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은 정말 굉장한 팀이네요. 아무도 지원해주지 않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근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 선수들의 외모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지난날 그들의 설움과 노력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오죽했으면 대표팀 얼짱인 이슬비가 청소 아줌마로 오인을 받았을까요.
이슬비는 1988년 6월 25일 경상북도 군위(경북 군위군 군위읍)에서 태어납니다(고향). 올해 나이가 27살이죠.
(이슬비 학력, 학벌) 군위여자중학교(군위여중), 의성여자고등학교(의성여고)
(이슬비 경력 및 프로필) 2012년 3월 캐나다 세계선수권에서 4강
(이슬비 가족관계) 아버지 이름은 이명영, 어머니 전이화에 남동생이 한명 있음.
이슬비는 군위여중 3학년 재학 시절에 처음 컬링을 접합니다. 그리고 컬링을 할 수 있는 의성여고로 진학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컬링 경기장은 단 두곳인데, 태릉선수촌과 의성에 있습니다. 쇼트트랙 경기장 등에서도 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전문 경기장보다는 못함. 또 원래 연습하는 쇼트트랙 선수들도 있고...)
하지만 고등학교 컬링부가 해체되면서 이슬비는 자신의 꿈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친척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유치원) 보조 교사로 생계를 이어야 했죠(이슬비 직업 유치원 보조교사).
하지만 잠시도 컬링에 대한 꿈을 잊지 않았고, 정영섭 여자컬링 대표팀의 노력으로 창단된 경기도체육회에 합류하면서 다시 컬링을 하게 됩니다.
잠깐 우리나라 컬링의 역사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열심히 비질하는 이들, 그들이 가정에서도 저렇게 깨끗이 집안을 치울까요."
실제로 1962년 공중파 방송이었던 대한뉴스에서 외국 선수들의 컬링 경기 장면을 보도하면서, 당시 해설자와 캐스터들이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한국은 컬링의 볼모지였죠.
실제로 이슬비를 비롯한 신미성, 김은지, 김지선, 엄민지 등은 청소 아줌마로 오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브러시를 보고 "유리창 청소하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죠.
게다가 선수층이 무척 얇아서 선수 수급에 문제가 컸습니다.
현재 대표팀 감독인 정영섭(당시 경기도청 감독)은 2009년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전국 각지를 돌면서 선수를 찾아다니게 되죠.(현재 대표팀 코치는 최민석)
그 결과 1세대 선수 신미성(나이가 38살이죠. 1978년생)부터 유치원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던 이슬비,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전향한 김은지, 중국 유학으로 눈칫밥을 먹으며 배운 김지선, 초등학교때부터 컬링을 취미로 해온 엄민지를 불러 모으는데 성공합니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 대표팀은 총 5명이고, 엄민지는 후보 선수임. 나머지 4명중에서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 투입됨)
이렇게 모은 팀은 불과 3년만인 2012년 3월 캐나다 세계선수권에서 4강 신화를 쓰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한 우리 선수들이 실력을 근성으로 극복한 케이죠.
(실제로 이번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 대표팀은 참가국 10개팀중에서 최약체인 10위로 평가받음. 하지만 9위인 일본을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켰고, 강호 스위스와는 초반 리드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줌)
게다가 비인기 종목이기에 컬링팀은 태릉선수촌 인근 모텔과 분식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외국 선수들이 쓰다 버린 일회용 브러시 패드를 주워 빨아서 재활용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김은지는 1989년 10월 26일 태어났습니다. 올해 나이가 25살이죠.
(김은지 학력) 의정부여자중학교(의정부여중), 의정부여자고등학교(의정부여고), 성신여자대학교(성신여대) 중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은지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활약하다가 부상때문에 컬링으로 전향하게 됩니다. 원래 아버지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이고 어머니가 배구 선수였습니다. 원래부터 좋은 유전자에 신체조건이 좋았죠.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도중에 선수 생활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비싼 대학교 등록금 역시 부담이 컸죠.
그러다가 정영섭 감독의 제안으로 경기도청 선수로 뛰게 됩니다. 월급 이백만원을 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김은지에게 크나큰 축복이나 마찬가지죠.
이런 김은지에게 이번 올림픽에서의 꿈이 있습니다.
김은지: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 목에 걸어드리고 싶어요. 배구 선수였는데 형편이 안 좋아서 운동을 그만두셨거든요.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어요."
모두들 가능성이 없는 꿈이라고 하겠지만, 근성으로 뭉쳐진 한국 대표팀이기에, 완전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신미성은 1978년 4월 15일생으로 올해 나이가 38살이죠. 노장중의 노장입니다. 물론 외국에서는 사십대에도 선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컬링 볼모지인 한국에서는 아주 드문 경우죠.
신미성의 남편은 남휘현입니다. 남편의 직업은 컬링과는 전혀 무관한 드라마 캐스팅 디렉터죠. 원래 대학입시 체육을 준비하면서 남친(남자친구)으로 만나서 사귀다가 연인으로 발전한 다음에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신미성 부부 사이에는 딸 남윤지도 있습니다. 신미성이 국가대표중에 몇 안되는 엄마선수중의 한명인데, 정말 대단한 거 같습니다. 물론 아이를 낳은 후에도 현역 선수로 뛰는 신미성도 대단하지만, 그런 아내를 잘 외조해주는 남편 역시 대단하죠.
지금 소치에서 승부를 보고 있는 신미성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내지만, 한국에서 딸아이 기저귀를 갈고 있을 남편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컬링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 직업병이 있습니다. 바로 손잡아가 달린 물건을 잡으면 일단 바닥에 굴리는 습관이 있죠.
웃자고 하는 말이고, 마지막까지 경기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랍니다. 지난 세월 동안의 노력이 아깝지 않게 되고, 설움 역시 완전히 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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