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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세월호 음모론 해명, 정부가 음모론 일부러 키우나?

 

요즘 음모론이 너무 많습니다.
말을 자꾸 바꾸는 정부의 태도 때문에 불신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기에 더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그저 경찰을 동원해서 유언비어를 날조하는 사람들에게 벌을 준다는 협박뿐입니다.

 

정부가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네요.

어쨌든 사회적인 갈등을 줄이기 위하여, 음모론 2가지를 밝혀 봅니다.

 


첫번째, 전원 구조 뉴스
사고가 난 4월 16일 오전에 세월호에 탑승했던 단원고 학생들의 '전원 구조'라는 뉴스 속보가 뜹니다.
이후 오보라고 판명이 났지만, 이걸로 정부를 상당히 불신하거나, 혹은 그 이면에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음모론이 떠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오보가 맞습니다.
그리고 그 소스의 출처는 정부가 아니라, 경기도 교육청입니다.


(기사 발췌)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11시9분께 출입기자들에게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16분 뒤인 11시25분께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라고 재차 관련 소식을 전했다.

 

(새창보기)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41615311763203

 

 

원래 정보의 소스는 단원고를 출입하는 경찰이었고, 이것이 단원고를 통해 경기도 교육청에서 발표하게 됩니다.
아마 경기도 교육청으로서는 되도록 사건이 벌 거 아닌 것처럼 비춰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참고로 원래의 경기도 교육청 교육감은 김상곤이었지만, 이번 지방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지난 3월 4일 사퇴를 했고, 고경모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고경모 경력 - 재정경제부와 금융정보분석원을 거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인사관리행정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총괄과장 등 주로 경제부처에서 일하다가 2010년 교육부(구 교육과학기술부)로 옮긴 뒤 정책기획관,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고 지난해(2013년) 4월 경기도 부교육감으로 부임해 1년째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

 

따라서 경기도 교육청의 실수는 그냥 실수일 뿐이고, '여야'의 정치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된 정보 확인 없이, 성급하게 발표한 것은 나중에라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네요.

 


사실 경기도청의 이런 잘못된 발표가 큰 사건으로 연결될 수도 있었습니다.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던 상당수 어선들이 이 속보를 보고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어민들 역시 이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육지 가까운 해상에서는 실시간으로 뉴스를 확인하죠.

물론 경기도 교육청의 오보가 이번 세월호 참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실종자의 대부분은 배에서 탈출하지를 못하고 배와 함께 가라앉았으니까요. 또한 어선들이 대부분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당시 세월호 근처에는 대형 유조선과 해경 등이 있었기에, 실종자들이 배만 탈출했으면 대부분 구조될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해상 재난과 관련이 없는 경기도 교육청의 성급한 발표가 문제가 될 수는 있었다는 점은 주지해야 합니다.

 


참고로 경기도 교육청외에 중대본(안행부 소속)이 발표했던, 승선 인원과 구조자, 실종자의 숫자가 여러번 바뀐 것은 정부의 잘못이 맞습니다.
처음부터 배의 탑승인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현장의 해경과의 손발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 부분은 정부의 무능이 확실합니다. 원래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모든 선박의 승선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만, 한국은 그러지 못하고 있죠.

지난 2월 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초대 안행부의 장관이었던 유정복이 이렇게 자화자찬을 합니다.

유정복: "(이번에 안전을 크게 강화해서) 이전 정권과 달리 지난해(2013년)에는 50년 만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유정복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대형 여객선에 탑승하는 사람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했고, 화물 결박 방법이나 선박 안전 검사 등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무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죠.
어쨌든 이 부분은 무능이지만, 음모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두번째, 탑승객 전원 구명조끼 착용 뉴스
이 부분도 상당히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일각에서는 언론이 어떻게 세월호의 내부 상황을 알 수 있느냐, 나중에 공개된 세월호와 진도VTS간의 교신에도 그런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보 역시 단원고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바로 배안에 타고 있던 교감이 단원고로 전화를 해서 상황 보고를 했던 것이죠.

단원고 교감: "승선자 전원 구명조끼 입었습니다."(16일 오전 9시 26분)

 

(새창보기) http://www.huffingtonpost.kr/2014/04/18/story_n_5172001.html

이에 단원고와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언론으로 이 정보가 퍼졌고, 그런 뉴스가 뜨게 됩니다.

 

(단원고 상황판에도 9시 26분 교감과의 통화에서 '구명조끼 전원 착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의 태도가 너무 답답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음모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그런 행동은 사건을 밝히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웃음거리가 되면서 역공을 당할 수가 있죠.

 

지금은 음모론을 자제하면서, 정부에게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VTS(제주와 진도를 포함해서 세월호가 통신한 모든 VTS) 교신 내용 공개를 요구할 때입니다.

사실 이것과 세월호 선장과 선주(청해진해운)간의 통화 내용만 제대로 밝혀지면, 이번 사건의 실체는 완전히 밝혀집니다.

 

생존자 서모(54)씨: "지난 15일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 전북 군산 인근 바다를 지나던 배가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었다."


이런 생존자의 증언으로 미루어봐도, 세월호는 출항하자마자 배에 문제가 발생했고, 그런데도 운항을 강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은 이준석 선장 혼자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회사에 보고해서 지시를 받을 사항이죠.

따라서 선장과 선주와의 통화 내역, 세월호와 모든 VTS와의 교신 내역만 공개하면 됩니다.

정부 역시 일부러 음모론을 키우지 말고, 이 부분을 명확히 공개해 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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