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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113회에 신승훈이 출연해서 자신의 인생과 음악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솔직히 초반에는 그의 가벼움에 약간씩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김민종과 강타, 신혜성을 데리고 한강에서 비둘기 모이를 줄때 울음소리로 유혹했다는 에피소드(한강 신세계 발언)는 그렇다 치더라도,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좋아하는 모습이나 다비치 강민경과 열애설에서 강민경의 이름이 먼저 언급되었다고 발언하는 점에서 꼰대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아마 신승훈이 스스로 고백했듯이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강박관념으로 일부러 그런 예능적인 면을 강조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경규의 우려대로 '녹화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깊이는 떨어질 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핑클의 성유리를 집으로 초대해서 자신이 요리를 하는 동안에 일본 공연 DVD를 보게 했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은 더욱 뚜렷해졌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승훈이라는 가수, 더 나아가 음악인의 본 모습이 뚜렷하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신승훈은 자신이 가수로 데뷔한 계기를 고백합니다. 어린 아들에게 기타를 선물한 신승훈 아버지는 아들이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반대합니다. 신승훈이 라이브카페 가수로 학비를 아르바이트로 벌겠다고 하니까 간신히 허락하죠.

결국 신승훈은 대전의 라이브카페 6곳을 돌면서 자신의 꿈을 키웁니다.

확실히 신승훈은 황금 성대와 음악적 감각을 타고났습니다. 그의 타고난 재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신승훈은 자신의 재능에 취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라이브카페를 찾아온 팬들의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서 그들에게 최적화된 노래를 선물하기 위하여 자신을 항상 갈고 닦았습니다.

 

그것이 오늘 힐링캠프에서 20대 아가씨 팬, 40대 아줌마 팬, 술 취한 남성팬들을 위한, 올드 팝과 가요, 트로트까지 자유자래로 부르고, 심지어 30여명의 모창이 가능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굉장한 겁니다. 한국의 어떤 가수도 신승훈만큼 원곡 가수의 특징을 정확하게 짚어내면서 30여명이나 되는 사람의 모창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승훈은 다른 사람의 장난마저도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바로 듀엣곡을 신청한 사람을 위하여 여자 파트까지도 혼자 소화해낸 남녀 혼합 모창을 선보인 거죠. 다른 사람은 장난식으로 신청했을지 몰라도, 신승훈은 그 요구에 부합하기 위하여 자신을 갈고 닦아서 내보인 작품이죠.

 

이러한 노력의 근간에는 신승훈이 팬들의 다양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결국 타고난 황금성대에 절차탁마하는 노력으로 신승훈은 모창의 신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아우리는 천의 목소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점에서 신승훈은 결코 멈추지 않고 또다시 특이한 점을 보입니다. 바로 감기에 걸렸을 때조차 거기에 맞는 목소리를 찾아서 새로운 허스키한 목소리를 발견해 냅니다. 보통 감기에 걸리면 '좀 쉬어야지.', '빨리 회복하는 게 우선이야.'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대응 방식이네요. 정말 발라드의 황제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이런 신승훈이지만 도움을 받은 선배는 있습니다. 바로 가왕 조용필입니다. 사실 신승훈이 음악적으로 완성된 다음에 조용필을 만났기에, 음악적인 영향은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할 수 있는 정신을 조용필로부터 자극받은 것이죠.

조용필: "네 라이벌은 누구냐?"

신승훈: "(또래의) 심신, 윤상입니다."

조용필: "난 너의 라이벌이 안 돼?"

 

솔직히 라이벌이라는 말은 또래나 엇비슷한 사람들끼리 쓰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라이벌을 항상 신경쓰고 경계의 끈을 놓치지 않죠. 하지만 조용필은 까마득한 후배에게 자청해서 라이벌이라는 소리를 합니다. 정말 가왕다운 넓은 배려이고, 어린 후배 가수의 자부심을 크게 북돋을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결국 이에 크게 용기를 얻은 신승훈은 일본 진출까지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은 물론이고, 라이벌인 조용필을 '넘어서기(?)' 위하여 더욱 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오늘날 신승훈을 만든 것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성대와 음악적 재능외에도 본인의 노력이 모두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입니다(거기에 살짝 덧붙이자면, 조용필의 조언 역시 도움이 되었죠). 만약 자신의 재능을 믿고 노력을 등한시했다면, 결코 신승훈은 신승훈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신승훈은 확실히 한물 간 느낌이 있습니다. 2000년의 I Believe 히트 다음에는 그 이전같은 뚜렷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승훈이 유지하는 자신의 색깔과 엄격한 자기 검열 등은 그를 보통의 뮤지션과는 차원이 다른 발라드의 황제로 자리 매김하기에 충분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7장의 밀리언셀러 앨범이나 그 이후의 음악에서도 표절시비가 한번도 나지 않았던 '깨끗한 음악'을 했네요.

 

게다가 이제까지 CF 광고에도 한번도 출연하지 않았습니다. 광고의 상업적인 측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모두 찬성하지는 않더라도, '내 음악을 사람들이 듣고 싶지 않을 때조차 무작위로 들려주는 것은 싫다.'라는 신승훈의 신념만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이제 후배 양성의 희열을 알게 된 신승훈입니다. 앞으로도 자신의 음악은 물론이고 후배들을 통하여 좀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음악의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을 기대합니다.

p.s 그리고 본인의 소원대로 이제는 짝을 찾아서 본인의 외로움을 달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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