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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슬픔으로 멈춘 것 같습니다.
가슴이 아파서 물 한모금조차 쉽게 넘어가지 않네요.

 

지난 이틀 동안 글을 쓸 수도 없었고, 댓글에 답변할 수도 없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만 드립니다.

이번 진도 여객선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 아닌가 해서, 더욱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 사고 원인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급속한 변침이 원인이 되어 배가 침몰했다는 정황은 드러났고, 배가 그렇게 급속한 변침을 해야 했던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죠.

나중에 조사를 통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에 의한 대규모 피해 발생

사실 이번 사건은 그냥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만약 이준석 선장이 사고 발생 초기에 학생들을 포함한 승객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고 갑판위에 모이게 했다면, 그냥 바다에 빠진 학생 몇몇이 가벼운 감기에 걸리는 것이 다가 될 재난 아닌 재난이었죠.

 

하지만 이준석을 비롯한 승무원들은 선내 방송으로 승객들은 객실에서 머무르라는 지시를 내렸고, 말 잘 듣는 착한 학생들이 그 말을 그대로 따랐다가 이런 엄청난 참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선박 운항에 관련된 '선박직' 승무원(선원)들은 전원 생존했다는 사실입니다. 선장을 비롯하여, 1, 2, 3등 항해사 4명, 조타수 3명, 기관장과 기관사 3명, 조기수 4명 등, 총 14명이죠.

 

배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기관실 승무원까지 모두 무사했다는 것은, 중간 선실에 있는 학생들과 승객들 역시 피할 기회가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배 구조를 잘 알고 배를 직접 운항하는 뱃사람들의 100% 생환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잘 알려졌다시피, 사무원 박지영(22살, 여자, 직업 매점 근무)은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승객의 대피를 돕다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외에 사무장 양대홍 역시 아이들의 구조를 돕다가 실종되고 말았고요.

(세월호 승선 승무원은 모두 29명. 사망자 3명, 실종자 6명, 생존자 20명. 생존자 20명은 전원 선박직 승무원이고, 그외에 사무원이나 불꽃놀이 행사 담당들은 모조리 죽음이나 실종을 당했습니다.)

 

 

이준석 선장이나 배의 항해사들은 왜 안내 방송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들만 먼저 피했을까요?

문득, 십년전의 대구 지하철 참사가 떠오르네요(2003년 사건).
그 당시에도 불이 난 지하철은 문이 열려 있었기에 승객 대부분이 피했지만, 반대편에서 역으로 진입했던 지하철의 승객 대부분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바로 기관사가 마스터키를 뽑아서 도망을 갔기 때문이죠. (나중에 5년형을 받고, 2008년경 출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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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마지막 통화

"여보, 여보! 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숨을 못 쉬겠어요. 살려줘요... 여보 사랑해요, 애들 보고 싶어!"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 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봐."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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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탑승자들의 마지막 통화와 문자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내 생각엔 우리 모두 죽을 것 같다. 너무 걱정하지말고 잊지 말라. 모두 사랑한다"

"누나,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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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사건은 대구 지하철 참사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바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기관사와 배의 선장과 선원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했다는 점이죠. 그래서 피해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고요.
정말 통탄스럽네요.

 

▶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은 없었다.

인재든 천재지변이든,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수습을 잘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죠.
그런데 정부는 어땠나요?
과연 자신의 본분을 다했을까요?

 

다음은 불과 이틀만에 보여준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입니다.

* 해경 발표 - 전원 구조

나중에 번복합니다. 아마 많은 승객 가족들과 국민들이 이 소식을 듣고는 그냥 자그마한 해프닝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런 비참한 현실은 전혀 상상조차 못했죠.
그 외에도 탑승객과 실종자, 구조자 숫자에서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입니다.

 


* 안행부와 해수부간의 힘싸움과 책임 떠넘기기

원래 해상 재난 사고의 컨트롤타워는 해수부(해양수산부)입니다.
16일 사고 발생 이후 첫 언론 브리핑 역시 정부 세종청사의 해수부 기자실에서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안행부(안전행정부) 중심의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 형성되면서 오전 10시 40분 서울에서 브리핑을 하게 됩니다.
아마 이때까지만해도 해경의 발표를 믿고, 작은 일에 생색을 내기 위해서 달려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접 브리핑을 하게된 안행부의 이경옥 2차관은 "모른다.", "확인한 뒤에 알려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제대로 파악된 것도 없으면서, 일단 주도권을 쥐자는 심산이었을까요?

