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친구들 25회에서 맨친들은 중견 여배우 김청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이날 김현중은 중대한 결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맨친은 시청률 부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외국을 갔다가 뜬금없이 음악회를 열기도 하는 등의 우왕좌왕을 하다가, 이제는 집밥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맨친을 이끄는 강호동이나 윤종신의 경우에는 보여줄 모습이 별로 없습니다.
강호동이 토크를 크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윤종신의 경우는 토크를 '주워먹기'를 해야 하는데, 주위에 그럴 만한 사람도 없습니다.
보여줄 것이 별로 없는 강호동의 경우는 저번에 김현중이 빠진 날 게스트로 나온 정준하와 강호동이 무리한 먹방 대결을 펼쳤죠. 그것은 시청자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가학적인' 먹방이었습니다. 먹방은 김현중이나 은지원, 윤종신 정도의 보통 사람들이 군침을 흘릴 정도의 적당한 먹방이 되어야 하는데, 그 '정도'를 넘어섰죠.
그래서인지 오늘 방송에서는 강호동이 먹방을 자제하네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설겆이 먹방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집밥 프로젝트에서 강호동 먹방의 빈틈을 메운 것은 오늘 김현중의 활약이었습니다. 그동안 아시아의 프린스라고 불리던 김현중이었습니다.
오늘 한입퀴즈에서 김현중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멘트를 뱉어 냅니다.
"짠, 자셔, 주사 등등"
마치 그동안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거 같은 자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땅에 떨어진 음식까지 냉큼 집어먹고, 은지원의 밥풀을 냉큼 떼어 먹으면서 땅거지의 본능을 보여줍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수도를 부노스레스 아일랜드(정답은 부에노스아이레스)라고 대답하면서 허당끼도 보여줍니다.
김현중이 지난주에 한입퀴즈에 당첨된 뒤에 젓갈 맛을 보다가 한입을 빼앗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도 또다시 떨어진 것을 주워 먹다가 똑같이 당하고 마네요.
그것의 주동자인 강호동이 오겹살쌈을 먹을 때 김현중이 똑같이 되돌려줍니다. 김현중이 천하의 강호동의 팔을 잡아서 못 먹게합니다.
윤시윤까지 나서서 강호동의 한입을 뺏는데, 결국 맨친의 메인 MC인 강호동이 한입을 못 먹으면서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잔치국수가 나오자 배가 부른 은지원과 김현중이 뒤로 나가서 출산(?), 즉 크레용팝의 빠빠빠를 춥니다. 은지원 혼자 나갔으면 좀 뻘쭘했을 텐데, 김현중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그림이 제대로 나오네요.
아마 김현중의 이런 적극적인 행동은 그의 책임감때문에 나온 거 같습니다. 사실 강호동과 윤종신외에도 은지원이나 윤시윤, 유이 등도 새롭고도 흥미로운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거든요.
김현중의 이런 적극적인 행동은 반포동에 사는 케이윌의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됩니다. 침대를 손바닥으로 훑으면서 머리카락을 스캔한다든지, 술을 발견하는 행동, 마지막으로 씨스타 초대할 때의 말 등입니다.
윤종신과 은지원이 씨스타 초대를 바라는데, 케이윌은 씨스타가 스케줄때문에 바쁘다고 생각해서 초대를 꺼리고, 그 대신에 자신이 일본 콘서트때문에 결혼식에 가지 못하는 허각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이때 김현중이 치고 나옵니다.
"제가 (결혼식) 갈게요. 씨스타 불러주세요.
(결혼식장 가서) 춤추고 노래하고 다 할게요. 씨스타만 한번 보여 주세요."
확실히 김현중의 예능감이 빵 터지네요.
숙소가 이 근처에 있다는 점까지도 전혀 감추지 않고 방송에서 그대로 내보냅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이런 솔직함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칫 비호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김현중의 이런 솔직함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사실 은지원 정도면 솔직함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그가 방송에서 했던 말 '쇼부'는 사용하지 말아야 할 어휘죠. (이런 장면을 편집하지 않은 제작진의 책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현중의 경우에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짠, 자셔, 주사 등등" 말들이 귀엽기만 하지, 잘못된 말은 없습니다.(브라질 수도를 상파울루라고 알았다가 "왜 보드게임에 상파울루가 끼어 있지?" 역시 웃깁니다.)
게다가 율곡 이이까지 정확하게 대답하는 상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다른 문제들은 틀렸지만, 완전 허당은 아니라는 뜻이죠.
(심사인당을 한석봉 어머니로 착각해서 '떡'을 대답한 것도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아니라, 그냥 웃기는 장면이죠.)
또한 김현중은 잔치 국수가 나오자 홀로 식탁을 치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열심히 식탁위의 빈그릇을 뒤로 빼돌리네요.
다른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서 음식 찬사(즉, 카메라에 조금이라도 더 나오기 위한 애)를 하는데, 그는 묵묵히 뒤로 돌아갑니다.
아마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거침없는 토크를 하더라도, 자신의 본질만큼은 잃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런 진정성있는 김현중이기에 오늘 그가 평가한 김청의 집밥이 새삼 다르게 다가오네요.
"김현중; 역대 최고의 집밥인 것 같아요."
웃음을 주면서도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김현중은 이전에는 없었던 캐릭터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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