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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단순히 보면 그냥 예술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년이 넘도록 예술혼이 죽어버린 비디오 아티스트가 처제의 엉덩이에 난 몽고반점을 보고 다시 예술혼이 불타오르다가 끝내는 불륜을 저지르고 만다. 특히나 그 처제는 유혹에 너무나 쉽게 넘어오는 정신이 약간 이상한 여자다.


하지만 처제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른 소설이 된다. 처제는 월남전 참전 용사로 상징되는 아버지의 육식 강요행위를 거부하기 위하여 자살소동까지 벌인 여자다. 남편과의 성관계를 비롯한 모든 평범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끝내는 이혼까지 했다. 매일밤 꿈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형부가 자신의 몸에 꽃 모양의 그림을 그리자 드디어 평온을 되찾았다.
그리고 한마디한다.

 

"고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녀는 말했다.
"고기만 안 먹으면 그 얼굴들이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68p)

즉, 처제는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무언가'때문에 평범한 생활을 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리고 형부가 몸에 그려준 꽃그림이 그것을 진정시켜 주었다.


그렇다면 다시 형부를 보자. 그가 진정한 예술을 위해서 처제와의 불륜도 서슴치 않는 예술가라고 할 수 있을까? 남자는 아내와의 성관계에서 눈을 감고 처제를 떠올렸다. 그리고 아내의 비음소리를 듣지 않기 위하여 그녀의 입을 막고 거칠게 움직였다. 너무나도 달라진 그 모습에 아내가 울면서 공포를 느꼈지만, 그는 만족하며 금새 단잠에 빠져버렸다.
이런 모습에서 그의 예술혼은 이미 처제와의 예술 도중에 불륜으로 빠질 것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결국 그 모습은 아내에게 들키고 만다.


이 작품은 세편의 연작소설중에서 두번째이다.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처제가 주인공인 '채식주의자'와 마지막 작품인 '나무 불꽃'까지 연달아 읽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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