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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선수들보다 여자선수들의 활약이 훨씬 더 좋은 거 같네요. 이미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나 3관왕이 유력한 심석희, 그리고 김연아도 있으니까요.

(남자들도 좀 분발해야 할 듯)

 

그리고 이들외에도 쇼트트랙에 김아랑과 박승희 역시 주목할 만한 여자선수들입니다. 김아랑의 과거 인연이 재미있고, 박승희를 배출한 빙상 가문의 저력이 대단하네요.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은 1995822일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습니다(고향). 올해 나이가 20살이죠.

(김아랑 학력 학벌) 전주제일고등학교

(김아랑 경력 및 프로필)

2012년 제9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쇼트트랙 여자 고등부 3000m 금메달

2013년 세계 주니어 쇼트트랙선수권대회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2013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2013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500m 금메달

2013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

   

 

초등학교때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한 김아랑은 중학교까지만해도 그리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시절부터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원래 전주에서 스케이트를 시작했지만 중학교 2학년때 서울로 올라와 박승희의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운동을 했고, 기량이 월등히 향상된 것이죠. (심석희도 고향 강원도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운동을 했는데, 지방의 인프라와 지도자 확충이 꼭 필요한 거 같습니다.)

 

아무튼 김아랑은 어릴 적인 안현수(빅토르안)을 만나서 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키웁니다. 당시 김아랑은 9, 안현수는 19살이었죠.

 

(아직 어린 김아랑의 손에 안전 헬멧과 매직 펜이 쥐어여 있네요. 아마 안현수의 사인을 받는 자리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10년이 흘러 꼬마 팬은 어엿한 국가대표로 성장했지만, 그때의 국가대표선수는 러시아로 귀화를 했죠. 그것도 본인이 원해서 간 것이 아니라 거의 쫓겨나다시피한 상황이기에 더 안타깝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김아랑은 박승희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데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박승희 어머니 이옥경: "예전 우리 애들이 어릴 때 전주로 전지훈련을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아랑이와 인연을 맺게 됐다. 재능이 특출했던 아랑이가 서울 쪽에서 훈련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해 2008년부터 같이 살게 됐다."

 

왼쪽부터 김아랑, 박승희, 이한빈,박세영 사진, 마치 한 가족같네요.

 

박승희 선수는 김아랑보다 더 어릴 적부터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었습니다.

1992328일 서울에서 태어난(고향) 박승희는 올해 나이 23살이죠.

(종교 천주교)

그런데 200716살의 어린 나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유망주였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2개의 동메달을 땄습니다.

(박승희 학력) 소화초등학교, 서현중학교, 광문고등학교, 수원경성고등학교

 

그런데 박승희와 남친(남자친구) 이한빈은 국가대표 공개 연인이어서 더 유명합니다.

박승희: "오빠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면이 많아요. 제가 평소에 많이 덜렁대는데, 오빠가 옆에서 잘 챙겨주거든요. 선수촌에 함께 들어와서 오빠한테 의지도 많이 되고,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아요."

 

 

사실 처음에는 박승희도 비밀연애로 시작했지만, 선수촌 생활을 함께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공개가 되었죠.

 

박승희: "시합을 타다 보면 가끔 못 할 때도 있는 건데, 괜히 이런 저런 말이 나올 까봐 그게 가장 걱정이에요. 주위에서 안 좋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올해는 특히 더 잘 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연애하느라 실력이 떨어졌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요."

 

이한빈도 같은 국가대표 선수이기에 박승희의 고민을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대합니다.

 

박승주 박세영 박승희 3남매가 동시에 국가대표가 된 것은 한국에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

 

그런데 박승희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그녀의 친언니 박승주와 친동생 박세영 역시 국가대표라는 사실입니다.

