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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마녀사냥 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이 MC를 맡고 있는데, 자칭 타칭 연애의 고수들이 모였다고 하는데, 프로그램에 의외로 어설픈 부분들이 눈에 띄네요.

 

먼저 코너 속의 코너 '그린라이트를 켜줘'에서는 상대의 신호가 무엇인지 궁금한 시청자들이 직접 상황을 보내옵니다.

'(사랑하는) 감정 없이 손잡고 다니는 여자' 혹은 '자신의 가방을 들어주는 같은 과 남자아이', '혼자 호텔에 잠을 자러 간 여자가 다음날 아침 식사를 같이 하자고 부른 남자' 등 남녀 불문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세 번째 사연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사연을 보낸 남자는 여자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누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하여 가끔 혼자 호텔에서 잠을 잡니다. 그런데 이번에 호텔을 예약하면서 다음 날 아침 저에게 조식을 같이 먹을지 물어봤습니다. 그리고는 산책까지 같이 하자고 하네요. 이게 그린라이트일까요?"

 

신동엽, 허지웅, 성시경, 샘 해밍턴 모두 그린라이트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누구나 보기에도 뻔 한 신호같네요.

 

그런데 겨우 여기서 멈춘 것은 좀 아쉽네요.

그 다음의 어떤 행동을 조언해 주는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서 다음날 아침에 장미꽃과 삼페인을 가지고 방문한다든가, 아침을 먹고 난 후의 계획을 세우기를 조언한다든가.

(이것이 그린라이트인지 아닌지조차 헷갈려하는 남자아이의 다음 행동은 쉽게 상상이 되는군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린라이트인가 아닌가, 애매할 때의 대처법, 즉 사연을 보낸 사람의 상황에서 상대의 호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조언해 주면 좀 더 알찬 프로그램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만약 자신도 상대에게 호감이 있다면 발전하는 방법을, 호감이 없다면 사이가 나빠지지 않도록 억제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주면 좋겠고요.

 

이렇게 될 경우 한개 사연당 시간은 더 많이 걸리겠지만, 여러 가지 유쾌한 상황이나 상상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마녀재판이고, 고발된 마녀는 영화'봄날은 간다'의 한은수(이영애 분)입니다. 상대인 이상우는 유지태가 맡아서 연기합니다.

돌싱인 한은수는 총각인 이상우를 거의 농락하는 수준으로 밀당을 하다가 결국은 그와 헤어집니다.

좀 더 영화의 내용을 언급하면, 이영애는 "라면 먹고 갈래요?"라고 유지태를 자신의 방으로 유인한 후, 라면을 끓이려고 하다가 갑자기 "자고 갈래요?"라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막상 잘 때는 각방을 쓰자고 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모닝키스를 하다가 "좀 더 친해지면 해요."라고 몸을 사립니다. 유지태의 무릎 위에서 운전교습을 받는가 하면, 헤어졌다가 만났다가를 반복하면서 유지태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여기에는 네 명의 MC들 외에 쥬얼리의 예원,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 모델 한혜진, 홍석천 등 네명의 게스트가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쪽 패널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영애의 행동에 대하여 분노하고, 여자쪽은 나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정확하게 맥은 짚지 못한 것 같습니다.

비록 허지웅이 영화 '데미지'의 대사 "상처 입은 사람을 조심해라. 그들은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다."를 인용해서 "여자는 진심이지만,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일 수 있다."와 한혜진이 "한은수(이영애)가 남자를 가지고 밀당을 할 때 한번이라도 확 상황을 뒤집는 액션을 취했다면, 아마 계속 저런 식으로 당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곽정은이 "한은수를 마녀로 만든 건 남자인 거죠."라고 말은 했지만, 좀 아쉽습니다.

 

바로 이영애가 맡은 역이 이혼녀라는 점을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10 여 년 전 한국사회는 재혼 여자에 초혼 남자라면 색안경을 끼고 봤었죠.

또한 여자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속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의기소침했을 수도 있습니다. , 영화에서 이영애는 재혼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제멋대로인지, 아니면 과거의 상처 때문에 그런지, 혹은 원래 성향이 그런지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감독이 일부러 이렇게 연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모호한 부분과 당시 사회 분위기에는 전혀 맞지 않는 남녀 캐릭터 등으로 "라면 먹고 갈래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와 같은 대단한 유행어를 남기고도 겨우 383천명의 흥행참패를 가져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 영화의 후반부에서 이영애는 유지태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워 합니다. 이것이 정말로 유지태로부터 남자의 매력이 못 느껴서일 수도 있고, 다시 결혼이라는 제도에 들어가기가 충분한 결심을 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으며, 초혼인 유지태에게 미안해서 거절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마녀사냥의 아쉬운 부분이 있는 반면에 장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연자들이 서로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감기에 걸린 샘 해밍턴이 눈치도 없이 '진짜 사나이'의 시청률을 자랑하자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12일의 성시경이 약간 삐진 듯합니다. 신동엽의 순발력과 야한 이야기에 대한 입담은 국내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고, 허지웅의 분석력과 돌직구, 그리고 '약간 다르게 생각하기' 역시 제몫을 해냅니다. (그 외에도 성시경의 혀반토막의 몹쓸 귀요미 재연이라든가 여자 목소리 흉내는 민망할 정도로 과하지만, 나름 재미있고, 샘 해밍턴의 자기 아내가 주당이라고, 주량이 거의 무제한이라는 아내 폭로도 전체에 흥미를 불어 넣어 줍니다.)

 

그리고 한국보다 여권이 신장되었다는 호주에서 온 샘 해밍턴이 한국에서의 꼴불견으로 남자들이 여자 백을 들어주는 것을 지적한 점이나(원래는 그의 어머니의 말임), 요즘 외국에서 남자가 여자를 위해서 문을 열어주거나 재킷을 벗어주면 욕먹는 경우도 많다는 말은 아마 평범한 시청자들에게 충격이 되었을 것 같네요.

이런 말을 1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마녀사냥때 여자 패널들에게 한번 해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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