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8-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 마지막 순서에도 피츠제럴드의 공공연한 공식인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가 나오지 않는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뽑아봤습니다. 이 작품은 2008년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벤자민 버튼은 태어날 때부터 늙은 노인의 모습을 하고 태어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젊어지는 기이한 병에 걸린 채였습니다. 그러다가 젊은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제까지의 피츠제럴드의 작품에 나왔던 여자 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입니다. "당신 나이의 남자가 좋아요. 젊은 남자들은 어리석죠. 대학에서 샴페인을 얼마나 마셨는지 카드 게임하면서 돈을 얼마나 잃었는지 그런 이야기만 해요. 당신 나이의 남자들은 여자의 진가를 이해할 줄 알아요." p27 벤자민 버.. 더보기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7- 광란의 일요일 앞에서 언급했듯이 피츠제럴드의 작품에는 대부분 젊고 야심만만한 젊은 남자와 부유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자가 중심을 이룹니다. 그런데 피츠제럴드도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광란의 일요일]에서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나이가 지긋한 헐리우드에서 잘나가는 감독인 마일스 캘먼입니다. 헐리웃드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초보 작가 조얼 콜스는 일요일, 마일스 감독의 초대를 받고 그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마일스의 아내인 스텔라를 보고는 첫눈에 반합니다. 젊은 미인 앞에서 끓어오르는 혈기와 과시하고 싶은 충동으로 조얼은 파티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조얼은 크게 의기소침해하지만 스텔라의 따뜻한 응대로 기분이 좋아지고, 이내 매주 일요일 열리는 헐리우드의 광란의 파티에 참석하게 됩니다. 헐리우드의 잘나가는 .. 더보기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6- 버니스 단발머리가 되다 이 작품 역시 [해변의 해적]처럼 1920년에 나온 작품입니다. 또한 젊고 야심만만한 젊은 남자와 부유하고 예쁜 젊은 여자가 주축을 이루는 대부분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두명의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마저리와 버니스는 사촌지간이지만 성격은 극과 극으로 다릅니다. 마저리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여러 남자들을 잘 관리하는 여우라고 한다면, 버니스는 자신이 왜 인기가 없는지조차 모르는 곰 같은 여자입니다. 결국 버니스는 마저리의 충고를 받아들여 남자들을 다루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마저리의 충고에 따라 버니스는 인기 없는 남자들에게도 관심을 쏟으면서 요즘 말로 '어장관리'를 충실히 합니다. 그리고 간혹 재치 있는 말을 던지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단발머리'가 어울리는지와 같은 충격적인 말도 서슴지 않습니.. 더보기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5- 해변의 해적 1920년도에 발표된 작품으로, 여자와 인생을 아직 희망적으로 보는 피츠제럴드의 모습이 잘 나타납니다. [낙원의 이쪽]으로 큰 명성을 얻음과 동시에 젤다와 다시 약혼한 그는 아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을 겁니다. 요트에 탄 아디타란 여자 주인공은 십대 후반의 천방지축 말괄량이입니다. 특히 지방 명사의 아들을 만나보라는 삼촌 앞에서 고약한 성질머리를 유감없이 드러냅니다. 그녀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지만, 삼촌은 그 남자가 난봉꾼이며 아디타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강요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디타의 못된 성질을 더욱 돋우게 되지요. 반항기가 있는 젊은 여자의 행동을 간결하게 표현한 피츠제럴드의 재능이 실로 놀랍습니다. 아마 젤다나 주위의 젊은 여자를 주의 깊게 관찰했기 때문이겠죠. 반면에 젊.. 더보기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4- 해외여행 1931년의 [다시 찾아온 바빌론]보다 1년 앞서 발표된 이 단편을 [위대한 개츠비], [다시 찾아온 바빌론]과 함께 시리즈물로 엮을 수 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가 구애 과정의 젊은 남녀에 대한 소설이고 [다시 찾아온 바빌론]이 결혼 이후의 파탄에 대한 내용이라면, [해외여행]은 바로 그 중간의 결혼생활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해외여행]은 1934년에 장편 [밤은 부드러워]로 개작되었고, 역시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풍부한 감정과 잘 짜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니콜과 넬슨 켈리라는 젊은 미국인 부부는 미국을 떠나 몇 년 동안 북아프리카와 유럽을 여행하며 즐겁게 지냅니다. 