(언니 박승주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이고, 박세영과 박승희는 쇼트트랙 선수)

한 집안에 한명이 나오기도 힘든데, 무려 세명이나 국가대표에 뽑혔네요. 혹시 아버지 어머니의 우월한 유전자를 이어 받았던 것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어머니 이옥경(이름)은 순정만화 마니아였고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트조차도 구분하지 못하는 문외한이었죠.

 

박승희 어머니 이옥경 사진

 

이옥경: "학창 시절 밤을 새워 읽고 또 읽었던 순정 만화가 사랑의 아랑훼스였다. 거기의 주인공이 7회전 점프를 뛰더라."

 

사실 공중 7회전은 피겨 여왕 김연아조차도 불가능한 만화속의 기술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옥경은 여기에 감명을 받고 아이들에게 피겨를 시키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수원 소화초등학교에 다니던 큰딸과 작은딸을 빙상부에 들어가도록 하는데, 어느날 학교에 가서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딸들이 만화와 같은 피겨가 아닌, 링크 바깥에서 신나게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옥경: "그때까지도 실력이 어느 정도 돼야 피겨를 시켜주는 줄로만 생각했다. 나중에야 스케이트에는 쇼트트랙도 있고 스피드스케이팅도 있다는 걸 알았다."

 

 

만화처럼 웃기는 일화이긴 한데, 사실이어서 더 재미있네요. 만약 그때 이들이 피겨를 시작했다면 김연아와 비슷한 선수로 자랐을까요? 아무도 모를 일이죠.

어쨌든 3남매를 운동을 시키고 가세는 점점 기울어졌습니다.

 

이옥경: "한 집안에 국가대표 선수가 3명이나 있다는 얘기를 하면, 우리가 부잣집인 줄 아는 분이 많다. 집을 팔아 선수를 키워야 했기에 이사를 많이 다녔다."

 

박승희 아버지 박진호(이름): "원래 수원이 집이었는데, 큰딸(승주)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여서 국내 유일한 연습장이 있는 태릉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오느라 그동안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

 

이옥경: "이제는 은퇴한 남편이 저를 대신해 아이들을 챙겨준다. 내가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어 가장이 바뀌었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집까지 팔아서 자녀들에게 투자를 했는데, 세명 모두 잘 자라주어서 다행이네요.

그런데 이들에게 한가지 안 좋은 일이 발생합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박승희는 대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실업팀(화성시청)으로 입단하게 되는데, 화성시청 빙상부가 감독과 집행부의 비리문제로 운영 중지 사태에 놓인 것입니다.

 

이옥경: "애들을 선수로 키우는 10년 동안 그 일이 터졌던 작년 가을이 가장 힘들었었어요. (박승희)가 정상적으로 훈련을 할 수 없게 되다 보니 지켜보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어요. 승희가 대학을 포기하고 들어갔는데 그런 일이 생겨서 더 상심이 컸어요."

 

 

박승희가 제대로 훈련만 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지난 벤쿠버때 깜짝 동메달을 두개나 따면서 유망주의 자질을 보였던 것에 비해서는 현재 존재감이 좀 부족한 것도 사실이죠.

 

옥경: "하지만 어릴 적부터 삼남매를 운동 시키면서 화성시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세 명을 선수로 키우는 만큼 늘 '곱하기 3'의 비용을 감당해야 했지만, 화성시에서 훈련장 대관비용을 한 명 요금으로 적용해주었다."

 

"비록 작년에 좋지 않은 일을 겪었지만 지금은 화성시에서도 승희와 세영이가 다시 운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부분에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달하고 싶어요."

 

체육계에 비리가 없는 곳이 없다지만, 빙상계는 특히 더 심한 거 같네요. 그래도 고마워할 줄 아는 이옥경의 마음씀씀이가 대단한 거 같습니다.

이런 비리를 제거하고, 지방에도 인프라를 확충해서 김아랑이나 신석희 같은 유망주들이 지방에서도 충분히 훈련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거 같습니다.  

 

(빙상연맹은 요즘 빙신 엿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신뢰감이 떨어졌죠. 자업자득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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