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이 힐링캠프 111회에 출연해서 남편 정석원과의 연애 시절과 결혼생활, 유산의 아픔, 과거 섹스동영상 유출 이후의 재기, 은퇴 계획 등을 비교적 담담하게 고백했습니다. 때때로 백지영은 눈물을 흘리기는 했지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할 정도로 사랑스럽고 행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백지영처럼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게스트에게, 힐링캠프는 제대로 된 질문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백지영의 이미지를 포장시켜 주기에만 급급했습니다.
먼저 오늘 나왔던 이야기를 대략 훑어본 다음에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백지영은 자신이 정석원을 돈으로 유혹했다(차를 사주고, 전신 풀세트를 해줬다)는 루머를 해명하면서, 신발 2켤레를 산 준 이유를 말합니다. 바로 한 켤레를 사주면 연인이 도망간다는 속설 때문에, 돌아올 신발까지 포함해서 선물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석원은 그 명품 신발 두켤레를 받고는 비싼 명품 백을 백지영에게 선물할 정도로 자존심이 강하네요.
정석원을 만나기 전에 백지영이 한 배우자기도 리스트입니다.
1 나를 한팔로 안을 만큼 품이 큰 남자
2 미소가 예쁜 남자
3 나만 사랑해 주는 남자
4 비전이 있는 남자
5 내가 나이가 있으니까 나보다 나이는 어려도 좋겠다
놀라울 정도로 현재의 정석원이랑 완벽하게 일치하네요.
이러한 배우자 기도로 백지영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꼽았습니다.
1 내게 좋은 배우자를 더 생각하고
2 배우자감을 만나면 놓치지 않아
3 좋은 배우자에게 맞는 사람되기
(확실히 이 배우자기도는 미래 남편, 혹은 미래 아내를 좀 더 구체화하는 거 같습니다.)
백지영과 정석원의 결혼에 대하여 양가 부모님들이 처음에는 반대했다가 차츰 찬성으로 돌아서게 됩니다. 백지영은 배우들의 키스신에 깜짝 놀라서 정석원에게 키스신 금지령을 내렸고, 백지영이 매 앨범마다 댄스곡을 선보이는 이유를 말합니다(트렌드를 볼 수 있고 춤 자체가 백지영에게는 힐링이 된다).
그러면서 임신과 유산에 대한 악성 댓글을 언급합니다.
악플: 백지영의 신곡이 나왔다. 제목은 위대한 유산이고, 피처링 정석원이다.
솔직히 이 악플은 백지영을 XX라고 욕하는 악플은 아니네요. 백지영의 유산을 소설 제목과 노래(피처링)에 비유를 한 것입니다. 악의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말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법리적으로 이 악플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확실히 백지영과 정석원,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아픔이 될 수 있는 댓글입니다. 댓글을 달더라도, 남의 아픔이 될지도 모르는 말은 한 번 더 생각을 해봤으면 하네요.
그리고 아마 더 심한 악플도 많았을 겁니다. 이 악플은 그중에서도 수위가 약한 거, 백지영이 생각하기에 방송용으로 적합한 것을 골랐을 거 같습니다. 다른 악플러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상민의 빚보증을 선 준 것은 당시의 어린 나이에 의리라고 생각해서 당연시했다고 고백하고, 백지영표 감성 발라드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세간의 평판에 대하여 백지영이 스스로 인정을 합니다.
"그 말에 동감한다. 새로운 감성을 이끌어줄 작곡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 백지영은 자신만의 가수론을 이야기합니다.
"가수는 메신저라고 생각한다.
가수는 곡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해석해서 전해줘야 한다.
가수가 작곡가의 곡을 훌륭하게 불러내야 한다."
확실히 이제 데뷔가 십년이 훌쩍 넘은 중견 가수로서 가수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게 된 거 같습니다. 백지영이 앞으로 좋은 작곡가와 곡을 만나서 또 다른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과는 달리 오늘 백지영과 힐링캠프의 태도는 너무나 눈에 거슬렸습니다.
백지영은 모두가 다 아는 섹스비디오의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둘러싸인 여러가지 추문(연예인들의 문란한 성생활)들이 사실임을 대중들에게 증명한 장본인이기도 하죠.
물론 당시 사건에 대해서 백지영은 '죄인'이 아니라 단순한 피해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백지영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했듯이 연예인은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성생활들은 좀 더 조심스럽게 하고, 그것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벌써 십여 년 전의 일이어서 백지영의 뇌리에는 아련하게 잊힌 사건일지 모르지만, 이 땅에는 여전히 그 사건을 새롭게 받아들일 청소년이 너무나 많습니다.
더구나 백지영은 2002년에 무면허 음주 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된 적이 있습니다. 음주운전은 나와 남을 동시에 죽이는 살인행위입니다. 게다가 무면허라니...
섹스동영상이 청소년에 대한 안 좋은 영향이라면, 이 사건은 백지영이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을 반사회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게다가 작년(2012년)에는 자신의 쇼핑몰의 사용 후기 997개가 허위임이 적발된 적도 있었습니다. 거짓 사용후기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속이는 행위입니다.
가장 최근까지도 비양심적이고 반도덕적인 행위를 한 백지영이지만, 힐링캠프는 백지영의 눈물만 내보내면서 그녀의 이미지를 포장해주기에 급급했습니다.
더욱이 백지영을 자꾸 이지선에게 비유하는 이경규의 태도 역시 눈에 거슬렸습니다. 이지선은 정말 사람이 어쩔 수가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교통사고와 전신 화상)을 겪고 스스로 긍정의 힘으로 그것을 극복한 경우이지만, 백지영은 스스로 문란한 성생활을 하다가 남자의 배신으로 그런 고초를 겪었던 차이가 있습니다. 감히 서로 비교할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도 은연중에 암시했듯이, 저 역시 백지영의 팬입니다. 애절한 그녀의 노래를 즐겨 듣지만, 오늘같은 공중파 예능에서는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좀 더 감추고, '죄인같은 태도'를 좀 더 내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확실히 섹시비디오에 대해서 백지영은 죄인이 아닙니다. 다만,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죠. 다른 두 가지 사건에 대해서는 죄인이 맞고요.)
또한, 힐링캠프가 다른 돌직구나 독설 토크쇼와 다른 컨셉을 추구하는 토크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게스트의 과거를 덮어두고, 미화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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