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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드러난 언론의 민낯이 너무 역겹습니다.
사고 초기부터 오보가 줄을 이었고, 그 때문에 사고의 혼란이 더 커지기도 했죠.

 

이전 글에서 언론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이전 글)

2014/04/19 - 세월호 참사 3대 책임자- 이준석 선장 정부 언론

 

그런데 jtbc나 MBN은 그나마 대형 방송 사고를 쳤기에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KBS는 오보를 내고도 전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네요.

 

 

KBS는 있지도 않은 '시신 무더기 발견'으로 스스로 자기 방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에 대한 오보들이 너무 많기에 KBS의 오보는 오보축에 끼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거기에는 정부의 잘못된 발표도 있었고, 언론 스스로 추측을 사실처럼 보도한 부분도 있었죠.

 

다만 KBS는 우리나라에 단 한개뿐인 국가 재난 주관방송사이기에, 다른 언론보다 훨씬 더 큰 명예와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명예와 신뢰를 스스로 훼손시킨 지금, 반드시 해당 오보가 나온 경위를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서 스스로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 이 상태라면, 그동안 수신료로 운영되어 왔고, 또 평소에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는 KBS는 그 주장의 당위성을 잃게 될 테니까요.
세월호처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KBS가 될 것인가 묻고 싶네요.

 

 

그리고 이런 KBS와 더불어 요즘 기자들(특히 사회부)의 의식수준과 양심이 너무나 저급한 것 같습니다.

지난 22일에는 단원고 학생이 기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꼬집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학생: "사고 첫날 학교로 많은 외부인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중 일부 기자들이 금연구역인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 물건을 멋대로 뒤졌습니다."

 

학생: "엊그제 자원봉사자들과 학부모, 청소업체 직원들까지 나와 청소를 했는데 담배꽁초와 담뱃재가 너무 많아 청소기 두 대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기자가 동네 건달인가요? 아니면 양아치인가요?
무슨 권리로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학생들 물건은 왜 뒤지나요?

아니, 동네 건달이과 양아치도 친구를 잃어버린 저 학생들의 슬픔을 알면, 저렇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새창보기)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104

 

 

 

이런 기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온라인이 들끓었지만, 기자들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오늘(24일) 단원고 3학년 재학생이 기자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냅니다.

 

제목: 대한민국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분들께

단원고 3학년 재학생: "원래 장래희망이 바로 여러분들과 같은 일을 직업 삼는 기자였지만 올해 들어 바뀌었습니다. (기자들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양심을 뒤로 한 채. 가만히 있어도 죽을 만큼 힘든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학생: "기자는 가장 먼저 특보를 입수해내고 국민에게 알려주는 게 의무입니다. 하지만 그저 업적을 쌓고 공적을 올리기 위해서만 일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부끄럽고 경멸스럽고 마지막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새창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84277&CMPT_CD=P0001

 

 

현재 겨우 살아남은 2학년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고, 3학년이나 1학년들 역시 같은 학교를 다니던 선후배의 죽음과 실종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린아이들 앞에서 꼭 카메라를 들이대고, 취재를 해서 2차 피해를 입혀야 하나요?


정운선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단원고 상담)이 이렇게 밝힙니다.
"세월호가 바다에 떠 있다가 침몰했다보니, 아이들은 어른들이 구조를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라 인지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주로 그런 부분을 상담하고 있다, 기자분들도 앞으로 학생과 교사들이 최대한 안정 취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교육부에서 파견된 정운선의 말에 의하면, 아이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런 혼란스러운 아이들을 꼭 취재 대상으로 삼아야 하나요?


백번 양보해서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국민들의 알권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상담사들만 컨택하세요. 어린 학생들은 제발 건드리지 말고요. 기자들의 취재 권리는 단순히 거기까지인 것 같네요.

 

 

(너무나 많은 죽음과 실종, 게다가 대부분의 영정 사진이 교복이라는 것이 가슴을 찢어지게 만드네요.)

 


이미 어린 학생들은 어른들에게 세번이나 실망을 한 상태입니다.
정부가 안전 관리에 실패한 배에 어린 학생들을 태웠고, 선장과 선원들은 어린 학생을 내팽개치고 자기들만 도망갔으며, 해경은 초동 대처에 실패했고, 추가 구조 역시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어린 학생들의 어른에 대한 실망과 분노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안산의 단원고에서 보인 기자들의 추태를 보면, 이제는 어른들을 경멸할까 두렵네요.


OO일보, 스스로 단원고 취재 포기
XX뉴스, 안산 단원고에서 철수 결정

기자들이 최소한 인간이라면, 이런 뉴스를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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