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준의 특별한 이야기
(슈틸리케 이야기가 1편에서 이어집니다.)
2015/04/12 - 슈틸리케 아들 사망 이후의 변화, 슈틸리케 감독 레알의 전설에서
# 목차
* 슈틸리케 홍명보 덕분에
* 슈틸리케 독일반응
*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계획
* 슈틸리케 부인과 한국에서 사는 이유
* 슈틸리케 명언과 어록들
* 슈틸리케 경질 위기
슈틸리케 부인(아내) 사진(슈틸리케 감독 결혼)
* 슈틸리케 홍명보 덕분에
그렇다면 이렇게 감독으로서는 '변변치 못했던' 슈틸리케가 어떻게 한국대표팀 감독이 되었을까요?
그것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후폭풍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국민이 다 알겠지만, 브라질 월드컵때 홍명보는 '의리 축구', '인맥 축구'를 구사하다가 형편없는 졸전끝에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맙니다.
그러자 축구 팬과 국민들이 반발했고, 당황한 축구협회는 이용수에게 SOS를 칩니다.
결국 축구협회에 기술위원장으로 재영입된 이용수는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을 스카웃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밟게 됩니다.
참고로 바로 이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2002년 한일월드컵때의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주인공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는 정치계나 축구계나 능력 있는 사람이 책임 있는 자리에 없고, 무능력한 월급 도둑놈들이 책임자 자리에 있는 것 같네요. 사실 정치계나 축구계뿐만이 아니겠죠.)
이용수의 능력이 대단했던 것은 2002년 히딩크때 잘 나타납니다.
사실 당시 히딩크는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1998년 프랑스월드컵때 히딩크는 네덜란드 대표팀을 4강에 올리면서 화려한 명성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 레알 마드리드(1998~1999)에서는 중간에 경질되었고, 레알 베티스(2000년 초~5월)도 중간에 짤리고 맙니다.
그리고 '일시적인 실업' 상황에 있었고, '뭔가 해보려는 의욕이 충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용수는 히딩크의 능력과 그런 처지를 잘 파악하고 히딩크를 스카웃했고, 히딩크는 잘 알려졌다시피 이후 '4강 신화'를 쓰게 됩니다.
* 슈틸리케 독일반응
이용수가 2014년에 스카웃 계획을 세울 때도 사실 행동 반경이 그리 넓지는 못했습니다.
이용수: "슈틸리케 감독의 연봉에 대하여 자세히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원래 총 부담금을 30억원 이하라고 생각하고 (스카웃을) 추진했다."(슈틸리케 연봉 30억원 미만)
이용수: "감독을 스카웃할 때 20억원 안팎에서 몸값이 형성돼 있는 감독들을 대상으로 면담이나 통화를 시도했고, 그 가운데 가장 열정적이고 의욕적인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했다."
즉, 돈을 많이 쓰면 세계적인 감독을 데려올 수도 있겠지만, 이용수의 손에 쥐어진 '감독 연봉 상한선'은 30억원에 못 미치는 액수였습니다.
여기에다가 히딩크때는 피지컬 트레이너와 비디오분석관, 언론담당관 등을 두었지만, 슈틸리케때는 코치진으로 아르헨티나 출신의 카를로스 아르무아(65)만 허용하게 됩니다(나머지 코치진 신태용, 박건하, 김봉수 등은 한국인 코치들임).
여러모로 슈틸리케의 계약 조건이 히딩크때보다는 열악했고, 또 그런 상황에서 이용수가 나름 최선의 수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일본 대표팀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연봉은 2억엔임)
(덧붙여 슈틸리케 집 역시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레지던스에서 생활하고 있음.)
그런데 여기서 독일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처음에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네덜란드의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후보에 올랐을 때는 독일 언론이 이를 보도합니다. 하지만 자국 출신의 슈틸리케가 감독으로 선임되었는데도, 독일 언론에서는 후속 보도를 하지 않죠.
그만큼 슈틸리케의 감독 경력은 주목을 받지 못했고, 독일에서는 여전히 '이방인'의 존재로 여겨진다는 뜻이죠.
독일 축구 관계자: "축구팬들도 40대 이상에서만 슈틸리케를 좀 알고, 요즘 20~30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독일: "한국 하면 (독일에서) 2002 월드컵 4강팀으로 각인돼 있는데,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임 히딩크나 아드보카트 감독에 비해 유명세나 몸값이 떨어지는 (슈틸리케) 감독이 선임돼 의외라는 분위기이다."
사실 이용수가 슈틸리케 감독을 처음 선임했을 때, 일부 축구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이름도 없는 '듣보잡'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는 비난이 컸고, 곧 '슈틸리케 경질'이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점치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용수의 계획은 보다 거대하고 장대했습니다.
*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계획
이용수: "(면담 당시) 슈틸리케는 먼저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줬고,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슈틸리케의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잘 알고 있다. 제가 세계 최고지도자를 데려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에서 잘 하기를 기원한다."
이용수: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대표님의 감독은 대표팀의 경기력은 물론이고 유소년(청소년팀)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비전을 가진 감독이다."