상당한 유산을 받은 그들이었기에 삶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젊고 참을성이 없는 그들이었기에 이내.. 더보기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3- 다시 찾아온 바빌론 [위대한 개츠비]가 피츠제럴드 최고의 장편이라면 [다시 찾아온 바빌론]은 최고의 단편입니다. 전자가 야심만만한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를 향한 구애의 과정이었다면, 후자는 서로 결혼한 남자와 여자의 파멸 이후를 묘사합니다. 1931년에 발표되었기에 대공황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물론 1931년의 다른 사람들처럼 피츠제럴드 역시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대공황이라는 사실은 잘 모릅니다. 미국이 세계 최대채권국이 되고 구매력이 대폭 향상된 미국인들은 유럽에서 마치 왕과 귀족처럼 흥청망청 생활합니다. 마치 오늘날 선진국 사람들이 동남아시아에 가서 돈을 뿌리며 즐기는 것처럼 환율차이로 큰 부자가 된 그들 앞에 거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거품을 유럽으로 옮기는 것이었고, 그것은 몰락의 시작이었습니다. .. 더보기
위대한 개츠비- 책vs영화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기중의 하나를 바즈 루어만 감독이 화려한 색 조와 하늘거리는 커튼의 부드러움, 경쾌하면서도 끈적끈적한 재즈로 잘 표현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개츠비의 타오르는 욕망과 혹시나 하는 조바심을 잘 연기했습니다. 손부터 등장하면서, 신비로운 그의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데이지 역의 캐리 멀리건 역시 두 남자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자의 모습을 콧소리 섞인 몽환적인 목소리로 적절하게 나타냈습니다. 고전을 영화화하는 작품은 여럿이지만, [위대한 개츠비]만큼 전체 줄거리뿐만 아니라는 세부 설정까지 그대로 가져가는 영화는 드뭅니다. (이번이 세 번째 영화입니다.) 그만큼 미국인들은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 상황에 얽힌 등장인물과 그 스토리를 즐긴다는 뜻이겠죠. 1919년에 제정된 금주법은.. 더보기
위대한 개츠비 해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위대함'은 결코 없습니다. 이것을 찾다가는 자 칫 길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를 쓸 당시(1925년 출판)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막 끝난 후였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사라예보의 총탄이 그렇 게 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오랜 대전의 시발점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최초의 세계 대전에서의 대량 살상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재즈시대'라고도 불리는 1920년대의 대호황도 정신적인 상처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무리 술과 음악으로 날밤을 새어도 공허함은 깊어만 갔을 뿐이죠. [위대한 개츠비]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쓰여 졌고, 나중에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우뚝 섰습니다. 개츠비는 참으로 복잡다단한 인물입니다. 옛날 애.. 더보기
(책)SNS의 모든 것(김대중) - SNS하는방법 SNS의 모든 것 - SNS하는방법 - 보잘 것 없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 제목처럼 SNS의 모든 것을 설명해 놓은 책이다. 초보자들을 위하여 SNS하는방법을 소개해 놓은 책이기도 있다. 내용은 평이하고 구성 역시 특별한 것은 없다. 책 전체의 내용은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유투브 등의 SNS에 대한 소개와 활용법으로 구성되었으며, 책 후반부에 블로그 운용법과 여러 SNS서비스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법에 대하여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는 독자라면 메뉴 설명과 같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내용에 대하여 실소를 머금을지도 모르지만 막 SNS의 세계로 입문하려는 초보자에게는 지도 같은 안내서 역할을 한다. 마치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위하여 시험 전 한두 주 정.. 더보기
천재들의 유엔 TED(김수현) - 사람들이 스스로 위안하는 방식(자위)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을 모토로 하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자 참가자들은 TED Prize Wish 등 여러 이벤트를 벌인다. 7500달러라는 높은 참가비(숙박비, 교통비 등은 자기 부담)에도 불구하고 참가신청서를 내고 기다리는 대기자들의 수가 굉장히 많다는 것도 특이하다. 다보스 포럼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콘퍼런스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에서 일 년에 한번 열리는 TED 콘퍼런스는 짧은 기간 안에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하며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 분야의 전문가들만이 모이는 기존의 콘퍼런스와는 다르게 자신이 생소했던 분야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다른 이의 시각을 엿볼 .. 더보기
