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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관상 조정석의 재발견 송강호의 마지막 대사 뜻

 

스포일러 유

 

영화 관상이 추석 연휴에 6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천만명 돌파 역시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팩션 영화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뻔히 결말을 알고 있는 역사가 스토리가 되죠.

바로 수양대군이 난을 일으켜 김종서를 죽이고 단종의 왕권을 잡는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하죠. 그런데 영화는 이런 한가지 사실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바로 작품의 주된 소재가 '관상'입니다. 사람의 얼굴에 따른 운명이 바뀌느냐도 작품이 주는 질문인데, 영화에서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고 대답합니다.

, 영화는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와 '관상'이라는 사람의 운명, 두 가지의 뻔한 이야기로 관중에게 던지는 거죠.

 

그런 면에서 내경(송강호 분)이 초반에 말하는 대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송강호는 자신의 처남인 조정석에게는 목젖이 튀어나와 욱하여 말을 함부로 하면 화를 입는다고 예언했고, 자신의 아들인 이종석에게는 벼슬자리로 나아가면 화를 입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뻔 한 스토리 (역사와 관상으로 인하여 초반부터 줄거리가 알려진 사항)가 재미가 없을까요? 

 

여기서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입니다.

우선 극의 무게를 잡아주는 것은 송강호입니다.

그저 제 한몸과 가족 세명의 무사 안위가 전부인 옹졸한 사람인데, 송강호는 극의 흐름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합니다.

 

특히 송강호의 마지막대사는 압권입니다. 아들을 잃고 목소리를 잃은 처남 조정석과 함께 바닷가에 칩거해 있는데, 한명회가 찾아왔을 때 한 명대사입니다.

"그 사람의 관상만 보았지 시대를 보지 못했네. 파도만 보고 바람은 보지 못했지.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이건만..."

"당신들은 파도를 높이 탄 것이고, 우리는 파도의 아래에 있었던 것, 하지만 언젠가 파도가 뒤바뀔 것이네"

 

결국, 파도는 인력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는 뜻이고, 이걸 한 번 더 뒤집으면, 밑의 파도가 위로 올라갈 때는 (지금 권세를 잡고 있는) 너희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걸 막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 중의적인 표현이죠.

 

하지만 송강호에 대한 평가는 본전입니다. 너무 기대치가 높기에, 이제는 이정도 해야 겨우 본전치기네요.

(, 어쩌겠어요. 송강호 자신의 연기력을 탓해야겠죠.)

 

 

그 다음은 조정석입니다. 극 초반부터 송강호와 콤비 플레이로 극의 재미를 잡아줍니다. 송강호와 조정식이 김혜수에 꾀에 넘어가서 술집에서 춤추는 장면과 닭먹는 장면은 정말 명대사, 명장면이었습니다.

 

"야 임마. 오늘 닭 먹는 날이야. 닮 삶고 있다고. 너 호강하는 거야."

그리고 김혜수 말투 높낮이 따라했던 것도 좋았고요.

 

솔직히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5분으로 납득이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깊이 낙인시키고, 그 다음에 더킹 투하츠에서도 호평을 받았죠. 그런데 바로 전작 최고다 이순신에서는 연기력 논란까지 받았습니다.

, 송강호와는 정반대로 기대치가 낮았기에, 오히려 더 크게 부각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어쨌든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조정석이 연기한 팽헌은 좀 복잡한 역입니다. 팽헌이 입신양명에 눈먼이유는 바로 가족을 위해서인데, 그것으로 인해서 또 가족에게 피해가 가게 되죠.)

 

게다가 이 영화에서는 애드리브까지 선보입니다.

관상쟁이 송강호를 만나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 서는 장면에서 원래는 줄을 서시오라는 대사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정석이 여서 말하는 산삼 어쩌고 저쩌고 하는 대사는 전부 애드리브로 행한거죠.

, 조정석이 그만큼 영화를 깊이 생각하면서 순발력있게 연기를 했다는 증거입니다.

 

 

결국 이렇게 배우들의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뻔한 이야기(사실상의 실화나 마찬가지죠. 즉, 수양대군과 김종서, 단종간의 이야기는 철저한 실화이야기, 송강호와 조정석, 이종석 부분은 완전한 픽션이죠)가 전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는 앞에서 송강호가 관상을 본 그대로 흘러가죠.

 

(스포 유)

결국 영화 초반부 송강호가 말한대로 이종석은 벼슬이 되어 화를 입고 죽게 되고, 조정석도 결국 자신의 목젖을 짜르려다 목소리를 잃게 됩니다. 자책감이 조정석이 목소리를 잃게 되는 이유죠.

 

그리고 결말의 자막 부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양대군은 자막에서 나오듯이 얼마 못 가서 죄책감으로 죽음을 당하고, 송강호가 목잘릴 상이라고 했던 한명회 역시 부관참시(죽은 후에 관을 꺼내 목을 자르는 형벌)를 당합니다. , 죽은 후에 목이 잘리는 거죠.

결말을 알고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는 영화, 관상이었습니다.

  

그외의 명대사/명장면들

"우리 집에서 일을 한 번 해보는게 어떻겠소?"

"한양을 아주 그냥 다 가진것 같소"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관상은 저 양반이 보고 나는 심상을 보느니라"

"관상쟁이가 왔습니다."

 

관상을 아직 못 보신 분은 아래의 '영화가 좋다'의 영화 설명을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꽤 길고 자세합니다.

영화가 좋다 백운식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이종석 조정석의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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