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3 참가자중에서 한희준과 홍정희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대중 가수이고 한국의 트로트 가수이지만, 현재보다 더 발전하기 위하여 케이팝스타 시즌 3에 도전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희준은 좀 이상하네요. 그는 미국에 있을 때 유명했던 자신의 장점을 현재는 전혀 발휘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그의 '스타성'이죠.
사실 한희준은 케이팝스타의 출연자중에서 스타성으로 3위 안에 드는 존재입니다.
무엇이 한희준의 스타성이고, 그는 왜 자신의 스타성을 발휘하지 않을까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한희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네요.
한희준은 2001년, 초등학교 5학년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현재 국적은 한국입니다. (1989년 4월 20일 생으로 올해 나이는 25살, 한희준 프로필)
미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한희준은 가수의 꿈을 키웁니다.
한희준; "고교 시절 제 가방에는 교과서 대신 턱시도가 들어 있었어요. 학교가 끝나면 각종 무대에서 사회를 봤으니까요. 토니 베넷, 마이클 볼튼, 제임스 잉그램 등을 좋아해 행사 중간에 노래를 하곤 했는데 한국에서 온 한 음반기획자가 절 보고 가수 제안을 했어요."
결국 한희준은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노래 한번 불러보지 못하고 데뷔할 기회를 잡지 못합니다. 결국 MBC '위대한 탄생'에도 도전했지만 탈락하고 우울증을 앓게 됩니다.
----------------- 인터뷰 발췌 -------------
질문 - 나이에 비해 상당히 조숙한 것 같다. 한국에서의 실패로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하던데.
한희준: "한국에서 군대 때문에 신체검사를 받으면서 우울증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정신검사를 받았는데, 나중에 한 번 더 부르더니, 약간 우울증이 있다면서 2~3시간 동안 검사를 더 했다. 한국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은 채 돌아왔더니, 이미 다른 친구들은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자기 발전을 이뤘는데, 저는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다는 상실감이 우울증으로 발전한 것 같다. 그러나 이후 뉴욕 밀알 선교단에서 일하면서 우울증을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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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10년 말 한희준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선교단에서 일하면서 우울증을 치료하게 됩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대학교에 들어가거나 졸업할 시기였죠.
한희준: "몸이 불편한 친구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며 반성했어요. 장애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함께 놀며 제가 햇빛을 받는 느낌이었죠. 그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어요. 그때 '세상은 열심히 일해 새 신발을 신으라고 하지만, 왜 나는 맨발로 걸어갈 수 있는 발이 있다는 것의 감사함을 몰랐을까'란 깨달음을 얻었죠."
그리고 밀알 선교단의 홍보를 위하여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 지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의외로 한희준이란 캐릭터가 미국인들 사이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으면서 인기를 얻게 됩니다(한희준 미국 인기, 한희준 미국 인지도).
예선 사전 설문 조사에서 전체 1위를 한 적도 있으며, 심사위원중에서도 제니퍼 로페즈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알려진 것과 다르게) 스티븐 타일러 역시 그에게 진정으로 충고를 하면서 가까운 사이로 지냅니다.
(한희준과 오바마 대통령과의 사진)
(TV 토크쇼에 출연한 한희준, 키가 180cm인데 앉은키는 상당히 크네요.)
또한 생방송에서 스티븐 타일러가 한희준의 이름 대신에 별명으로 (비틀즈)의 '헤이 쥬드'(hey jude)라는 노래를 부를 때가 있습니다. 이때마다 한희준의 소속사가 소니에게 4만 5천달러(약 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줘야 했습니다. '헤이 쥬드'의 저작권료 때문이죠(이유). 아메리칸 아이돌을 하면서 이름을 부른 댓가로 40만불(약 5억원)을 지급할 정도로 한희준의 상품 가치는 컸습니다.
인종 차별이 남아 있는 미국에서, 황인인 한희준이 왜 이런 인기를 얻었을까요? 그 이유는 그의 분석력과 성격에 있습니다.
----------------- 인터뷰 발췌 -------------
질문 - 이번 오디션에서 가장 자신 있었던 부분은?
한희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같아 보이면 절대로 안 되겠더라. 저는 다른 참가자들과 확실히 다른 황인종이고, 그것을 캐릭터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노래 실력만 믿고 갈 때 저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장면을 보여줘야 겠다', '어떤 날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겠다'는 식으로 미리 계산을 했다. 무대에서 노래 부를 때나 인터뷰 할 때 (실제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연기를 많이 했다. 그런 다양한 장면들을 보여주려고 했던 사전 준비가 도움이 됐다."