즉,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가장 중요하게 본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국가대표팀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청소년팀까지 유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장기 플랜에 적합한 사람
두번째는 한국 문화에 우호적이고, 한국 축구에 열정과 헌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 슈틸리케 부인과 한국에서 사는 이유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로 이용수가 접촉했던 대부분의 축구 명장들은 집을 유럽에 두고, 국가대표 소집기간에만 한국에 오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달랐죠.
슈틸리케(이하 슈):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살 것이다. 축구국가 대표 감독이면, 반드시 그 나라에 살는 것이 옳은 것 같다."(슈틸리케 배우자 와이프 도리스 슈틸리케)
슈: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축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살펴봐야 한다."
결국 약속대로 슈틸리케는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살게 됩니다.
(1년중 휴가기간 약 한달은 유럽에서 지내지만, 그외에는 한국에서 지내기로 함)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슈틸리케 집은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레지던스임)
결국 슈틸리케는 대표팀 소집이 없는 기간에는 K리그 클래식 경기장은 물론이고,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인), 내셔널리그, K3리그, 대학 축구 리그까지 가리지 않고 관람하고, 이는 이정협 등의 재능있는 선수들의 발굴로 이어집니다(슈틸리케 이정협).
유럽에 집을 둔 감독이라면, 전혀 할 수가 없는 행동이었죠.
또한 슈틸리케는 아시안 컵 이후에 좀 안정기를 찾자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 공연을 관람하기도 합니다.
슈틸리케 가족 사진
(왼쪽부터 슈틸리케 사위, 딸, 아내, 본인)
슈틸리케: "한국 전통음악의 열정에 놀랐다. 특히 국악(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조화롭게 연주되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렇게 축구도 음악처럼 팀워크와 조화가 중요하다."
슈틸리케가 한식을 자주 먹는 행동이나, 인터뷰 중간에 한국어를 말하는 것이나, 그가 한국을 이해하고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네요.
슈틸리케 한국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 슈틸리케 명언과 어록들
슈: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아시아라는 우물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는 데 신경을 쓰고 세계 축구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럽에서도 독일이나 스페인 같은 국가를 참고해야 한다."
확실히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동 국가들을 의식하는 것보다는 독일과 스페인을 목표로 전략을 짜고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백번 옳은 것 같습니다.
슈: "축구가 한국에서 더 많이 회자되었으면 한다. 지난해 FA컵 준결승의 중계가 끊겼단 이야기를 들었다. 게다가 내가 상주와 서울의 FA컵 준결승을 현장에서 봤는데 관중도 백여명에 불과하더라. 나는 궁극적으로 이런 불상사를 없애고 싶다."
슈: "궁극적으로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국가 대표팀에 차출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 K리그 우승팀에서 상당히 많은, 예를 들어 4∼5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도록 하겠다."
슈틸리케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독일이나 스페인의 국가 대표팀은 한개 클럽팀에서 국가 대표선수를 많이 뽑습니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손발이 잘 맞출 수 있는 것이죠.
슈: "그렇기에 K리그의 클럽 수준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하여 대표팀과 K리그의 선순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한국 축구계에 남기고 싶은 족적이다."
슈틸리케의 겸손: "요즘 '늪축구'와 '실학축구' 혹은 나에게 '다산 슈틸리케'나 '갓틸리케'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주목 받으면 대표팀에 해가 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가 주목 받아야 한다. 그 다음에 '팀의 감독이 누구지'란 방식으로 날 봐줬으면 한다."(슈틸리케 리더십)
한국인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도 참여한 슈틸리케 이색 연탄 봉사 사진
슈틸리케: "선수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어를 배울 생각이다. 독일어가 가능한 선수들도 일부 있지만, 전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한국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이용수가 확실히 감독은 잘 뽑은 것 같네요.
이번에 슈틸리케를 발판으로 유소년과 청소년은 물론이고 K리그까지 한단계 더 발전하고, 또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를 바래봅니다.
사실 슈틸리케의 능력은 어찌보면 '평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비록 이름값이 없다고 하더라도 '선수의 진정한 실력'으로 뽑아서 서로 경쟁을 시키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지 불과 4개월만에 아시안 컵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합니다.
이 4개월동안 한국 선수들의 실령기 일취월장했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그동안 '인맥 축구'때문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뛰게 되었고, 기존 선수들 역시 바짝 긴장하고 뛰었기 때문이죠.
축구계나 정치계, 그리고 사회 어디에서나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슈틸리케 경질 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에게 경질 위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슈틸리케가 선수들간에 '공정한 경쟁'을 할수록, 기존에 '자기들끼리 해먹던' 축구계 기득권층은 배가 아프기 때문이죠.
사실 상식적으로 보면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개인과 조직이 탐욕에 물들면 자기 이익을 위하여 '무슨 짓'이건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과거의 코엘류 감독은 축구 협회의 비협조로 '아무 일'도 해보지 못하고 14개월만에 쭃겨나기도 했죠.
슈틸리케가 잘할수록 기존 기득권층은 어깃장을 놓고 문제를 만들어서 그를 경질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야 자기 사람들이 그라운드에 뛰고, 여러가지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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