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이야기들

세월호의 위치 미스테리- 숫자로 파악한 진실

 

세월호가 왜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을까?
이 부분을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에 음모론을 좋아하지 않기에, 단순히 숫자만으로 세월호의 위치를 추정해 보겠습니다.
혹시 잘못된 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약간의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세월호의 침몰과 관련되어서 다음의 3가지 중요한 증언들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제주 해경이 단원고등학교로 연락(8시 10분)

(새창보기)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41916124007575

 

제주해경: "오전 8시30분께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된다."
8시 10분경에 제주해경이 단원고로 통보합니다.


두번째, 단원고 교감의 교장에 대한 상황보고
(교감 선생님은 고인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새창보기)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41916124007575

(새창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3027.html

 

고인(오전 8시 50분 전화): '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상황보고를 함
(정확한 대화 내용은 알 수 없고, 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만 교장에게 보고함)

 

고인(오전 8시 55분 전화): "갑자기 좌현이 기울어 침수가 발생했다."

 

고인(오전 9시 16분 전화): "배가 15도 정도 기운 상태로 정지한 위험한 상황이다."

 

단원고 상황실 현황판 사진


 

세번째, 지나가는 어민의 세월호 목격


어민의 증언: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 30분이니 내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 30분쯤이었을 것이다.
하얀 배가 가만히 있기에 왜 그러나 싶고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외 별다른 특이점이 안보여 그냥 마을로 돌아왔는데 도착하자마자 9시 좀 넘어서 마을이장이 구조작업에 동참해달라는 방송을 했다."

 

(새창보기)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14/04/16/0701000000AKR20140416154700054.HTML?template=2085

 

이 어민은 시계를 보지 않았지만, 배를 타고 오가는 시간을 계산하면, 목격한 시간을 거의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어민의 증언에 의하면, 세월호는 아침 7시에서 7시 30분 정도에 그 자리에 멈춰 있었던 것이 됩니다(세월호 7시 20분, 물론 구조 요청은 언제 했는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반면에,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세월호는 8시 42분경에 해당 영역에 진입했고, 9시 전후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새창보기)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14/04/19/0706000000AKR2014041

9064300054.HTML?template=2085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지금부터 간단한 산수 계산을 하겠습니다.


원래 인천에서 제주항으로 운항하는 세월호는 총 13시간 30분이 걸립니다.
보통 저녁 6시 30분에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8시에 도착하는 일정이죠.

다만 이날만은 안개가 심하게 끼었기에, 평소보다 2시간 30분가량 늦은 오후 9시경에 출발하게 됩니다.

(인천 제주 항로는 총 266마일(약 428km))
(세월호의 최대 속력은 21노트(38.8km/h, 24.166mi/h))이지만, 직선 구간에서는 보통 18-20노트이고, 협로에서는 16~18노트로 운항하게 되어 있음)

 


그런데 세월호같은 거대한 유람선은 자동차처럼 그냥 항구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비행기처럼 항상 항구에 해당 일정을 통보해야 하죠.
따라서 제일 위의 제주해경의 증언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해경: "오전 8시30분께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된다."

이 제주해경의 증언으로볼 때, 세월호는 평소의 도착시간은 8시보다 약간 늦은 8시 30분에 도착 예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13시간 30분이 걸리는 운항 시간을 최대한 빨리 당겨서 2시간 정도 단축시킬 모양이었네요.
(그래서 원래의 항로를 벗어나서, 험난한 맹골수도로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합동수사본부의 조사 결과처럼, 8시 42분경에 해당 영역에 진입했고, 사고는 9시 전후로 발생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그 시간이라면, 제주항에 도착했었어야 하는 시간이니까요.

 

 

물론 그럴리가 없지만, 제주해경이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평소 8시 도착을 8시 30분 도착으로 잘못 알고, 세월호를 위하여 항구를 준비시킬 수도 있습니다.
(배를 통제해야 하는 제주해경의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실수지만, 제주해경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그런 가정을 한번 해보죠.)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가정해도, 세월호가 9시경에 그 위치에 존재하면 안됩니다.

 

1. (보통의 스케줄: 저녁 6시 30분 출발 - 아침 8시 도착)
2. (단축   스케줄: 저녁 9시      출발 - 아침 8시 30분 도착)
3. (늦은   스케줄: 저녁 9시      출발 - 아침 10시 30분 도착)

 

세월호가 늦게 출발했지만, 정상적인 운항속도를 지켜서 13시간 30분이 걸렸다고 가정해보죠(위의 3번).
(사실 다음날 학생들의 한라산 등반 등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아마 단원고와 세월호 측은 어떻게 해서든지 2번으로 일정을 맞추려고 했겠지만, 어쨌든 3번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저녁 9시에 출발했기 때문에, 아침 9시경에는 이미 12시간의 운항을 한 뒤입니다.
그렇다면 1.5/13.5의 거리만이 남아야 됩니다.

 

인천 - 제주 항로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총 266마일이고, 진도(사고지점)에서 제주까지의 직선 거리는 약 56마일(93km)입니다. 보통의 항로를 상정하면, 대략 60마일 정도가 되는 거리죠.

 

정상적인 속도로 운항을 했다고 하더라도, 12시간을 운항한 세월호는 오전 9시경에 그 위치에 존재하면 안됩니다. 제주 남방에서 1시간 30분 거리(약 36마일 이하)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하죠.

 

9시경에 해당 지역을 통과한다면, 세월호가 최대 속도(21노트, 38.8km/h, 24.166mi/h)로 달려도 10시 30분까지는 제주항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정적으로 숫자가 맞지 않네요. 

 

 
(여기서 잠깐 숫자를 떠나서 고인의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고인은 항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8시 50분경에 배의 이상 상황을 파악하고 교장에게 보고합니다. 뱃사람이 아니면서, 교직 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고인이 무엇을 알아차리고 보고를 했을까요?

 

이 부분은 확실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배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배가 원래의 시간(8시 30분)에 도착해야 하는데, 자꾸 늦어서 그런 상황보고를 한 것인지...
이 부분을 확실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어쨌든 고인이 파악한 문제는 8시 50분과 55분은 서로 달랐다는 점입니다.
(아마 50분에 배가 기우는 낌새가 있었다면, 그것도 같이 보고를 했겠죠.)

 

결론
이렇게 숫자로 살펴본 결과, 어민의 말과 제주해경의 말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오전 7시 경에 해당 영역을 통과해서 오전 9시에는 이미 제주도에 도착했거나, 혹은 상당히 가까운 거리(1시간 30분 남은 거리)까지 도달했어야 했습니다.

이런 의문점을 풀기 위하여, 정부는 세월호와 더불어 제주해경, 제주 VTS, 진도 VTS의 모든 교신 내용의 원본을 공개하기 바랍니다. 그건 국가 기밀도 아니죠.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볼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