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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무릎팍도사 마지막회- 강호동의 눈물은 없었다

 

 

200713일부터 67개월간 240개의 서로 다른 인생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전해주던 '무릎팍도사'가 마침내 김자옥편을 마지막으로 폐지되었습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빛나던 때가 있었던가 하면, 강호동의 잠정은퇴로 방송 중지가 된 적도 있었고, 결국은 지금처럼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로 초라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강호동

사실 무릎팍도사는 원래 수요일 밤에 방송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황금어장이라는 커다란 컨셉내에 있던 작은 코너인 라디오스타가 점차 인기를 얻고, 또 마침 강호동의 잠정은퇴와 연예활동 재개에 맞추어 현재의 목요일 저녁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랬기에 무릎팍도사가 원래 하던 수요일 자리를 되찾았다면, 이렇게까지 쉽게 종영 되지 않았을 거라고 많은 이들이 아쉬워합니다.(목요일밤은 해피투게더와 자기야 등 예능에 강한 프로그램이 많죠.)

 

하지만 무릎팍도사의 폐지는 변할 수 없는 숙명 같습니다.

원래 이름 자체가 '천기누설' 무릎팍도사였습니다. 무릎이 땅에 땋기도 전에 핵심을 찔러준다는 초심은 사라진지 오래고, 타성과 재미도 없는 사투리 코너나 유지하면서, 정착 핵심을 찌르는 '천기누설'같은 질문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오늘 김자옥 역시 돌직구를 날리더군요. "사투리를 하지 마.")

 

마지막 편의 게스트인 김자옥 역시 많이 아쉬웠습니다.

중년 연기자를 넘어서 원로 연기자급인 김자옥의 인생과 가족, 연기 이야기도 물론 훌륭하고 감동적이었지만, 이번 마지막회의 주인공은 강호동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자옥

 

 

(그런 의미에서 무릎팍도사의 사전 광고, '강호동의 눈물', '김자옥은 강호동을 울게 하기 위하여 나왔다'등은 정말 후안무치한 과대 광고같네요. 아마 강호동에 대한 어떤 기대감으로 TV를 본 사람도 있었을 텐데, 그들이 원하는 강호동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눈물 대신에 콧물 이야기가 잠깐 나왔고, 김자옥이 소감으로 "강호동은 역시 강호동, 눈빛이 1초도 딴 데로 안간다"라고 말했지만, 너무 단편적이고 적었습니다. 강호동이 종영소감으로 "무릎팍도사는 인생과 삶을 배울 수 있는 학교였다"라고 하지만, 그 뒤에 말하지 않은 이야기는 더 많을 듯 합니다.)

 

사실 강호동은 '맨발의 친구'에서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로 승화시킨 '1분 전'이라는 음악으로 잠깐 이슈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망한 무릎팍도사에 그런 인생 스토리를 팔기가 아까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탈세 의혹(과소납부사건)과 평창땅 투기 의혹 등으로 이어진 잠정 은퇴와 그 다음의 생활 등은 분명 '맨친'과 같은 예능 프로에서는 써먹기 힘든 소재입니다. 그랬기에 관련이 가장 강한 무릎팍도사에서 그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의미가 결코 작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강호동

따라서 김자옥보다는 오히려 유재석이나 이경규를 섭외해서 서로 간의 이야기를 반반씩 구성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그렇게 되면 전반부는 게스트에 대한 대담을 전처럼 하고 후반부를 강호동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겁니다.

 

사실 유재석은 섭외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경규도 좋고, 아니면 얼마 전에 종영된 '땡큐'의 진행자였던 차인표를 섭외해도 강호동과 차인표의 공감어린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나왔을 것이고, 무릎팍도사는 명예로운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을 겁니다.

(사실 차인표는 강호동과 같은 처지라는 점 외에 얼마전에 슈퍼스타K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아들 차정민을 두고 있습니다. 신애라와 더불어 아들의 도전과 실패를 지켜본 부모의 심정을 이야기했다면, 시청자들로부터 또 다른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을 겁니다.)

 

차인표

 

어쨌든 이런 아쉬운 점을 뒤로 하고 무릎팍도사가 폐지되었습니다. 이제 강호동이 맡았던, 혹은 시작했던 토크쇼(야심만만, 강심장과 무릎팍도사)는 모두 사라졌군요. 하지만 아직 그에게는 맨발의 친구들과 우리동네 예체능,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남아 있습니다.

그가 다시 토크쇼로 시청자를 찾을지, 아니면 한동안 세 프로그램을 정상에 올리는데 최선을 다할지 궁금해지네요.

(아마 후자가 정답이겠죠. 우리동네 예체능은 그나마 낫지만, 맨발의 친구들은 정말 안습의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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