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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토론배틀4

대학토론배틀4 12강전- 염건령와 성범죄자 알림e 실효성 토론

 

대학토론배틀 시즌4 3회의 마지막 토론입니다. 심사위원은 이철희(저번 주와 동일), 오미영(가천대학교 언론 영상광고학과 교수), 정희준(동아대학교 교수, 시사토크 어퍼컷의 MC) 등이 보고, 대학생들과 토론할 스페셜 게스트로는 염건령 범죄학자가 나왔습니다.

 

주제는 '성범죄자 알림e 실효성 논란'이고, 참가한 대학생 팀은 연세대 토목들(박재현), 단국대 불가당(김우종), 원광대 아웃브레인(최서영), 서울대 소통령(한재연)입니다.

 

이 토론을 한 마디로 평한다면, 중구난방과 오락가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체적인 맥락 파악이 필요합니다.

성범죄자 알림e가 왜 나왔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배경지식으로, 성범죄자가 약물치료에도 별효과를 보지 못하고 재범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약물치료가 제대로 된다면, 굳이 성범죄자 알림e나 전자발찌 등의 방법이 나올 필요가 없겠죠.

 

이 토론의 주제에 대하여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자세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성범죄자 알림e의 효과보다 개인의 인권 침해의 폐해가 더 크니 이를 없애고, 다른 대안을 찾자.

두 번째, 개인의 인권 침해에 비해 현재 실효성이 너무 낮으니, (이를 보완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자.

 

 

어찌 되었든, 대안 제시가 중요한 토론이었습니다.

만약 학생들이 첫 번째 자세를 선택했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야 했습니다. , 성범죄 재범률이 13.6%라면, 그 나머지, 86.4%는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나머지 사람들의 인권 침해의 구체적인 상황을 논거로 제시했으면 좋았습니다.

(대상자와의 인터뷰 제시. 만약 그 가족이라면 더 좋습니다. 옥석이 구분되지 않은 인권침해 통계는 별효과가 없습니다.)

(방송에 편집된 부분이 많고, 염건령 범죄학자가 학생들의 자료 수집은 아주 훌륭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방송에 나가지 않는 부분 중에 위의 사항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중처벌에 대하여 너무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 역시 에러였습니다.

특히, 박재현(연세대)은 모두발언에서부터 헌재의 판결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중처벌에 너무 집착했습니다.

 

"그 당시 헌재의 판결은 5인의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냈고, 그때보다 신상공개 범위가 확대됐기에 지금 재판한다면 다른 결과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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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기서 5인은 4인을 잘못 말한 단순 실수겠죠?)

어쨌든 박재현은 토론에서 추측을 주장합니다. 이러한 추측에 토론 상대자가 ", 그럴 수도 있겠군요."라고 대답할리는 없죠.

토론에서 추측이나 가정은 제외해야 한다가, 기본적인 법칙이죠.

 

박재현(연세대)의 발언은 계속됩니다.

"제 생각에도 이 제도는 일반예방효과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셨다시피 성범죄자는 정신질환이나 소아애호증 같은 특수한 경우가 많아 교화가 힘듭니다.

, 10년 후에 질병이 치료돼서 성범죄자가 안된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10년 동안 망신주고 국민들이 알아서 하기 보다는, 치료를 통한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배경 지식에 대한 부족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약물로 치료가 완벽하게 된다면 괜히 다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엔 염건령의 발언을 살펴보겠습니다.

"외국 같은 경우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는 심리적 압박 효과가 있다. 신상공개를 했을 때 아동과 여성에게 접근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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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의 진의를 모르겠습니다.

만약 신상공개를 통해서 아동과 여성에게 접근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져서 '범죄가 줄어든' 연구결과가 있다면, 이번 토론의 주제 '성범죄 알림e의 실효성 논란'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효성이 충분하니 말입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오해하고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번 토론에 대해서 중요한 맥락만 짚어보겠습니다.

토론에서 언제부터인가 전자발찌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토론 참가자 다섯 명이 모두 제대로 개념을 세우지 못하고 이야기합니다.

성범죄자 알림e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사이트이고, 전자발찌는 과거 성범죄를 저지른 자의 몸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여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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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건령: "최근에 여자가 한명 자살했다. 여성은 전자발찌를 차게 되면 다 노출되기 때문에 (치마를 입거나 사우나 등의) 사회활동을 거의 할 수 없다."

