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118회에서 김성주 2부가 방송되었습니다. 김성주는 그냥 물 흐르듯이 시간 순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의 성공이유가 나타납니다.
김성주의 성공 원인은 총 다섯가지로 정리가 될 거 같습니다.
첫번째, 김성주는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줄 압니다.
지난 방송을 잠깐 살펴보면 김성주는 MBC에 입사하기 전에 스포츠 케이블 방송국에서 근무합니다. 하지만 회사가 부도가 나자 회사를 떠나지 않고, 회사를 살리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최저 생계비만 받으면서 1년에 무려 1000건의 스포츠 중계를 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에 피가 나올 정도로 했던 이런 경험이 나중에 MBC에서 2002년, 2006년 월드컵 경기 중계 때의 '밑거름'이 됩니다.
아마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김성주의 성공은 그토록 빨리 다가오지 않았을 겁니다.
이번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김성주의 퇴사 이유로 강호동, 조형기, 이경규에 대한 질투와 시샘을 했고, 가장 큰 이유가 출연료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프리선언만 하면 이경규나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못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죠.
가난을 자신의 손으로 끊자는 김성주의 결심을 함부로 비난할 수는 없을 거 같네요.
하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퇴사한 다음에 무려 1년 동안 방송 공백기를 맞아야 했거든요.
이것을 김성주는 처음에 방송국 음모라고 생각했죠(음모론).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시에 MBC의 괘씸죄에 걸려서 MBC는 물론이고 다른 방송국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못했으니까요.)
이 일년간의 백수생활동안 김성주는 참 많은 번민을 했을 것으로 보이네요. 자신의 뜻을 굽혀서 다시 MBC로 복귀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김성주는 그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게 됩니다.
즉, 방송국 음모론이 아니라, 자신이 수당 2만원이었기에 MBC에서 쓴 것이 아닐까, 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 것이죠.
이제까지는 프리 선언만 하면 무조건 강호동, 유재석, 김제동, 윤종신 급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장밋빛 희망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김성주는 예능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는데, 이런 분석과 결심이 그의 능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킵니다. 그리고는 수당 2만원짜리가 아닌, 제대로 된 출연료를 받는 방송인, 예능인으로 성장하게 된 거고요.
이런 위기를 발판삼아 더 높이 도약하는 것이 김성주의 첫번째 성공 요인같네요.
두번째 김성주는 선배를 자신의 편으로 만듭니다.
김성주는 프리 선언을 하기 전에 회사 내에서 아무에게도 상의를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개인주의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금희 선배 같은 경우는 그런 김성주를 뿌리치지 않고 문자를 보내면서 응원을 합니다. 김성주 역시 그런 선배들의 진심을 알고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칩니다.
또한 김성주는 이경규에게 굉장히 욕을 많이 먹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는 이경규와 단둘이 북경으로 가서 방송을 하는데, 밤에 맥주캔 투척 사건이 벌어질 정도로 이경구로부터 구박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경규는 김성주에게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요? 바로 후배인 김성주를 아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은 이런 관심을 쏟지 않는 법이죠.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이경규가 김성주와 같이 캐스팅된 것을 허락하는 점에서도 이경규의 진심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이금희나 이경규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고, 또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김성주를 응원하는 것도 김성주의 복이겠죠. 혹은 김성주의 개인적인 매력때문에 그들이 그를 그렇게 아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번째 김성주는 자신을 잘 파악합니다.
김성주는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가 아니다.
다만 기본기가 충실하다. 이렇게 진행을 매끄럽게 하는 캐릭터도 필요한 거 같았다.
나의 두번째 장점은 성실함이다. 12년간 개근상을 받을 정도로 성실하게 일한다."
확실히 김성주는 유재석이나 강호동같은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자신을 잘 분석하고, 자신의 장점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려는 김성주의 자세가 그의 성공을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네번째는 자기만의 이야기(기획 능력)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성주 역시 처음에는 자신이 하는 프로그램 개수에 조바심을 냅니다. (얼마전에도 스토리쇼 화수분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쫄딱 망했죠.)
하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점 역시 세번째의 자신을 잘 파악한다와 연결이 되는데, 김성주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자신만의 안목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스포츠 토크 프로그램 MC를 이야기하면서, 류현진 첫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조시 해밀턴 일화를 이야기합니다.
(일화)
소방관 아빠와 6살짜리 아들이 조시 해밀턴의 경기를 구경하러 갑니다. 아빠의 부탁으로 조시 해밀턴이 아빠에게 공을 던지는데, 그만 아빠가 그 공을 잡다가 밑으로 추락해서 사망하게 됩니다.
이에 조시 해밀턴은 아이에게 큰 마음의 빚을 지게 됩니다.
김성주는 이런 스포츠에 관련된 토크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확실히 우리나라에 없었던 프로그램이고, 이경규가 낼름 낚아챌 만큼 전망도 좋은 프로그램같습니다.
이런 기획 능력이 김성주의 미래를 좀 더 밝게 만들 거 같네요.
다섯번째로 김성주의 가정은 화목합니다.
확실히 그는 다분히 가부장적인 남편입니다. 이제까지 다섯번의 이사에서 한 번도 부인을 도와준 적도 없고, 집안일에도 손끝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내인 진수정을 마음을 풀어줄 줄 압니다. 비록 생일 선물이나 결혼기념일을 한번도 챙겨주지 않는 남편이었지만, 영화 보기와 커피를 마시면서 아내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남편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자상한 남편이라도 4시간 이상 이야기를 들어주는 남편은 별로 없을 거 같네요.)
진수정이 이렇게 고백하죠.
"해묵은 감정이 없다.
백점 만점에 백점 남편이다.
다음에 이사를 하더라도 나혼자 할 자신이 있다. 내가 한 이틀 몸살 앓으면 된다."
이렇게 화목한 가정이야말로 김성주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성주는 방송에서 태도가 좀 솔직한 거 같네요. 위의 가부장적이고 집안일 하지 않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이기 걸끄러웠을텐데, 예전에 자기야에서도 그렇고, 오늘도 거리낌 없이 시청자들에게 다 공개합니다. 물론 상당수의 주부 시청자들로부터 비호감을 받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인 그의 용기는 높이 평가합니다.(피임 이야기도 마찬가지고...)
p.s 오늘 방송을 보고 이경규가 왜 30년 이상 방송가에서 롱런을 하고 있는지 알 거 같습니다. 올림픽같이 국가적으로 큰 행사에서 방송을 위하여 외국을 갔을 때는,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네요(술집 금지).
물론 이경규의 성공 원인 역시 수없이 많겠지만, 이런 조심성 역시 그의 성공에 크게 이바지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방송 후배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조심성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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