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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은 이 작품 [새가 운들]을 쓴 다음해에 [눈길]을 썼지만, 작품의 내용은 [새가 운들][눈길]에 다음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우선 여기에는 [눈길]에 나오지 않는 여러 가지 사실들이 나온다. 먼저, 노인(이청준은 어머니를 그렇게 불렀다)이 화자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인 다음날 아침에 대학 진학금조로 20만환을 준다. 그러면서 집을 판 것이 형의 고철장사 때문만이 아니라 화자의 대학 입학금 마련도 겸사겸사한 것이라고 애써 형을 변명해 준다.

   

그 다음에 수년이 흐른 후에 형의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노인은 한사코 둘째 아들에게 그 소식을 전하는 것을 막았기에, 장사가 끝난 후에야 겨우 그 소식이 전해진다.

   

이제 집을 잃은 노인은 고향땅 근처에서 동가식서가숙하며 남은 생을 어렵게 지낸다. 둘째 아들이 서울로 모시고 가려고 해도 자신의 드센 팔자가 하나 남은 자식 신세까지 망칠까 저어하여 끝내 허락하지 않는다.

고향을 땅을 떠돌면서도 노인은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몇대전 조부가 어렵게 지은 집을 판 것도 그렇고, 조상들이 묻힌 선산을 넘긴 것도 하늘을 우러러 보지 못할 죄를 지은 것 같이 여길 뿐이다.

   

그런 노인에게 마지막 남은 소원이 있었으니, 바로 선산을 되찾는 일이다. 고향 주위를 떠돌면서도 그녀는 선산을 자주 찾아 무덤을 돌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둘째 아들이 마침내 선산의 일부나마 찾으려고 고향을 찾지만 불길한 기분에 휩싸인다. 사람들의 말에 따라 노인이 늘 가는 선산의 무덤가로 가지만, 거기에는 못 보던 조그마한 둔덕을 새로 발견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노인의 무덤임을 깨닫게 된다.

'꽃이 핀들 아는가, 새가 운들 아는가...'라며 노인의 말을 되 뇌이며 둘째 아들이 후회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깨달음이다.

  

  

우리는 언제나 부모님이 살아 계실 적에 효도를 해야한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을 진실 되게 깨닫는 것은 언제나 그 이후이다. 여기의 화자 역시 노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 것을 가슴 저리게 후회하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사실 이 작품의 결말처럼 이청준의 노모는 여기서 세상을 떠나지 않는다. 그저 이청준의 한때의 착각, 혹은 작품을 위한 극적인 장치일 뿐이다. 이 소설을 독립된 작품으로 읽어야 마땅하나, [눈길]이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매 작품마다 이청준의 체취가 강하게 묻어나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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