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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세월호의 진실- 가족들의 정부 불신과 언론플레이

 

참단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별 성과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의 감정이 많이 격해져 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물병에 깡통 세례를 받기도 했고, 여러 공무원들이 욕설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실종자 가족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할까요?

단순히 자신의 가족을 찾지 못한 절박함때문에 이성을 잃고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실종자 가족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의 근거가 너무나 타당합니다.

우선 사고 당일(4월 16일) '전원 구조'라고 오보를 낸 것은 물론이고, 정부 책임자들의 말은 시시각각 바뀌었습니다.


(4월 17일)
이평연(서해해경 안전총괄부장): "지금 배에 공기를 넣어서 들어올리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의 구난협조업체가 있습니다. 그래서 배를 완전히 들어올리지는 못하고, 거기다 에어 컴프레셔라고 해서 공기를 쏴 붙여서, 그걸 묶어서..."

실종자 가족: "이봐요, 그게 몇 시간 걸려요?"

이평연: "내일 오전 중에 됩니다. 오전 중에 되는데, 내일 새벽에.."(4월 17일 발언)

 


원래 중대본이 맡던 컨트롤 타워의 역할은 스스로 신뢰를 잃고 해경으로 넘어갑니다. 이 이평연이라는 사람이 현장의 책임자급이 됩니다.
이 사람은 내일 새벽에 된다고 자신만만하게 큰소리를 쳤고, 실종자 가족들은 이튿날이 되면, 최소한 선내에 진입해서 실종자 수색이 가능하리라 믿게 됩니다.
하지만 이튿날 오전은커녕 3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구조 작업은 진행되지 못합니다.


(다음날 오전)

실종자 가족: "근데 그러면 거기 UDT나 다른 해경 잠수부대원들 아무도 지금 안 들어가고 있는 거에요?"

 

해양수산부 관계자: "민간 잠수부만 들어갔대요, 지금"

 

실종자 가족:  "아니 그럼 그 분들은... 알았어요. 지금 안들어가고 있는거죠?"

 

실종자 가족:  "구조대가 걔들(민간 잠수부)밖에 없고, 지금 아무도 UDT나 무슨 뭐 해경 잠수부나 아무도 없다는데 어떻게 된 거에요? 산소 뭐 아까 한다는 거 뭐였어요?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아무 것도 안하고 있네?"

 

 


(동영상 3:48초부터 해당 대화가 나옴)
뉴스타파 - 정부 재난관리시스템 불신 자초(2014.4.17)

 

위 동영상의 4:53초에는 더 황당한 내용이 나옵니다.
4월 16일 저녁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대책본부에 들러서 이렇게 묻습니다.
박근혜: "학생들이 구명 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학생들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보고를 받았고, 아마 바다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으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아마 해경의 '전원 구조'와 더불어 누군가가 사건을 축소해서 보고를 한 것 같습니다. 누가 이런 보고를 했는지, 추후에라도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그외에도 실종자 가족들의 참담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또다른 실종자 가족: "정부가 열심히 실종자 구조에 나서는 것처럼 언론에서 호도하고 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419161806247&RIGHT_COMM=R6


즉, 정부는 현지 상황이나 자신들의 무능 등으로 제대로 구조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언론플레이만 요란하게 한다는 것이죠.

그런 정부의 무능과 오락가락한 행태를 보여주는 또다른 동영상이 있습니다.


4월 18일 선체 진입 성공
중대본의 공식 발표: 식당칸까지 진입 성공

하지만 1시간 뒤에 해경은 이렇게 발표합니다.
"선체 진입 성공은 오보이다."

언론이 오보를 낸 것이 아니라, 정부 기관이 잘못 발표한 것이죠.


(동영상 0:30초부터 해당 대화 시작)
뉴스타파 - 계속되는 말 뒤집기...무능한 정부, 커지는 분노(2014.4.18)

고명석(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 "(오보가 난 이유가) 현장 상황이 시간차가 나서 약간의 그런 건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게 변명이 될까요?
시간차가 난다(서울과 진도의 이원 지휘)고 해서, 식당칸까지 진입하지 못한 것을 했다고 발표할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실수입니다.


게다가 정부의 우왕좌왕은 '선체 공기 주입'같은 아주 중차대한 문제까지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4월 17일 해경이 "12:30분 선체 공기 주입 시작"이라고 발표합니다.
그런데 해수부는 "오후 5시에야 기계가 도착한다."라고 발표합니다.
있지도 않은 기계로 거짓말을 한 것이죠.


정부가 오락가락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을 스스로 자초했습니다.
실종자 가족이 정부를 못 믿는 것이 오히려 당연해 보이네요.

 

그리고 중립적인 입장의 민간 다이버 역시 비슷한 내용을 말합니다.
민간 다이버: "민관 잠수부 600여 명 수색 시도는 사실이 아니다. 8명만 현장에 접근했다가 그냥 돌아왔다. 물살이 빨라도 시도했어야 했다."

http://enews24.interest.me/news/article.asp?nsID=390878

 


아마 현장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의 말처럼, 제대로 구조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일반 국민들에게 욕을 먹지 않기 위하여 엄청난 숫자의 다이버를 투입하고 있는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고, 언론 기관들 역시 이런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네요.


물론 정부의 입장도 있습니다.
선내에 갇혀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구조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희생되는 참변은 미연에 방지해야죠.


다만, 만약 유속이 너무 심해서 실질적인 구조 활동이 불가능하면, 처음부터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실대로 말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다이버 8명만 들어갔다가 나온 상황을 놓고, 600명의 수색 시도라는 '언론 플레이'는 실종자 가족들을 두번 죽이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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