 

전자발찌의 목적은 위치정보 수집입니다. 만약 이것이 그 목적 이상의 과잉 처벌(혹은 이중처벌)이 된다면, 이것을 폐지해야 한다고 학생들이 주장했어야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이 너무 의외였는지, 아무도 지적하지 못하더군요.

 

사실 이러한 일이 정말로 있었다면, 국가에서 배상해야 할 문제라고 보입니다. 그 자살했다는 여성에게 국가는 단지 전자발찌를 채웠을 뿐이지, 주위 사람들에게 그 여성의 전력에 대해서 알려주려고는 하지 않았으니까요.

(전자발찌의 모양이 문제가 된다면, 더 소형화하거나 다른 부위에 부착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은 최서영(원광대)의 대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최서영은 민간 업체에서 만든 '성범죄자 예방 어플리케이션' 자료를 제시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는 나오지 않아요. 하지만 이 몇 미터에 성범죄자가 누가 있고, 이 거리에서 몇 건의 성범죄가 일어났고, 그리고 위험한 경보를 울려준다거나, SNS를 통하여 실시간 위치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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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건 좀 이상하네요.

정말로 민간 업체가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나요?

도대체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까요?

국가가 관리하는 성범죄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었다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성범죄자 알림e는 성범죄자의 사는 곳과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사이트고, 전자발찌는 국가에서 따로 관리하는 위치추적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위의 최서영의 발언은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자세히 안 나오는 대신에 성범죄자가 나에게 접근하면 바로 경보를 알려 주는 것처럼 묘사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몇 미터에 성범죄자가 누가 있고" 란 구절은 좀 많이 이상하네요.)

 

인터넷 서핑을 좀 해보니, 다행히 개인의 정보 유출은 없었습니다.

최서영은 아마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어플 혹은 그와 비슷한 어플을 잘못 설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 어플의 특징은 성범죄자가 아니라, 성범죄 발생 지역이나 바바리맨 출몰지역, 우범 지역 등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어플입니다.

(, 대상이 성범죄자가 아니라, 과거 성범죄 발생 지역입니다.) 

염건령은 단순 범죄학자이기에 IT쪽에 대한 지식이 약한 것처럼 보이네요.

 

 

하지만 최서영(이 말했다고 생각되어지는)의  제안을 좀 더 구체화시켜 보겠습니다.

만약 젊은 여자가 어두운 골목길을 가는데, 전방 10미터 앞에서 젊은 남자가 나타납니다. 동시에 성범죄자 알림이 울리면서, 주위에 성범죄 전과자가 한명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당연히 이 젊은 남자가 그 대상자겠죠.)

그렇다면 그 청년은 정말로 사회생활을 못하게 되고, 이중 처벌을 제대로 받게 되는 겁니다.

오늘 토론 내내 학생들이 떠든 개인의 인권은 도대체 어디로 갔나요?

(100미터 내에 사람 여러 명일 때 알람을 알려주는 것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성범죄는 여러 명 있을 때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그 다음에 박재현(연세대)이 대안을 제시합니다.

1단계- 징역형을 받는 동안 재소자 치료

2단계- 석방 후 치료 및 보호 관찰

3단계- 보호관찰 후 사회복귀를 위한 치료

그 과정에서 인지행동치료요법, 심리교육, 약물치료가 이뤄진다면 '성범죄자 알림e'보다 더 실효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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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지금 시행하지 않고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현재도 치료를 하고 있고, 보호 관찰과과 지속적인 치료를 하고 있지 않나요?

더구나 현대 의학으로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는 배경 지식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더 짚겠습니다.

 

 

제가 대안을 하나 제시할까요?

성범죄 경력이 있는 한 명당 세명의 일반인을 고용해서 24시간 감시한다. 그렇게 되면 재범률이 거의 0%로 떨어지고, 고용율은 크게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전편에서 임찬혁이 젊은이의 패기로 과감하게 병역세를 거둬야 한다는 발언이 생각나서 저도 이런 말을 한번 해봤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방법인가요?)

   

어쨌든 이 토론의 1등은 토목들(박재현, 연세대), 2등은 아웃브레인(최서영, 원광대)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게다가 토목들은 6강 진출 팀 중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네요.

 

사족을 더 붙이면, 주최 측의 이상한 편집 방식과 변변찮은 주제 선정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대회는 이상한 점이 너무 많네요.

(사실 오늘 올리는 두 편의 글도 올리지 않으려고 하다가 올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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