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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그래비티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감을 자극한 영화

 

(스포일러 무)

인간은 상상력의 동물입니다. 동화속의 왕자님이 나타나기를 꿈꾸거나, 아름다운 영화배우와 사랑에 빠지거나, 슈퍼맨이 되어서 지구를 구하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상중에서 유일하게 하지 않는 상상이 있으니, 바로 '우주의 미아'가 되는 상상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별자리와 은하수를 먼저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주의 아름다움을 감탄하죠.

하지만 실제의 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 상태의 어둠이 있을 뿐입니다. 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영화 그래버티는 우리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중력이 사라지면 어떨까 라는 불안감을 자극하고, 결국에는 어머니 지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우주라는 텅 빈 공간을 스토리의 힘으로 잘 채웠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그저 산드라 블록이라는 여자 과학자가 우주에서 표류를 당했다가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등장인물 역시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밖에는 없습니다.

우주와 배우 두명밖에 없는 화면은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고들의 연속(혹은 스토리의 힘)으로 관객들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몰입의 상태로 몰고 갑니다.

 

그리고 그 몰입에는 사실성과 현장감 역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부디 4d로 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진공중의 상태를 정확하기 표현하기 위하여 우주선 파괴장면마저도 과감하게 무음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리의 부재를 채워주는 것은 강렬한 영상미였습니다.

 

다만 우주선이 이중격실이 아닌 것은 조금 아쉽네요. 현재 나사에서 만든 우주선은 전부 이중격실이 아닌가요? 아마 영화적인 스토리 전개를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으로 보이네요.

 

 

또 한가지, 우주선 폭파로 산드라 블록 등을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는 러시아이고, 산드라가 도움을 받으려는 우주 정거장은 중국 소속입니다. 하긴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중국을 직접적인 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더라구요. 스타일의 변화같기도 합니다.

 

산드라 블록의 원탑 영화와도 같습니다. 미아가 된 산드라의 불안감과 살려고 하는 의지 등이 잘 표현된 영화였습니다.

지인이 "그래비티 볼 만한가요?"라고 물으면 돈은 아깝지 않다고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비록 실화는 아니지만, 정말 사실감이 넘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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