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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아빠어디가 성준은 동생의 동행을 왜 고민할까?

아빠 어디가 46회에서는 서당에서의 하룻밤 2부와 뉴질랜드 여행 준비편이 방송되었습니다.

 

먼저 서당에서 효를 배운 아이들의 행동이 조금씩 변화됩니다. "못한다!" 고 외친 이준수이지만, 다른 아이들과 함께 훈장님의 교육을 받습니다. 다만 이런 어린 아이들에게 주입식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네요.

 

 

윤민수의 멜로디 교육법마저도 윤후가 겨우 한 소절 소화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으니까요.

(저번 글 참조) 

2013/11/11 - 아빠어디가 박잎선-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딸에게

 

일각에서는 윤민수의 멜로디 교육법을 마치 대단한 교육법인양 찬양했지만, 결국은 주입식 교육의 한 방법일 뿐이죠. 윤후 역시 겨우 한소절만 암기하는 것으로 끝났고, 그것도 마지막 구절이 틀려서 송지아가 도움을 주게 됩니다.

 

 

다음은 잠자리에 들기 전 씻는 시간입니다. 이준수가 자발적(?)으로 아빠 이종혁의 발을 닦아줍니다. 이준수는 갑자기 이런 행동을 어디서 배웠을까요?

준수의 행동은 무척 대견하지만, 불과 7, 8살 나이의 아이 머리에서 나올만한 행동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행동은 대부분 주위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 배우 정도의 수준이죠.

 

오늘 밥하기에서 성준이 후라이팬의 기름 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아빠 성동일을 흉내내면서 도마를 후라이팬 뚜껑처럼 사용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의 행동을 주변 어른으로부터 배워야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준수는 과연 어떻게 아빠의 발을 닦는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문득 성동일이 아빠어디가에 출연하기 전에 제작진에게 내세웠던 출연 조건이 떠오릅니다. 거기에는 오직 하나만 있습니다. 바로 '방송을 위한 행동'을 아이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발을 아들에게 내맡기면서 떨떠름한 이종혁과 신난 이준수의 얼굴이 너무 크게 대비됩니다. 만약 이준수가 아빠가 엄마에게 하는 행동을 따라 배웠다면, 이종혁은 결코 이런 얼굴이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따라한다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겠죠. 그러고 이종혁의 평소 성격을 보건대, 다른 아빠들에게 자랑도 많이 했을 거 같습니다.

아이의 대견한 행동과 더불어, 그 뒤에 제작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거 네요.

 

 

오늘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미션이 있습니다. 바로 아빠들을 위한 아침 식사 준비입니다. 아버지들을 위하여 고사리같은 손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무척 대견하네요. 밥도 잘못되었고 반찬도 형편없지만, 아빠들은 그 정성을 생각해서 무척 맛있게 먹습니다.

 

하지만 나이에 맞는 교육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아직 7, 8살인 아이들에게는 너무 이른 교육이죠. 그나마 아이들에게 협동심과 사회성을 가르칠 수 있었다는 점은 최소한의 긍정적인 요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뉴질랜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동생과 함께 하는 여행이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합니다. 잠깐이라도 생각하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준만은 달랐습니다. 성준은 처음에는 성빈의 동행을 거절합니다.

"혼자 (갔으면 좋겠다.)"

 

 

이에 성동일이 성준의 결정대로 따르겠다고 부담을 주자, 성준은 마지못해 이렇게 말합니다.

"성빈의 결정에 맡기겠다."

 

분명히 성준은 성빈과의 동행이 싫은 눈치였습니다. 성동일이 성준의 결정에 부담을 주기 전에, 성준의 생각을 들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분명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면, 성준은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말했을 아이니까요.

 

뉴질랜드가 오세아니아 주에 있다는 사실과 남반구의 계절이 우리와 반대로 된다는 점, 양과 사람의 비율에 마오리족 춤과 간헐천까지 알고 있었던 성준입니다. 성준의 아이답지 않게 대단한 지식보다는, 성준이라는 아이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가 궁금한 방송이었습니다.

   

게다가 성동일의 교육법은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는 교육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감을 주어서 자신이 바라는 대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압박이었죠. 아마 이런 것이 성준 본인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것입니다. 부담감이 큰 결정, 자신의 원래 결정과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요.

 

아빠인 성동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성준과 성빈 오누이가 우애좋게 지내는 모습이 제일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생에 대한 성빈의 진짜 생각을 모르고 반강압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은, 그저 미봉책일 뿐이죠.

 

성준은 성빈이 진짜 싫어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낯선 여행이 동생에게 위험할까봐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성동일의 성급한 부담감 주기 질문에, 성준의 생각을 물을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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