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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배우는배우다(스포小) 완성도를 높인 이준의 연기력

배우는 배우다

감독 신연식

출연배우 이준(본명 이창선), 오영역

서영희, 오연희 역

강신효, 우근 역

경성환, 성환 역

양동근, 마동석, 민지오, 서범석, 이화시 등

   

배우들의 연기력은 좋았지만 스토리와 전개상에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특히 아이돌인 이준의 연기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돌에 대한 연기 논란이 일어나도 이준에 대한 비난은 없겠더군요.

 

먼저 간략 줄거리부터 말하겠습니다.

연극 배우의 단역인 이준은 연기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 못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톱스타였다가 스캔들로 나락에 떨어진 서영희의 재기 무대를 망치고 맙니다. 배우에게 있어서 연기 열정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준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죠.

 

(스포 약간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창을 닫아 주세요.)

그런 이준이 톱스타인 양동근을 만나면서 인기 스타로 떠오르게 됩니다. , 안하무인인 양동근을 잡기 위한 김장호의 제안이었죠.

 

결국 톱스타가 된 이준은 자신의 욕망을 여자들로 풀고, 또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이준은 서영희를 다시 만나게 되고, 이제 그녀를 이해한 이준은 그녀와 다시 연기를 합니다.

 

 

사실 스토리 전개에 개연성이 없습니다. 서영희의 입장에서 보면 이준은 원수나 다름이 없습니다. 비록 이준의 사과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준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이 좀 이상하더군요. 혹시 두 사람 사이에 러브라인이 있었는데, 이것이 삭제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더군요.

만약 그런 씬이 몇 장면 더 들어갔다면, 좀 더 부드러운 전개가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배우는 배우다(이하 배배다)는 같은 날 개봉한 박중훈 감독의 톱스타와 이야기구조가 거의 동일합니다. 무명배우와 매니저라는 차이점만 빼면 화려한 비상을 거친 후에 추락한다는 기본적인 설정까지도 똑같죠.

다만 엄태웅이 매니저에서 톱스타가 된다는 점에서는 신분 탈출이라는 강렬한 쾌감이, 이준은 톱스타가 된 다음에 자신의 욕망을 풀기 위하여 여배우들을 건든다는 베드신이라는 쾌감이 존재하네요.

 

그런데 생각할수록 배배다는 아쉽습니다. 연예계의 뒷이야기를 모두 폭로할 것 같은 영화 이야기를 들고 나와서, 성상납은 겨우 암시만 하고 그 대신에 조폭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성상납을 봐도 관객들은 그러려니 할텐데, 조폭 이야기로는 흡인력을 만들기가 어렵죠.

그 대신에 사용하는 장면이 이준의 베드씬입니다.

 

차라리 여자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서 성상납 일화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 배배다의 화려한 출세와 비참한 추락은 남자보다는 오히려 여자에게 훨씬 더 강렬한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혼자서 관객들을 끌고 올만한 여자 배우들이 잘 없기는 합니다. 시장 자체가 여성 관객 위주여서 그런 듯)

 

 

정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었다면 이야기를 한번 꼬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 톱스타가 된 후에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주인공의 강박증을 주요 모티브로 넣었으면 이야기 라인이 훨씬 더 풍부했을 것이죠. 이준이 현재 연기한 오영같은 캐릭터는 곁가지로 넣고, 실제 주인공(이준이 되어도 좋고, 다른 사람이 되어도 좋고)은 그런 장면을 보면서 두려움에 떠는 거죠.

 

만약 그렇게 되면 베우는 배우다에서 전하려고 하는 메세지(인간의 출세 욕망)를 전혀 다른 차원에서 더 풍부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토리상으로는 약간 아쉽지만, 극장에서 봐도 괜찮을 영화같습니다. 특히 이준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정말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약간 미흡한 이야기 구조를 보충하고도 남습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던지는 메세지 역시 한번쯤은 곱씹어볼 만합니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 이준이 거리에서 서영희와 함께 연기를 하는 부분은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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