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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할배 12회에서도 할배들의 개성과 캐릭터는 빛이 났습니다. 이서진에게 노래를 시켰던 백일섭 할배는 홀로 방에 들어가서 한 시간가량을 홀로 생각나지 않는 가사를 떠올렸습니다. 아마 자신의 건망증과 무정하게 흐르는 세월이 아쉬워서 그런 거겠죠.

 

 

백일섭과 박근형 할배가 새벽 일찍 한국으로 조기 귀국한 날, 이서진 일행은 타이페이 중앙역에 도착합니다. 기차여행을 위해서죠.

그런데 타이페이 중앙역에는 벤치가 없고, 중앙이 오픈된 형태입니다.

이걸 본 신구 할배가 이런 말을 하네요.

"난 여기가 너무 인상적이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의자도 없이 그냥 편하게 바닥에 앉아 있고..."

신구

사람이 낯선 곳에 가면 자신이 있던 곳을 기준으로 다른 점이 있으면 대개 새로운 곳을 폄하하게 마련입니다. 더구나 나이가 많은 신구 할배의 경우는 벤치가 없는 점을 더 불편하게 여겼을 수도 있었습니다(백일섭 할배는 확실히 그렇죠).

그런데도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긍정적인 면을 먼저 생각하네요. 확실히 신구할배는 오픈 마인드의 소유자입니다.

 

이순재 할배가 조기 귀국을 한 다음에 신구 할배는 더 빛이 납니다.

(원산 대반점 스위트룸에서 이서진이 제대로 망가집니다. 까치머리에 민낯굴욕가지...)

이순재 할배의 성대모사를 하면서 이순재 빙의로 잠깐 장난도 쳤지만, 이서진과 단둘이 있게 되자 신구할배는 가난한 연극배우였던 시절, 39살에 장가를 간 일 등 자신의 과거사를 이서진에게 거리낌없이 얘기해줍니다.신구

아마 이런 방송으로 신구 할배가 자신의 과거지사를 공개하는 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장가가 늦은 아들 같은 후배 이서진을 걱정해서 진심으로 하는 충고지요.

 

이러한 신구 할배의 따뜻한 애정조언에 이서진은 크게 감탄하면서 역시 거리낌 없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연애를 할 나이이다. 그런데 감성보다 이성이 먼저 생각난다."

신구: "완벽한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 그저 참아내고 인내하면서 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정말 한마디 한마디를 쉽게 흘려버릴 수 없는 귀중한 명언들이고 신구 할배의 인생이 녹아있는 어록들입니다.

이서진

이서진 역시 인터뷰로 이런 점을 밝힙니다.

"(신구 선생님은) 굉장히 생각이 많고 박학하다. 다만 이순재가 있을 때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마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세상 경험이 많은 이순재 할배 앞에서는 잘난 척하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이겠죠.

또한 신구는 이순재 할배가 등산에 거추장스러운 웃옷을 벗으라는 말(아마 대만의 무더운 날씨를 생각해서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에 단번에 벗어버립니다. 형 말을 잘 듣는 동생이기도 하지만, 상대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그대로 따르는 모습이기도 하죠.

 

신구

확실히 신구 할배의 이런 점들은 너무 매력적입니다.

 

확실히 할배들이 대만에서도 인기가 높네요. 망고 아이스크림을 먹던 매점에서도 태블릿 PC에 드라마 '백년의 유산'을 가지고 오고, 열대 과일 가게에서도 할배들을 알아보는 눈치네요.

(석가모니 머리와 비슷해서 이름이 석가라는 과일은 굉장히 신기하네요.)

 

 

그리고 이순재 할배 역시 신구 할배 못지않은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맏형으로서 알게 모르게 일행들을 배려를 많이 했죠.

 

오늘 타이페이로 돌아오는 스태프 차량 안에서 오디오 감독에게 망고를 챙겨줍니다. (물론 씨를 집은 오디오 감독때문에 대박 웃음을 주네요.)

 

결국 오디오 감독은 의사 정현숙이 먹고 있던 석가를 손으로 집어 먹네요. 그런데 이 오디오 감독이 이서진과 한 앵글에 잡히면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오디오 감독이 이서진보다 한살 아래인데, 무척 노안이죠. 아니, 이서진이 동안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겠죠.)

 

나영석이 이서진과 오디오 감독의 나이를 이야기하면서 둘을 비교합니다. 그러자 모두들 크게 웃게 되고, 노안으로 지적당한 오디오 감독은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이때 이순재 할배가 나섭니다.

"장가가서 애 있잖아. 처자식 벌어먹여 살리려면 늙게 되어 있어."

이순재

결국 이순재 할배의 말에 오디오 감독은 노안 굴욕에서 벗어나서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서 애쓴 가장이 되고, 이서진의 동안비결은 아직 총각이어서 그런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인생의 진리가 할배의 입에서 술술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이서진에게 빨리 결혼하라는 다른 말의 압박이고요.

 

물론 그 다음에 이서진이 "제 생각에 20년째 이 얼굴일 거 같은데요."라고 농담을 하기는 하죠. 하지만 단순한 농담일 뿐이죠.

 

 

이순재와 신구 할배는 이런 자신만의 인생의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재미없고 고리타분하지는 않습니다. 신구 할배가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원산 대반점에서 묵었다는 자랑도 하면서 약간의 허세끼도 보여줍니다.

신구

호텔 로비에서 모닝커피까지 완벽한 허세남이네요.

 

신구 할배와 이서진은 마지막 일정으로 천등을 날리러 갑니다.

이서진이 박근형 할배의 닭살행각에 울컥해서 천등에 적습니다. 아마 아직 총각인 이서진이 볼 때 제일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거의 80이 다 된 노부부인 박근형 할배가 아내와 아직 그렇게 알콩달콩 사는 것을 보니, 박근형 할배는 인생의 철학이 부부관계에서 그대로 반영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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