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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토론배틀4

대학토론배틀 시즌4 24강전 다트머스대 대 서강대

 

대학토론배틀 시즌4 제 2회가 어제 방송되었습니다. 이제 24강전이 끝나고 12강 진출자가 가려졌네요. 총 6부작인데, 벌써 2부가 끝났습니다.
이번 24강 토론 주제는 '배드 아이디어, 굿 아이디어'
황당한 Bad IDEA를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해 Good IDEA로 바꿔라!

 

 심사위원으로는 배상민(카이스트 교수)와 이철희(정치평론가), 김희재(추계예술대학 교수, 시나리오 작가, 올댓스토리 대표) 등 세사람이 맡았습니다.
심사 포인트로 배상민은 창의력과 상대방에게 좋은 아이디어 제시하는가를,
이철희는 사례 제시를 통한 공감대 형성과 논점을 이끌어 가는 주도권 행사 여부를,
김희재는 주제가 분명한가와 증명 과정의 논리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심사위원들마다 조금씩 틀리네요.

 

배상민의 경우 디자이너답게 창의력과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중점으로 본다면, 김희재의 경우는 논리력, 이철희는 공감대와 주도권 행사를 중심으로 보는군요.

제일 첫번째 주제는 'SNS를 사용하지 않고 빌 게이츠와 친구 되는 법을 구상하라'이고, 맞대결할 팀은 풍문으로 들었소(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전범선, 방정대, 최소영 등)와 발칙한 젊음(서강대학교, 고운정 등)입니다.

 

 

다트머스대

 

먼저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에서 시작합니다.
인지상정의 정에서 그 해답을 찾아서 빌 게이츠에게 밥상을 차려 줍니다.

"어릴 적부터 빌게이츠가 만든 제품을 써왔고, 지금 여자친구도 메신저가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이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밥상을 차리면, 아무리 바쁜 빌 게이츠도 거절하지 못할 겁니다."

프리젠테이션 도중에 시애틀의 현지 사진, 집앞 공터까지 탐색한 사진까지 제시합니다.
또한 빌 게이츠를 초대하기 위하여 전서구(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사용합니다.


발칙한 젊음(이하 발칙)에서 빌 게이츠와 친구가 되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고스톱'입니다.

 

 

고운정

(주머니에서 화투장을 꺼내는 것은 스티브 잡스를 보고 배운 모양입니다.)

발칙은 3단계 방법으로 세분화시켰습니다.
1단계 - 못 먹어도 고
빌 게이츠의 취미는 카드게임(브리지)인 것을 조사해서 파악함
게다가 승부욕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도.
그의 성격과 취미를 이용해서 브리지 게임으로 승부를 벌이자고 제안함

2단계 - 한판 승부
카드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면 나의 비법은 '고스톱'이라고 설명함

3단계 - 고고 고스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고스톱
고스톱 매력에 빠지면 친구 되기 게임 오버


풍문과 발칙은 서로 공격을 주고 받습니다.
풍문의 공격
'빌 게이츠는 은퇴 후에 게임보다는 독서를 즐겨한다.'

젊음의 반격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절친이 된 가장 큰 매개체도 브리지 게임이다.
게다가 각종 브리지 게임 대회에 참여한다.

풍문
바쁜 빌 게이츠라서 고스톱을 할 시간은 없지만, 밥 먹는 시간은 있다. 또한 밥까지 차려준 그 정성을 거절하기는 힘들다.

젊음의 공격
빌 게이츠의 식성을 고려해서 밥상을 차렸는가?

풍문
우리가 준비한 밥상은 수라상

젊음의 공격
시식코너에서 시식을 한다고 시식코너 아주머니와 끈끈한 정이 생기지는 않았다.
놀이에 대한 즐거움으로 정이 생길 수 있다.

풍문의 공격
1. 고스톱은 시간이 많이 투자되는 게임이라는 것
2. 처음보는 동양인들이 고스톱 게임을 하자고 할 경우에 순순히 응할지도 의문입니다.

젊음... 방어
빌 게이츠는 어릴 적부터 승부욕이 엄청 강하다.(3살 때 별명이 트레이였다.)

