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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 철학박사 강신주가 출연해서 고민을 상담해 주었습니다.

 

상담의 깊이는 얕았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잘 알고 그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 똑똑한 사람이네요.

 

사실 김난도나 법륜 스님과 달리 강신주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가 무척 극명하게 갈리는데, 그것은 강신주의 문제가 아니라 대중들의 문제입니다.

 

힐링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강신주와 같은 방식 역시 충분한 존재가치가 있으니까요.

 

 

오늘 강신주가 성유리와 김제동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 주기도 했지만, 그의 본질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은 결혼 못하는 여자(이름 권미화)와 아버지가 귀찮은 딸(이름 홍수진)에 대한 사연이었습니다.

 

권미화에 대한 조언은 결혼 보다는 사랑을, 그리고 우선 남자들을 많이 만나 보라고 조언을 합니다. 그럴 기회가 있어야지 사랑도 생기고 결혼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신주는 사람의 본능과 욕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네요. 나중에 힐링캠프 FD 출신이었던 배우지망생(이름 김성수, 나이 28, 상당한 훈남이네요)의 얼굴을 보고 권미화에게 물어보기는 합니다.

 

그때의 권미화의 환한 웃음을 잊을 수가 없네요.

아마 이 여자분이 그 옆의 남자(결혼 못하는 남자)와 너무나도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은 아마 배우지망생의 잘생긴 외모와 어린 나이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런 어리고 잘생긴 남자는 권미화같은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습니다. 강신주는 이런 차이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를 하죠.

 

하긴 다른 철학자나 상담자 역시 눈높이를 낮추라는 조언밖에는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이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현실과의 불일치에 관련된 사항이니까요.

 

그 다음에 아버지가 귀찮은 딸에 대한 사연입니다.

취업 준비생인 딸은 지난 35년간 일만 했던 아버지가 곧 퇴직을 하자 가족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강신주는 돌직구를 날립니다.

"아버지는 소처럼 일만 하던 사람이었다. 솔직히 당신의 마음은 아버지가 귀찮은 것이다."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지금부터 아버지를 알아야 한다.

발견해야 한다, 아버지가 뭐를 좋아하는지..."

 

, 강신주는 이제까지 아버지를 외면하는 가족(특히 딸)의 맨얼굴을 그대로 폭로합니다. 홍수진이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정도죠.

 

"주말에 어머니가 자녀들이 아버지를 귀찮게 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아버지를 소처럼 일만 시키기 위한 것이다."

 

 

에너지가 있을 때 애인과 만나라는 조언과 일맥상통한 말입니다(이름 김현진, 나이 24). 가장이 돈을 버는 것도 가족과의 행복한 삶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딸의 민낯에 독설을 날린 것은 그 가족 문제의 핵심을 짚은 명언(어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강신주는 일단 구조의 문제를 넘어가자는 주의입니다.

"구조적 문제를 탓하지 말자.

일단 사랑의 붕괴, 이것부터 복원해야 한다."

 

하지만 강신주처럼 하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계속 제자리 걸음만 할 수 있습니다.

당장 홍수진이 아버지와의 사랑을 복원한다고 하더라도, 홍수진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각박한 사회 구조속에서 다시 일만하는 엄마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가깝게는 현재 지방에서 근무한다는 홍수진의 오빠가 그런 가장이 될 수도 있죠.)

 

 

사실 홍수진의 예에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문화의 문제가 동시에 공존합니다. 홍수진 아버지는 평생 일만 열심히 해야 하는 사회 구조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당시에는 주 6일제 근무였고, 벌이가 변변찮으니 일요일에는 그냥 집에서 쉬기만 하는 사람이 많았죠.)

 

육체 노동에 대한 대가가 그리 크지 않기에 홍수진 아버지는 35년을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만 했습니다. 그리고 간혹 저녁에 일찍 퇴근을 하더라도 피곤을 동료들과의 술자리에 풀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꼭 홍수진의 가족이 아니라더라도, 일반적인 한국 남성들의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어야 했기에 속도를 내어서 술을 마셨고, 아이들은 잠이 든 이후에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죠. 그리고 아버지들은 그것이 자식과 가정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어쨌든 이런 사회 구조적 문제와 문화의 문제가 얽혀 있는 고민을 강신주는 애써 홍수진을 윽박질러서 그녀의 잔인한 면만 일깨우고 맙니다.

홍수진이 눈물을 흘리면서 과거를 후회했지만, 이것이 과연 그들 가족에게 도움이 될지, 그리고 다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네요.

   

마지막으로 강신주의 고민 상담은 무척 훌륭합니다.

이제까지 비판을 주로 해오다가(비호감)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의아한 사람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힐링이라는 것은 뷔페식이 되어야 합니다. 강신주처럼 돌직구를 날리는 사람도 있고, 법륜이나 김난도처럼 다독거리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양하기에 어느 누가 한가지 방법으로 모든 사람을 다 치료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실 제일 좋은 힐링은 스스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깨닫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성숙해집니다. 하지만 이러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조급하네요.

그래서 강신주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자들의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거겠죠.

 

민주주의 역시 몇명만의 각성으로는 좋은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각성할수록, 그리고 작지만 많은 사람들이 항상 주시할 때 민주주의가 더 훌륭하게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민주주의란 말에 사회 제도를 넣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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