질문 - 그래서 노래 실력보다는 착한 성품과 위트, 재치가 인기를 끈 요인이라는 평가가 있던데.
한희준: "그렇다. 처음에 24명을 먼저 뽑았을 때, 같이 생활해 보니까 알겠더라. 저는 노래 실력으로는 도저히 다른 참가자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네 가지를 보고 스타를 추린다고 했을 때 외모, 성격, 노래 실력, 라이프 스토리인데, 저는 그 중에서 외모를 포기해야 했고, 라이프 스토리도 특별한 게 없었다. 노래 실력도 월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그래서 그 쪽에 투자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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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한희준은 자신의 성격으로 아메리칸 아이돌에 승부를 걸었고, 이것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이죠. 물론 그의 실제 성격이 좋았던 것과 한국에서의 위탄의 실패 경험 역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 남아 있는 한희준의 어록들은 많습니다.
1. 다른 출연자들은 모두 이쁘더라. 도대체 그애들은 뭘 먹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2. 연예계의 Jeremy Lin 이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에 한희준은
"또는 제레미가 농구계의 한희준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재치있는 반문도 하고,
3. 포부를 묻자, 아시안이 SAT 점수만 잘 받는게 아니라 노래도 한다는 걸 보여주겠다라는 말도 하고
4. 자신이 쓰는 영어의 특이한 액센트가 느껴진다는 리포터의 얘기에, 그래도 자기의 엄마는 자신이 영어를 젤 잘한다고 하신다고 재치있게 대답하기도 했죠.
사실 이런 모습에 미국인들은 즐거워했습니다. 기존의 황인종들은 공부를 열심히하고 수학을 잘하는 반면에 말수는 적고 수동적이다는 이미지였거든요.
즉, 한희준은 새로운 동양인상을 미국 사회에 어필했고, 이것이 '착한 성품'으로 먹혀 들게 됩니다.
결국 한희준은 탑8으로 진출하는 무대에서 탈락하고, 최종 성적은 탑9이 되지만, 하차 이후부터 그의 방송 진출은 본격화가 됩니다.
2012년 4월 5일 미국 뉴욕 퀸즈에 위치한 시티필드 구장에서 뉴욕 메츠의 시즌 개막전에 한희준이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 미국의 제 2의 애국가 같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미 최고 인기방송인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NBC의 '투나잇 쇼'에 출연했고, 다음날 NBC의 인기 인터뷰방송 '액세스 할리우드'에도 단독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존박 역시 시즌 9의 톱 20이었고, 폴김은 시즌 6의 톱 24였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탑9이었던 탈락자에게 이례적인 스포트라이트였던 셈이죠. 이것은 한희준이 일구어낸 새로운 호감적인 동양인 캐릭터 덕분이었습니다.
(다만 케이팝스타 3에서 한국 무대에서는 오히려 건방지고 거만한 태도로 비춰지네요. 백인 주류 사회에서의 거침없는 자신만만한 태도가 태평양을 건너서는 건방이 되는 것에는 또 다른 오해가 있습니다.
물론 유희열이나 양현석, 박진영 등의 심사위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한희준이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이기 때문에 건방지다고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죠.)
그렇다면 한희준은 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케이팝스타에 도전을 한 것일까요? 위탄에서 실패하고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한희준은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었죠.
그것은 위의 인터뷰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한희준 자신의 노래 실력 자체는 미국의 다른 경쟁자와 비교할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희준 역시 이것을 잘 알았기에 처음부터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성격'에 두었던 것이죠.
이것은 또한 박진영의 심사평과 창법을 바꾸라는 조언에, 2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기도 합니다.
(묘하게 한희준이 하정우 박용하 닮은꼴 인 거 같습니다.)
또한, 한희준이 미국에서의 그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에서 그런 태도를 보이면 건방지다고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그의 머리속이 발성 문제(발성법)로 복잡한 것이죠. 자신의 미래가 송두리채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미국에서의 황인종처럼 소수인종이기에 필사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역시 역설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한국에서는 그도 한국인이니까요.
아메리칸 아이돌 TOP9 한희준 - 사랑해요 @K팝스타 시즌3 13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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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jun and Phillip Being Hilarious! (한글자막 동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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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트로트 가수 홍정희에 대해서는 거의 쓰지 못했네요. 이 소녀 가수 역시 굉장히 흥미로운 존재인데, 나중에 시간이 나며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다만 창법 변경이라는 중대 결심을 한 한희준의 무모한 도전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그리고 그의 개성 강한 성격이 한국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 미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자신만만하게 행동했던 소수민족 출신의 한희준을 한국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앞으로가 흥미진진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