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파벌 문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에 따른 희생자로 안현수나 진선유, 조해리 등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이들은 전부 다른 경우였습니다.
이들을 동일하게 묶을 경우에는 한국 빙상계의 문제점을 전혀 이해할 수 없고, 개혁 역시 불가능할 것입니다.
먼저 진선유입니다.
확실히 파벌의 피해자가 맞습니다.
1988년 12월 17일 대구에서 태어나(고향), 올해 나이가 27입니다.
(진선유 학력 학벌)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경대사대부중), 광문고등학교, 단국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진선유 프로필 및 경력) 2004년 4월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었고, 어릴 적부터 굉장한 재능을 드러냈으며, 자신의 힘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서 선발권을 딴 실력파입니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토리노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관왕의 신화를 썼었죠(2006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신화라고 불려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전에 진선유는 극심한 파벌싸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당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서는 한체대파(전명규)와 비한체대파(반전명규)가 극심한 파벌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기사발췌
- 이후 남자팀 코치로 비전명규파인 송재근 코치가 부임되자 안현수는 전명규파 박세우 코치를 따라 여자팀에서 훈련받았다. 반면 비한체대파 여자 선수 진선유는 남자팀에서 훈련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특히 2005년 11월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박세우 코치는 진선유를 제외한 여자선수들에게 “중국에게 져도 좋으니 나의 지도를 거부한 진선유를 막아라. 넘어져서라도 막아라. 실격당해도 좋다”라고 지시하고 선수들은 이를 실행했다. 이때 회의를 느낀 한 여자 선수는 비한체대파인 남자팀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새창열기)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spo&arcid=0008044021&cp=nv
세상에... 국가대표팀 코치가 한국 선수들에게 한국 선수를 가로막기 위해서 실격마저도 각오하라고 합니다.
이것이 당시 한국 국가대표팀 내부의 현실이었습니다.
어쨌든 진선유는 그렇게 극심한 파벌싸움 속에서도 토리노 3관왕에 등극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하지만 2008년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 2009년에 열린 벤쿠버 동계올림픽 선발전에 참가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아깝게 탈락하고 맙니다.
(결국 2010년 벤쿠버 올림픽때 여자부는 금메달 획득 실패)
진선유는 그 후 2010년 다시 재기를 노리지만, 대표팀으로 발탁되지는 못합니다. 1500미터 3000미터는 1등을 했지만, 500미터, 1000미터에서 성적이 안나왔기 때문이죠.
(진선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이유, 탈락 이유)
2010년 벤쿠버 올림픽 출전을 위한 국가대표 선발전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안현수를 비롯하여 진선유까지 빙상연맹에서 고의로 앞당긴 일정때문에 피해를 봤습니다. (당시 안현수 역시 부상 회복중이었음. 이 사건은 나중에라도 확실히 파헤쳐야 함. 밑에서 다시 한번 언급함.)
결국 진선유는 2011년 동계체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은퇴합니다.(진선유 은퇴이유)
불과 24살의 어린 나이였습니다.
충분히 더 뛸 수 있는 선수였지만, 빙산연맹의 이상한 행정처리로 결국 실의에 빠져서 은퇴하게 된 거죠.
현재는 모교인 단국대학교에서 쇼트트랙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진선유 근황, 진선유 현재 직업). 지금 당장 소치 올림픽에 나와도 웬만한 기량을 보여줄텐데, 생각할수록 안타깝네요.
두번째, 안현수는 파벌싸움의 희생양이 아닙니다.
제가 몇번 강조를 하지만, 안현수는 왕따의 희생자였죠.
안현수는 한체대파의 우두머리인 전명규의 수제자였다가, 나중에 전명규와 사이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던 2010년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의 이상한 일정때문에 끝내 국가대표에서 떨어지고 맙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2010년 국가대표 선발전이 정말 천고의 한이네요. 진선유, 안현수 같은 레전드급의 선수들을 보내버리다니...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밉니다.)
안현수와 전명규에 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합니다.
(새창열기) 2014/02/15 - 안현수 사건정리, 빙상연맹 전명규와 혐한 이유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당시 한국 빙상계내에서 남자는 비한체대파가, 여자는 한체대파가 세력을 잡았고, 각각 안현수와 진선유를 쫓아냈다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설령 감독과 코치들의 파벌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일개 감독과 코치들이 마음대로 짤 수는 없죠.
위에서 언급했듯이, 진선유와 안현수가 탈락했던 그 '국가대표선발전 일정'은 빙상연맹 고위층(전명규 부회장 등의 고위 임원들)들이 선택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스포츠계의 감독이나 코치들도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마음대로 할만한 권력은 없죠.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이번에 빙상계를 개혁하려면 2010년 선수 선발전 일정 의혹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해리 역시 파벌의 희생양이 아닙니다.
조해리는 1986년 7월 29일 출생으로 올해 나이가 29살입니다. 여자 쇼트트랙 최고 노장이죠.
(조해리 학력 학벌) 세화여자고등학교(세화여고), 고려대학교
현재 소속은 고양시청입니다.
(조해리 프로필 및 경력) 2001년 중학교 시절에 이미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 1000미터 우승을 하면서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다만 2002년 동계올림픽에는 나이 제한에 걸려 참가하지 못합니다.
당시 올림픽의 바뀐 규정이 올림픽 직전 해에 만 15세(7월 1일 이전 출생)이상이 돼야 한다는 규정으로 조해리는 생일에서 28일이 모자랐던 것이죠.
단지 불운이었을 뿐, 파벌 싸움의 희생자는 아닙니다.
그리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때도 불운은 계속됩니다.
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을 앞두고 발가락 부상으로 결국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이죠.
다만 실제로 출전했을 때에는 당시 진선유가 존재했기에 금메달을 획득했을지는 모르겠네요.
조해리는 자신의 전성기때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당시 진선유는 월드컵 대회 1차부터 6차까지 거의 대부분 금메달을 휩쓸고 있었으니까요.
(조해리는 올림픽 전해였던 2005년 인스부르크에서 3000미터 계주에서 금메달, 1500미터 은메달, 3000미터와 1000미터에서 각각 동메달을 수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