당신들의 천국(이청준) - 지배층과 피지배층 그리고 지식인들의 향연 [당신들의 천국]은 [서편제]와 더불어 이청준의 대표작중의 하나이다. 주인공인 육군 대령이자 소록도 병원장인 조백헌은 실존 인물인 의사 조창원을 모델로 했다. 이 작품을 논하기에 앞서 소록도와 강원도 정선, 대전 등지에서 평생토록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당신들의 천국]은 이청준 작품의 특징인 복합 시선으로 서술될뿐만 아니라 그의 정치사상에 대한 관념적인 철학이 녹아 있어, 해석하기에 약간 난해한 점이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단계적으로 나누어 평해 본다. 첫째로 소록도 병원의 원장으로 상징되는 지배자들의 '동상'이 있다. 일제 시대의 원장인 주정수와 그의 심복 사토로 상징되는 그들은 환자들에게 천국을 만들어 준다고 약속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새로 부임한.. 더보기
여름의 추상(이청준) - 추상적이어서 의미 없는 지난날 [잃어버린 일기장을 완성하기 위하여]라고 부제가 달린 것처럼 이 글은 굉장히 개인적이며 추상적이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화자에게 두 가지 소식이 전해진다. 하나는 전보로 도착한 누군가의 부음이고, 다른 하나는 화자가 집에 없는 동안에 카메라를 들고 온 누군가가 찾아왔다는 소식이다.(아마 기자나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닌가 한다.) 화자는 결코 카메라를 보고 싶어 하지 않기에 바로 길을 떠난다. 화자가 아내를 데리고 간 곳은 먼저 동서의 집이 있는 마산이다. 그런데 마산에까지 카메라를 전화가 걸려오고, 화자는 어쩔 수 없이 해남에 위치한 큰 동서네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서 시골로 전화해서 막내 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누가 전보를 보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 다음부터는 .. 더보기
귀향 연습(이청준) - 아름답지만 결코 갈 수 없는 고향 지섭은 휴양을 하기 위하여 어릴 적 친구인 기태의 과수원으로 간다. 지섭이의 고향 근처에 위치한 그 과수원 별채에는 뼈가 잘 부러지는 기태의 조카인 훈과 그 아이를 돌봐주는 초등학교 선생, 은영이 같이 살고 있다. 오랫동안 고향의 의미를 잊었던 지섭은 훈의 물음에 답하면서 고향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떠올린다. 서울에서 자란 훈은 고향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저 다른 사람의 설명을 통해서 고향의 의미를 깨우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병이 바로 고향이 없기 때문이라는 은영의 말을 그대로 믿기 때문이다. 은영 역시 고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그녀는 바다를 남자친구로부터 배웠기에, 더욱더 관념적이다. 기태는 그런 은영을 가짜라고 매도하면서, 그녀의 병을 고친다는 명목으로 강간을 한다. 결국, 은영은 과수원 별채.. 더보기
해변아리랑(이청준) - 크게 기쁠 일이 없는 우리네 인생살이 이 작품은 실로 절묘한 비유로 시작한다. 드문드문 수수가 점섞인 더운 콩밭을 아이의 어머니 금산댁은 그 아지랑이 속을 떠도는 작은 쪽배처럼 하루 종일 오고가며 김을 매었다. (263p) 하지만 이청준의 또 다른 작품인 [천년의 돛배]에서 비슷한 구절이 또 나와서 아쉬움을 준다. 아이는 날마다 마을 앞 안산 너머 산밭 일을 나가는 어미를 따라갔다. 어미는 진종일 콩밭 이랑을 조각배처럼 오가며 김을 맸고, 아이는 그 뙈기밭 아래 바닷가 모래톱에서 혼자 작은 게들과 놀았다. (23p) 아이에게는 형과 누이가 한명씩 있다. 아이가 아직 어릴 적, 형은 선원이 되어서 돈을 많이 벌어오겠다고 집을 나가고, 누이는 전실 자식이 둘이나 딸린 홀아비에게 시집을 가면서 집을 떠난다. 마침내 장성한 아이마저도 돈을 벌기 위.. 더보기
살아있는 늪(이청준) - 벗어나고자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이청준의 또 다른 작품인 [들꽃 씨앗 하나]와 같은 공간적 배경과 비슷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둘 다 시골버스를 타고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사람의 초조함이 배어나는 글들이다. 다만, [들꽃 씨앗 하나]의 화자가 어린 학생으로, 고등학교 장학금과 관련된 재산세를 떼기 위하여 집을 왕복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의 화자는 대략 이십대의 성인으로 집을 떠나 외지로 향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가 스산하게 내리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탄 화자는 여러 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담배가 떨어진 것도 그렇고, 커다란 짐을 갖고 버스를 탄 시골 아주머니에게 차장이 불손하게 대하는 것도 영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렇게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고장이 나는데, 운전수와 차장은 고분고분 사정을 말하.. 더보기
