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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할배 13회에서 감독판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여행에서 몰랐던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신구 할배는 그동안 철학적인 말을 많이 하면서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이전 글 참조)

2013/07/20 - 이서진 볼뽀뽀하는 신구는 철학자

2013/09/21 - 꽃할배 신구와 이순재의 삶의 철학이 이서진에게 조언으로

 

그런데 진격의 이순재는 역시 말보다는 행동으로 이 모든 것을 보여주네요.

특히 삶을 열정적으로 사는 이순재는 백일섭과 비교하면, 그 차이점이 극명하게 잘 나타납니다. 이순재는 틈만 나면 사방을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보며 주위를 둘러보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백일섭 할배는 항상 주저앉았고, 신구 할배와 술 대작을 즐겼죠. 물론 무릎이 불편해서 그런 점도 있습니다.

 

이순재 할배는 평생 처음 본 자판기 앞에서도 주저함을 모릅니다. 자신의 생각대로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고 컵을 갖다 댑니다. 물론 중간에 실수도 있지만, 이런 실수를 한 번한 이상은 다음에는 같은 실수는 절대 하지 않겠죠.

 

이번 방송에서도 이순재 할배는 국경을 지나 독일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아서 표지판의 독일어 글자를 보고는 독일땅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혼자 깨달았죠. 그리고 여권 검사도 하지 않고 국경을 통과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라워합니다.

 

반면에 백일섭 할배는 언제나 느긋합니다. 자판기 역시 제작진의 도움으로 겨우 카푸치노를 뽑아 먹네요.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은 얼른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스트레스 없이 삶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또한 백일섭은 독일땅을 밟은지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자신이 밟고 있는 땅이 프랑스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위에 대한 관심이 적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죠.

 

 

이런 두 사람의 차이점은 대학 전공에서도 나타납니다. 이순재의 경우는 독일어 전공이었고 그때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아직도 독어를 곧잘 사용합니다. 반면에 영문과 출신이었던 백일섭은 영어를 거의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이순재의 영어 실력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오늘 이순재는 우연히 마주친 일본인 관광객들과도 일본어로 회화를 합니다. 영어, 독어, 불어에 이어서 일어까지 총 4개 국어를 하네요.

(물론 이순재가 배운 일어는 식민지 시절의 잔재이기도 합니다. 1935년생인 이순재는 어릴 적에 강제적으로 일본어를 배웠고, 1944년생인 백일섭은 그럴 기회가 거의 없었죠.)

 

이 두 사람의 차이는 루체른 역에서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잠깐 쉬는 시간이 생기자 이순재는 즉시 역밖으로 나가서 조금이라도 더 둘러봅니다. 잠시도 쉬지 않는 그의 본성에 따른 이끌림이죠.

결국 그는 샤갈의 마지막 작품까지 감상합니다. 아마 이 감상 역시 그의 마음속에 남고, 비록 얼마 남지 않은 연기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순재 할배를 보면 인생을 열정적으로 산 사람답게 결과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금씩이지만 4개 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예술작품보는 안목 역시 놀랍습니다. 조금씩 자기 것으로 만드는 놀라운 능력 때문이죠.

 

 

반면에 백일섭은 루체른 역내에 남아서 편히 쉬는 쪽을 택합니다. 빵과 소시지 맛있게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죠.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하죠. 그리고 예술작품이나 이국의 다른 풍경을 봐도 별다른 흥이 없습니다.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호기심도 별로 없죠.

 

 

그렇다면 이순재의 삶이 반드시 정답일까요?

백일섭은 삶을 아주 느긋하게 삽니다. 걷다가 힘들 때는 잠시 앉아서 쉬기도 하고, 신구와 함께 느긋하게 술대작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더 알기도 합니다. 카메라가 돌더라도 성질이 뻗으면 장조림통을 발로 냅다 걷어차기도 하지만, 자신보다 나이 많은 형님들은 항상 깍듯이 모십니다. 그 큰 체구에 침대를 신구와 박근형 할배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간이침대에 누워 잠을 잡니다.

그리고 술기운에 나오는 노래 한 곡조에 만사의 시름을 잊습니다.

 

또 루체른 역에서 이순재 할배가 밖을 쏘다닐 동안 백일섭은 빵과 소세지를 사서는 나영석 PD를 비롯한 제작진에게 나눠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작진을 챙기면서 여행을 즐기는데, 이순재 할배의 열정적인 삶과는 달리 느긋하게 자신만의 즐거움을 누리는 실같네요.

 

이 두 사람을 보면 인생의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삶은 선택하시겠습니까?

열정적이지만 평생 노력해야 하는 삶이냐, 즐거움을 누리면서 적당하게 사는 삶이냐...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혹은 현재 살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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