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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김보성의 의리, 16년만에 알게된 함지기 사연

자기야 백년손님 204회에서 함익병과 남재현, 김보성 등이 처가로 강제 소환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자기야의 에이스인 함익병 이야기입니다.

언제나 장모인 권난섭 여사에게 잔소리를 엄청 퍼부어 댑니다. 장모는 하다못해 먹는 거 하나 제대로 못 먹고, 급기야는 "누구를 위한 강제 처가 소환인가?"라고 말합니다. "다행이다. 2주에 한 번씩 와서..."

 

그리고 함익병이 여자의 자존심이라는 냉장고까지 몽땅 뒤집어엎어 버립니다. 그와중에 김밥 먹으러 온 며느리인 한성옥마저 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함익병이 이러는 것은 늙고 뚱뚱한 장모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잔소리라도 이렇게 말을 걸어주고, 먹는 것과 생활을 보살펴주는 것은 장모에 대한 사위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죠.

 

그런데 확실히 함서방은 밑에서 언급할 남재현과 김보성과는 다르네요. 보통 처가집에 간 사위들처럼 서먹서먹하거나 수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전문적인 직업에서처럼 아주 능동적으로 움직이는데, 그것이 장모를 더 괴롭히는(?) 결과를 낳네요.

 

 

그리고 후포리로 간 남서방, 남재현의 경우는 함익병과는 정반대입니다. 자신의 직업에서는 철두철미할지는 모르지만, 집안일과 밭일 등에는 영 젬병입니다. 처음부터 성실히 할 생각이 없는지 자꾸 빠져나가려고 틈만 봅니다.

 

그런데 아마 어렸을 때부터 육체노동이 몸에 익지 않은 대부분의 사위들이 이 남재현과 비슷할 거 같네요. 오히려 함익병이 특수한 케이스죠.

 

그런 남서방이지만, 장모를 위한 마음만은 함서방에 전혀 못지 않습니다. 오늘 장모님을 모시고 네일아트샵과 화장품 전문점에 간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습니다. 더구나 시골 경제에 기여하고자 현금을 사용하는 모습에서, '더불어 살자'라는 마음까지 느껴져서 더 좋았습니다.

아내의 설명이 없었다면, 이런 좋은 취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갈뻔 했네요.

 

 

함서방과 남서방 모두 좋은 사위이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김보성, 김서방이었습니다.

김보성은 함서방처럼 일을 잘 하지도, 남서방처럼 땡땡이를 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장인과 장모가 어려울 뿐입니다.

실제로 저번주에 혼자 슈퍼마켓을 볼때는 열심히 봤었죠.

물론 남서방처럼 육체 노동에 처해진다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오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바로 김서방이 장인어른과 16년만에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장인이 생전 처음으로 꺼낸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내가 자네한테 미안한 점이 있었다. 16년전에 딸을 시집보낼때 당시에 파산 위기에 놓여 있었다. 평생 모은 돈을 한번에 (잃었다.)"

 

결국 함값마저 없었던 장인은 김보성에게 혼자 함을 지고 오라고 부탁했니다.

 

의리를 중시하는 김보성이기에 주위에 친구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아마 함지기를 자처할 친구들 역시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김보성은 한마디 묻지도 않고, 그대로 수행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십육년이 지난 지금에야 알게 되는 거죠.

 

그리고 김보성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가 왜 갑자기 눈물을 보였을까요?

십육년만에 이런 이야기를 해준 장인이 고마워서일까요?

 

아닙니다.

김보성은 당시 파산 직전이었던 장인이 느꼈을 '가장의 책임감'이 공감되어서 울게된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아내에게 전화해서, 왜 자신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따집니다. (아내 역시 자신의 집안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죠.) 비록 김보성이 2000cc 이하 차만 타겠다는 다짐으로 빵 터지기는 했지만, 김보성의 진정성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김보성은 너무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마초 스타일로 은연중에 거리감이 느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약간의 비호감 캐릭터가 되고 말았죠) 하지만 오늘 보인 자기 가족에 대한 의리, 혼자 함을 지고 갔던 일이나, 결혼식 비용을 혼자 모두 계산한 것, 아내가 혼수품으로 달랑 TV 한대만 가지고 오게 한 점은 그가 장인에게 한 이야기가 진정성이 있었다는 걸 느끼게 하네요.

"딸 주신 것만으로 감사합니다."

 

김보성은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결혼했던 거 같습니다.

아마 당시 처가가 파산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그대로 결혼했을 거 같네요. 요즘같이 물질주의가 횡행하고 결혼을 장사로 생각하는 남자(와 여자)들에게 김보성의 진정성과 의리는 멋진 본보기가 될 거 같습니다.

여자는 이런 남자를, 그리고 남자도 이런 여자를 결혼 상대자로 만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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