새가 운들(이청준) - 후회해도 되돌아갈 수 없는 삶의 순간순간 이청준은 이 작품 [새가 운들]을 쓴 다음해에 [눈길]을 썼지만, 작품의 내용은 [새가 운들]이 [눈길]에 다음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우선 여기에는 [눈길]에 나오지 않는 여러 가지 사실들이 나온다. 먼저, 노인(이청준은 어머니를 그렇게 불렀다)이 화자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인 다음날 아침에 대학 진학금조로 20만환을 준다. 그러면서 집을 판 것이 형의 고철장사 때문만이 아니라 화자의 대학 입학금 마련도 겸사겸사한 것이라고 애써 형을 변명해 준다. 그 다음에 수년이 흐른 후에 형의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노인은 한사코 둘째 아들에게 그 소식을 전하는 것을 막았기에, 장사가 끝난 후에야 겨우 그 소식이 전해진다. 이제 집을 잃은 노인은 고향땅 근처에서 동가식서가숙하며 남은 생을 어렵게 지낸다. 둘째 아.. 더보기
눈길(이청준) - 차마 물을 수 없는 과거 이청준의 경험과 지난날의 성장 환경이 그대로 녹아들어간 소설이다. 술을 좋아하는 형 때문에 풍비박산이 난 화자의 집은, 화자의 노력으로 거의 이십년이 지나야 겨우 안정을 되찾는다. 노인(화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그렇게 부른다)은 화자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지붕 개량을 결코 정면에서 말하지 못하고, 화자 역시 형을 제어하지 못한 노인에 대한 원망으로 자신은 노인에게 빚이 없다는 말을 뇌까리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런 둘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가교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화자의 아내(노인의 며느리)이다. 이 집에는 옷궤가 있다. 옛날에 잘 살았을 때를 추억하는 마지막 남은 물건이다. 그처럼 화자에게도 하나의 추억이 있다. 예전의 집을 팔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 집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다.. 더보기
다시 태어나는 말(이청준) - 하나로 묶이는 두 개의 커다란 이야기들 [다시 태어나는 말]은 [남도 사람5]이지만, 서편제의 오누이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이야기되어질 뿐이다. 김석호는 이조 말엽의 고승 초의대사의 글을 번역한 사람이었고, 지욱은 초의대사의 다도에 대해서 배우기 위해 그를 찾아간 사람이었다. 지욱의 물음에 김석호는 별다른 대답도 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초의대사가 열반에 들었던 일지암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김석호는 일지암에서 초의대사의 다도를 '용서'라고 정의한다. 바로 스스로의 삶에서 용서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우연히 만났던 [서편제]의 씨다른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든다. 김석호의 해석에 의하면 오빠는 의붓아비를 용서할까 두려워 그 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오빠가 여동생을 우연히 .. 더보기
새와 나무(이청준) - 잠시의 안온을 주는 쉼터 [새와 나무]는 [남도사람 4]로 서편제의 연작소설 중의 하나이지만, 전편에서 얘기했듯이 씨다른 오누이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과수원 주인이 지나가는 낯선 사내를 초청함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때 이 길손이 서편제의 씨다른 오빠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의 이야기는 없고 과수원 주인이 주로 자신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기 때문이다. 주인이 한 첫 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어머니와 집나간 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머니는 비가 내리면 구슬프게 우는 빗새를 애달아했고, 마침내 집근처에 동백나무를 심어 빗새가 비를 피할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빗새를 집나간 큰아들로 생각했는지 아침마다 씨좁살 말린 것을 새모이로 주기까지 했다. 어머니의 정성이 통했는지 마침내 큰아들은 삼십 년 만에 빈털털이로 돌아오고.. 더보기
서편제/소리의 빛/선학동 나그네(이청준) - 서로의 곁에 다가가지 못하고 맴도는 사람들 서로의 곁에 다가가지 못하고 맴도는 사람들 서편제는 서편제(남도사람 1), 소리의 빛(남도사람 2), 선학동 나그네(남도사람 3), 새와 나무(남도사람 4), 다시 태어나는 말(남도사람 5)로 이어진 연작소설이다. 하지만 주요 내용은 앞의 세편에 거의 다 망라되어 있다. 서편제는 서편제로, 선학동 나그네는 천녁학으로 임권택 감독에 의하여 각각 영화화되었고, 특히 서편제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다. 여기서는 서편제 - 소리의 빛 - 선학동 나그네를 같이 보기로 하자. [서편제] 소설의 주요 인물인 오빠와 여동생은 씨다른 오누이지간이다. 하지만 오빠는 자신의 어머니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그리고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하나뿐인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의붓아버지를 증오한다. 그에 따라 소리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