는 서로 안보게 되는 경우도 많죠.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나부터 양보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겠죠.

 

 

신구 할배의 떠날 날이 마침내 내일로 다가옵니다.

이서진과 할배들은 환송식을 근사하게 차릴 준비를 합니다.

어떤 스태프(작가?)가 침대에 누워있는 이서진 앞에 음식 재료를 툭 던져놓고는 나가네요.

재료도 없는 상황에서 김치찌개를 끓이던 서지니가 마침내 폭발합니다.

 

제작진: "방송 나가면 1등 신랑감이라고 여자들이 무척 좋아할 거 같네요."

이서진: "나 죽을 때까지 요리 안 할 거야."

 

이서진 요리

방송의 이미지고 뭐고 잔뜩 흥분한 상태에서 막 던지네요.

이때 이서진의 눈 앞에 떠오르는 사람은 한지민이 아니고 요리 연구가 이혜정이었습니다.

불쌍하고 짠한 생각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서진에게 고난과 역경이 좀 더 미쳤으면 하기도 합니다.

 

어제 산 슈쿠르트를 넣는 바람에 김치찌개에 너무 신 맛이 납니다.

거의 자포자기에 빠진 이서진에게 번개처럼 좋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니, 바로 스태프들의 방입니다.

이서진 도둑의 스태프 방 습격사건은 컵라면, 참치캔, 통조림, 김치, 영덕게살장, 육수캡슐까지 엄청난 노획물을 안겨 주네요.

 

나영석 PD는 옆에서 은근히 부추기고, 작가는 옆에서 말리는 와중에 눈빛 변한 이서진을 말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나영석은 정말 악의 화신 같네요.)

 

이서진 습격

마침내 왕작가의 방까지 턴 이서진은 두 시간 후에 스위스에 사는 왕작가의 오빠 가족들에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까지 하네요.

꽃할배들의 살림꾼이자 요리사로 변한 처지에 이것저것 가릴 상황이 아닌 거죠.

확실히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본성이 드러나든가, 아니면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을 바꾸던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되죠.

 

아마 이서진도 카메라 때문에 폭발하거나 짜증은 내지 못하고, 이렇게 나름 적응하면서 촬영에 임하네요.

(꽃보다 할배 5화 나머지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2013/08/03 - 꽃보다할배의 고스톱- 나영석 손바닥에서 논 할배들

2013/08/03 - 꽃보다할배 5회-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할배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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