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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무도 가요제를 사랑하는 이유- 짬뽕과 번데기

무한도전 352회에서 무한도전 가요제 세번째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몇년전부터 무도에서 가요제를 하면 가요계 일각에서 비판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램의 명성에 힘입어서 음원을 홍보하고, 이것으로 인해서 다른 뮤지션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었죠.

 

사실 일견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확실히 무한도전의 힘과 공중파 방송에서 한 시간 이상 홍보하는 효과를 무시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가요제에 나온 음악들은 그러한 부수 효과 이상으로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음악의 다양성 때문입니다.

 

그동안 가요계는 아이돌들의 음악으로 획일화되었습니다. TV만 틀면 온통 아이돌들만이 나와서 아이돌들의 노래만을 주구장창 불렀습니다.

(아이돌의 음악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획일화된 세태를 비판하는 겁니다.)

 

그런 시기에 무한도전에서는 조그마한 가요제를 시작했습니다. 2007년의 강변북로가요제와 2009년의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등은 그런 획일화된 아이돌 중심의 음악 상황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무도 멤버들끼리만 장기자랑처럼 시작했다가, 도중에 외부 가수들까지 섭외했죠)

그랬기에 슈퍼주니어,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의 아이돌 일색이었던 시기에, 대중들은 무한도전의 가요제를 더 크게 사랑했던 겁니다.

 

물론 윤종신의 팥빙수를 비롯한 강렬한 후크송을 비롯하여 아이돌들(제시카나 애프터스쿨 등)이 직접 출연해서 부르던 노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레게에 도전하는 하하라든가, 타이거 JK와 윤미래를 대중에게 직접 선보이기도 했고, 정재형같은 뮤지션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아이돌 음악을 거부하지 않고, 그들을 무한도전 멤버인 7가지 빛깔 내에 하나로 수용했다고 하는 것이 옳겠네요.

이런 여러 가지 음악적인 색채는 짬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인간은 어느 한 음악만 좋아할 수는 없는 동물이니까요.

 

이런 무한도전 나름의 색채는 이번 2013년의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더 심화됩니다. 지드래곤과 보아같은 아이돌도 있고(보아가 아이돌에 포함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좀 있습니다만), 유희열과 김C, 프라이머리 같은 대중 음악가도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하와 얼굴들이나 장미여관같은 언더그라운드 출신의 밴드 음악까지 포함을 했습니다. 이런 음악적 다양함이 무도가 초기부터 지켜온 짬뽕 정신이 아닌가 합니다.

(각자의 음악들이 서로 합쳐지는 것은 아니니, 짬뽕 보다는 일곱빛깔 무지개가 좀 더 적당한 표현같네요.)

 

 

그리고 무한도전 멤버들은 자신들이 하는 프로그램이 예능이라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오늘 선상파티를 하면서 예능감이 전혀 없는 음악가들을 모아놓고 아주 제대로 분량을 뽑았네요.

말 한마디 못하는 일본인 양평(일본명 하세가와 요헤이)이나 프라이머리, 지드래곤, 보아 등을 데리고 상황과 말로만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이 이들 음악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본인들의 예능감을 키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음악성을 지키는 동시에 대중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친화력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오늘 참가한 7개 팀은 현재 번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무도 멤버들의 도움으로 어쩌면 정재형처럼 숨겨진 예능감이 폭발할 수도 있고, 혹은 싸이처럼 내년에 음악적으로 대박이 날지도 모르고요.

 

결론입니다.

여러 음악 장르를 보여주려는 무한도전의 노력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예능감없는 음악가들을 데리고 예능적으로 많이 웃겨준 무한도전 멤버들의 노력을 사랑합니다. 

 

p.s 하하의 "열 받게 하지 마!"라는 대사도 아주 재미있었네요. 이걸 노래로 만들어도 대박일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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