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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31

 

김광규가 드디어 어머니를 위한 아파트 전세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지난 여름철부터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완성이 된 거죠.

 

하지만 계약을 할 때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합니다. 부동산일을 해봤던 김광규 역시 부동산 사기 사건으로 피해를 봤기 때문입니다.

등기부등본과 집주인 신분증도 확인하고 부동산 공제증서도 꼼꼼히 체크합니다.

 

이 정도로 하면 웬만한 사기는 막을 수 있지만, 김광규는 그래도 아직 불안합니다.

"당사자가 되니 정신이 없다.

돌다리를 계속 두드린 거죠.

이제 사기를 당하면 안 됩니다."

 

여기에 김광규의 진심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리고 인심 좋은 집주인의 도움으로 어머니를 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합니다. 집주인이 MBC 미술감독이라고 속이고는 어머니를 그냥 저녁 만찬에 초대하는 것으로 새집으로 데려오는 것이죠.

 

 

연세가 있는 김광규의 어머니이지만 염치 또한 매우 강합니다. 남의 집 구경할 때 안방을 보는 것은 실례라면서 바로 패스합니다.

오늘날 젊은 사람들에게는 별로 강하지 않은 생각입니다.

   

어머니가 이 집이 좋다고 하자, 김광규가 은근슬쩍 어머니에게 농담을 겁니다.

"엄마가 이런 집을 해줬으면, 내가 벌써 장가를 갔을 텐데..."

"그래, 니 말이 맞다. 엄마가 못 도와줘서 그렇다."

 

어머니의 말에 김광규는 오히려 당황합니다. 어머니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려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겠죠. 자식이 뭔가 잘못되거나 부족하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의 탓으로 돌립니다. 김광규 어머니 역시 김광규가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것이, 자신이 가난하고, 또 김광규를 가난하게 키워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다가 김광규가 이 집을 샀다는 거짓말에 크게 놀랍니다.

하지만 김광규의 기분 좋은 사기 행각은 결국 말실수로 들키고 맙니다. 집을 샀다고 했으면서, 집주인이 나갈 때 도배를 해준다고 했죠. 결국 눈치빠른 어머니가 전세 계약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비록 전세라도 어머니를 달동네에서 무려 47년 만에 탈출(?)시킨 김광규의 효도는 빛을 바라지 않을 것 같네요.

 

김광규의 걱정은 오직 두 가지입니다. 추운 겨울날 어머니가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집, 그리고 너무 계단이 많은 달동네를 올라가기에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어머니의 건강.

이제 김광규 어머니는 김광규의 바람대로 관리비를 걱정하지 않고 따뜻하게 겨울을 났으면 좋겠네요. 

 

김광규가 자신을 효자로 칭찬하는 집주인에게 한 말에, 김광규의 진심이 묻어납니다.

"() 불효자에요. 좀 더 일찍 해드렸어야 했는데..."

 

 

사실 김광규 정도만 되어도 남들로부터 효자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할 겁니다.

하지만 김광규는 어머니 앞에서는 언제는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들이 무언가 잘못하거나 부족하면, 어머니는 항상 당신 탓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 앞에서 김광규를 비롯한 모든 자식들은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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