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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영화 소원 실화 조두순사건 재판 결과와 조두순 근황(나영이)

감독 이준익

출연배우

설경구, 엄지원, 이레(소원 역), 김해숙, 김상호, 나미란, 양진성

 

영화 소원이 지난 102일에 개봉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죠.

이 영화는 2008년 벌어진 실화 사건인 조두순 사건(일명 나영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 당시 조두순 사건을 잠깐 알아보죠.

조두순은 200812월에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교회가 있는 상가에서 8세 여자아이(가명 나영이)를 성폭행했고, 피해 아동은 이로 인해 생식기와 내장의 상당부분이 영구적으로 파손되었니다.

성기와 항문의 80%가 파손되어서 인공항문을 착용해야하는 불구가 되었죠.

 

당시 재판(1)에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합니다.

그런데 재판도중 조두순은 무죄를 주장했다가, 만취를 이유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을 바꿉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피해자를 구호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하면서 마지막까지 전혀 뉘우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조두순의 고령의 나이와 알콜중독 등에 의한 심신장애 상태(, 술 취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뜻)를 받아들여, 징역 12년형을 선고합니다.

 

조두순은 이에 불복하여(12년 형량이 무겁다고 하여)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모두 기각되어 징역 12년형이 확정됩니다.

현재 조두순은 청송 제 2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올해로써 대략 5년의 형기를 마쳤네요.(조두순 근황)

(7년 뒤에는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되돌아옵니다.) 

 

조두순은 그렇다 치고 나영이의 근황은 어떨까요?

나영이가 성폭행을 다했던 때는 겨우 8살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항문등의 파열로 평생토록 배변 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하는 불구가 됩니다.

몸과 마음을 다친 상처가 워낙 크지만, 더 이상의 2차 피해는 없어야 겠지요.

 

주위 어른들이 따뜻하게 감싸줘야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뒷담화와 쑥덕공론이 너무 큽니다. 오히려 어른들의 차가운 시선이 나영이에게 더 큰 상처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 소원내의 따뜻한 어른들은 그저 영화 속의 인물들일 뿐이죠.

우리 모두는 영화속의 기자들처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던가요.

 

, 나영이의 학교 친구들은 어떨까요?

영화 소원에서는 정말 착한 천사들만 나왔네요. 아마 이준익 감독이 현실을 모르지는 않았겠지만, 자신의 바램을 섞어서 영화를 찍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로 (어른용) 인공 배변 주머니를 단 나영이에게는 항상 대변 냄새가 납니다. 냄새가 나고 자신과 다른 나영이에게 학교 친구들이 어떻게 했을까요?

"변 냄새가 심해서 친구들이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아서 나영이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나영이 아버지의 고백입니다.

 

솔직히 어른들도 똥냄새를 맡으면 얼굴이 찌푸려지는데, 겨우 8살 된 어린아이들이 넓은 마음과 배려심을 갖고 나영이를 대할 수 있을까요?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너무 슬프죠.)

 

다행히 미국의 의료전무네품회사 홀리스터의 국내취급점 베센메디칼에서 나영이에 대한 어린이용 배변 주머니와 향기팩(변냄새 제거제), 가스 제거제, 대변 응고제 젤리 등을 평생동안 무료로 지원해 주면서, 냄새에 대한 부분은 상당부분 없앨 수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자신과 다른 나영이에게 잘 다가가지 못합니다. 아마 우리 사회의 어른부터가 무언가 잘못되어서, 아이들마저 따라하는 거겠죠.

 

 

“아빠,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내가 유명해지면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나 해코지 할까 봐 무서워요…”

나영이의 고백입니다. 성폭행에 대한 2차 피해, 트라우마 문제죠.

나영이 역시 트라우마 문제가 심각해서 처음에는 1주에 한번씩 성폭력 피해아동 지원기관인 서울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다가, 차츰 나아져 2주에 한번씩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영이는 병원이나 아동센터를 가는 날이 아니면 절대 결석하지 않습는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며 어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죠. 나영이의 꿈은 원래 요리사가 되는 것이었는데, 사건 이후에는 "내가 아파보니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알겠다"며 의사가 되겠다고 꿈을 바꿉니다.

부디 나영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도록, 그리고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영화 소원이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영이의 허락을 얻었을까요?

영화의 감독 이준익이 영화를 만들 때, 나영이 아버지를 만나서 여러가지 자문을 구합니다. 그리고 듣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살기에 이 대한민국 사회가 얼마나 각박한지를...

나영이는 아직 미성년자입니다. 따라서 나영이 대신에 보호자인 아버지가 뜻이 나영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나영이의 나이는 몇살일까요?

겨우 13살입니다. 보통의 13살짜리 아이라면, 아무 것도 모를 나이죠.

하지만 나영이의 기억과 가슴은 상처로 뒤범벅이 된 상태입니다.

당시의 기억과 그 이후의 기억으로...

 

영화 결말에서 범인이 겨우 12년형을 받을 때, 여러분은 놀라셨나요?

형기가 너무 짧아서, 저게 가능한 일일까, 영화니까 그렇지라고 생각하셨나요?

 

하지만 그것은 실화였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조두순 사건때 조두순이 받은 형기가 불과 12년이었죠.

그때 소원의 어머니가 재판장에게 외친 말이 뇌리에 남네요.

"12년이면 우리 애가 몇 살인지 아십니까!"

조두순이 만기 출소해서 사회로 되돌아오면, 나영이는 겨우 스무살입니다.

우리나라 사법부는 딸을 키우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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