 

그런 후에 실상을 보니, 승객의 대부분이 배안에 갇힌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안행부 장관 강병규는 책음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줍니다.
16일 오후 6시 30분에 이렇게 말하죠.
"앞으로 발표는 현지 해경으로 단일화하겠다."

 

아마 힘있는 안행부가 처음에 해수부 일을 강제로 빼았고, 그 다음에 다시 해수부로 넘기려고 하니 해수부가 거절을 했고, 마지막에 힘없는 해경에게 떠넘긴 것 같습니다.
이번 구조 사건이 끝난 다음에 반드시 조사해야 할 일입니다.

 

 


* 정부의 무능

그 외에도 정부의 무능한 모습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18일 오전 11시 22분, 중대본은 이렇게 발표합니다.
"오전 10시5분 선체 내부에 진입해 오전 10시50분에 공기를 주입하고 잠수부가 식당칸까지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때까지 선체 공기주입만 성공했을 뿐, 선체 진입은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이후 중대본이 다시 정정함). 어떻게 사건이 발생한지 3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정부는 현장을 제대로 모를까요?

정말 무능의 극치같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이것은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반드시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없게 해야죠.

 

 

이렇게 정부가 무능과 불신의 상징이라면, 언론은 돈(시청률)에 굶주린 하이에나 같았습니다.

* jtbc의 박진규 앵커

jtbc의 박진규 앵커가 겨우 생존한 학생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박진규: "친구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학생: "(울음을 터뜨리며) 못들었는데, 아뇨 못들었어요."

 

 

비록 손석희가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인간이라면, 이제 막 죽음의 문턱에서 탈출한 어린 아이에게 이런 잔인한 질문을 할 수가 있었을까요?

 

 

* MBN 홍가혜 인터뷰

홍가혜: "정부 측이 잠수를 하지 못하게 막아섰다.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 실제 잠수부가 배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를 들었다. 언론과 현장은 전혀 다르다. 정부 지원이 안 되고 있다."

생존자의 소리를 들었다는 홍가혜의 이 인터뷰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MBN 이동원 보도국장이 직접 사과를 했죠.
"MBN은 해경에 확인한 결과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잠수를 차단하지 않았고, 오늘도 70여명의 잠수부가 투입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방송 후 큰 혼선이 벌어졌다. 실종자의 무사귀환은 온 국민의 바람이다. 실종자 가족, 목숨 걸고 구조 중인 해경, 민간 구조대원에게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 KBS 뉴스특보, 자극적 표현과 오보
 KBS 1TV 뉴스특보는 18일 오후 구조당국의 말을 인용 보도하며 '선내 엉켜있는 시신 다수 확인'이라는 자막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해경측은 "선내 시신 확인이 안됐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즉, KBS는 해경이 말하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오보를 한 셈이죠.

 


KBS 기자는 직업이 소설가인가요?
어떻게 있지도 않는 일을 뉴스라고 전달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런 자극적인 표현과 있을 수 없는 오보, KBS가 정말 공영방송인지 묻고 싶네요.

 


* 연합뉴스의 자극적인 기사

그런 와중에 연합뉴스가 자극적인 뉴스를 띄웁니다.
제목: "<여객선침몰> 제자 시신이 바뀌었는데…모른척하자는 선생님

 

연합뉴스 기자는 교사가 이런 말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모르는척 합시다. 너무 관여하지 말고 그냥 신원미상 처리하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sid1=001&oid=001&aid=0006870167&sid2=140&isYeonhapFlash=Y%EB%AF%B8%EC%B9%9C%EB%8B%A8%EC%9B%90%EA%B3%A0%20%EC%84%A0%EC%83%9D

 

 

과연 교사가 정말 그런 말을 했는지, 아니면 정확한 신원 확인이 되지 않으니 그냥 신원미상으로 처리한 다음에 DNA 검사를 한 다음에 정확하게 유족들에게 전달하자고 했는지 의문입니다. 상식적으로 볼때, 후자가 더 맞을 것 같네요.

 


너무나 많은 오보가 나오기에, 일일이 다 거론하기도 힘듭니다.
그런 오보와중에 위의 연합뉴스처럼, 사람들을 자극해서 클릭수나 올릴려는 비양심적인 기사 역시 존재하고요.
이번 사건이 끝난 다음에, 이런 기자와 언론들에게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되풀이 되겠죠.
이번만큼은 정말 한국인들의 냄비 근성이 사라지고, 시민들이 끈질기게 이 사건을 물고 늘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관사나 선장처럼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되고, 정부와 언론이 자기 할일을 제대로 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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