 

왜 tvN에서 이 두조를 24강전의 첫 조로 방송에 내보냈는지 알겠습니다. 풍문의 '밥상' 아이디어나 발칙의 '고스톱' 모두 방청객들로부터 큰 웃음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창의적인 발상은 좋았지만, 논지 전개가 부족하더군요.

예를 들어서 이번 대결에서 패한 풍문의 입장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빌 게이츠가 승부욕이 강한 것은 사실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자체 개발 상품보다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와서 포장만 바꿔서 판매할 정도로 위험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하다.(윈도우, 엑셀을 비롯한 거의 전 제품)

혹은

고스톱을 치면 당연히 돈이 따라와야 하고, 사람이 돈을 잃으면 기분이 나빠진다.
만약 당신들이 일부러 빌 게이츠에게 져서 돈을 잃어준다면, 빌 게이츠의 기분은 아주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친구관계인가? 그를 이용하기 위하여 억지로 만드는 친분이 아닌가?

와 같은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했습니다.


더욱이 젊음에서 제시한 실제 사례는 너무나 공격받기 쉬운 사례였습니다.

- 같은 팀의 박형민의 경우 절친한 친구가 7명인데, 2명은 대학친구, 5명은 고등학교때 고스톱을 같이 쳐왔던 친구들이다.

 

이렇게 젊음은 사례를 제시했지만, 만약 풍문에서 이런 공격을 했으면 어땠을까요?

나는 고스톱으로 패가망신한 사람을 아주 많이 봤다.
영화 타짜도 보지 못했는가? 만약 빌 게이츠와 고스톱을 치다가 손을 자르자고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렇게 되면 방청객들의 호응은 물론이고, 일반 사람들의 가치관에 의해서도 우월적인 지위에서 지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것들은 그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두 팀 모두 기본적인 사항에서 아주 부족하네요.

두 팀은 일단 빌 게이츠에 대한 조사를 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풍문에서는 밥상을 놓을 장소로 시애틀 현지의 빌 게이츠 집앞의 빈 공터까지 위성사진으로 확보했고, 발칙은 빌 게이츠가 브리지 게임 대회에 자주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살 때 별명이 트레이일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는 '정보'를 알게 됩니다.

 

두 팀다 아주 디테일한 정보까지 확보했지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정보를 무시하네요.
빌 게이츠는 은퇴를 하고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들여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서 여러가지 공익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 빌 게이츠가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는 곳은  그가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사용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재단 이름에서 빌은 자신의 아내인 멜린다를 아주 사랑하거나 혹은 존중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정보란 이렇게 파악해야 하는 거죠.)

또한 조금만 조사해보면 빌 게이츠는 TED강연에서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사람들에게 갑자기 모기를 풀어놓았다는 사실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말라리아 퇴치약에 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다고 접근할까요?
아니면 멜린다가 자주 다니는 미용실부터 가서 멜린다와 친분을 쌓을까요? (실제로 멜린다 역시 아프리카 지원활동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심지어 TED 강연에서 NGO 역시 코카콜라의 마케팅 방법을 배우자고 역설합니다. 멜린다가 아주 좋아할 주제죠.)
(굳이 처음부터 빌 게이츠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닙니다.)


이렇게 정보를 통해서 빌 게이츠의 머릿속, 그가 관심있는 분야를 알게 된 후에 비로서 접근 방법으로 이십대의 발칙한 상상력을 사용하는 겁니다.

 

 

배상민

 

배상민 교수의 평은 "풍문팀이 친구 관계를 시작하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강점이 있는 것 같고, 젊음팀이 콘텐츠나 관계를 깊게 만드는 쪽에 더 나은 것 같아요." 이었습니다.
결국 발칙한 젊음 팀이 승리하고 12강으로 진출하네요.
그래도 풍문팀의 패배후 뒷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자신들을 이긴 발칙팀을 우승까지 응원하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패배로 기가 죽은 모습이 전혀 없네요.

 

그리고 비록 패배는 했지만, 제일 마지막에 관중과의 소통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서 24강전 MVP가 됩니다.

(2화의 글의 양이 많은 관계로 나머지는 조금 후에 포스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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