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이야기들/핫이슈

부처님오신날과 크리스마스의 공통점과 차이점

부처님오신날(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알면 각 종교의 특징까지 파악할 수 있죠.


먼저 부처님 오신 날은 음력 사월 초파일입니다(4월 8일).

양력으로는 매년 변하죠. 


2014년 5월 6일 (화)

2015년 5월 25일 (월)

2016년 5월 14일 (토)

2017년 5월 3일 (수)

2018년 5월 22일 (화)

2019년 5월 12일 (일)

2020년 4월 30일 (목)


2015년은 주말과 연계되어 있고, 2016년은 토요일이지만 대체 휴일제에 적용되지 않네요.

(원래 대체 휴일은 설날과 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그 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함)


부처님오신날 시리즈가 3편에서 이어집니다.

석가탄신일 유래와 부처님오신날 등다는 이유


(스폰서 링크)

, ,

아무튼 부처님오신날은 정확하게 말하면 부처님 생일날이 아닙니다.

불교 경전을 보면, 석가모니 부처가 태어난 날을 2월 8일 혹은 4월 8일로 적고 있는데, 달력의 차이로 인해 당시의 4월 8일은 현재의 음력 2월 8일이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인도 등지에서도 예로부터 음력 4월 8일을 석가탄신일로 기념해서 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이 날이 '부처님이 태어난 날'이라는 의미보다는,

싯타르타 왕자가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의 경지에 도달한 음력 12월 8일'의 의미를 더하여, '사월 초파일'을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기념하는 것이죠.


사실 불교는 '인간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종교'입니다.

따라서 그 '깨달음'을 언제 얻었느냐도 굉장히 중요하죠.

(밑에서 추가 설명)




부처님오신날 사진


그런데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역시 원래 12월 25일이 예수님이 태어난 날(생일)이 아닙니다. 원래 기독교의 성경에는 예수님의 생일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죠.


하지만 후대에서 12월 25일을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이라고 지정하여 대대적인 축제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 기독교나 불교나 처음부터 주류 종교가 된 것도 아니고, 또한 2천여년 전에는 기록물도 많이 없었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기독교의 교리에서 예수님은 구원자, 절대자입니다.

원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대신 십자가에 못이 박히신 분이죠.

따라서 예수님의 생일에 대하여 신자들은 감사하는 마음과 '죄사함을 받았다'는 마음으로 축하를 합니다.



반면에 불교의 교리는 이와 다릅니다.


먼저 부처님이 탄생하자마자 일곱 발자국을 걸으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칩니다.


훗날 부처님의 가르침을 압축한 상징적인 사건이었죠.


즉, 당시에는 '신 중심의 인간관'이 절대적인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부정하고,'인간 중심'을 외친다는 '핵심'이 들어 있죠.



또한, 부처님의 인간 선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고 

인간으로 성장하였으며

인간으로서 붓다를 이루었다.


즉, 스스로 신으로 주장한 적도 없고, 신의 아들 혹은 신의 권위를 빌린 적도 없습니다. 철저하게 '인간으로 시작해서 인간으로 살다가 부처가 되었다'는 뜻이죠.


여기에서 불교의 '인간 중심'의 교리가 잘 드러납니다.



참고로 부처님의 생애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부처님의 아버지가 왕자를 낳자, 선인(선지자)들을 궁에 초대합니다.

그러자 선인들은 이렇게 예언을 합니다.


"싯타르타 왕자(훗날 석가모니)께서는 앞으로 훌륭하게 자라셔서 전륜성왕(온 세상을 덕으로 다스리는 훌륭한 왕)이 되실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궁을 떠나 수행자의 길을 택하신다면, 깨달음을 얻어 온세상에 빛을 비추는 부처가 될 것입니다."


정말 굉장히 좋은 예언이네요.

하지만 왕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싯타르타 왕자가 수행자가 되면, 품을 떠난 자식이 되기 때문이죠.



결국 왕은 싯타르타 왕자가 온갖 부귀영화를 모두 누릴 수 있게 손을 씁니다.

이 방법만이 왕자를 궁에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었죠.


부처님: "나는 자라면서 아주 호사스런 나날을 보냈었다. 아버지의 왕궁에는 (중략) 모두가 나를 즐겁게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중략) 나는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장마철에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불교성전>


왕이 특별히 신경을 썼으니, 싯타르타 왕자는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와 아름다운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싯타르타 왕자가 어느날 성의 동문밖으로 나가다가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마부: "왕자님, 저 사람은 노인입니다. 왕자님이나 저 역시 나이가 들면 저렇게 늙어갈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늙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싯타르타 왕자는 모든 인간이 늙는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도 그 '늙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 다음에 왕자는 남문에서는 병자를, 서문에서는 죽은 자를 만나고, 북문에서는 수행자(행복을 찾기 위하여 집을 떠나 수행하는 사람)를 만나게 게 됩니다.


결국 왕자가 '사람의 최대 문제점'인 생로병사를 알게 된 것이죠.


만약 사람에게 '늙음과 병듦, 죽음'이 없다면, 무엇이 고민일까요?



결국 싯타르타 왕자는 '생로병사'를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인식하고, 출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처님은 열반에 들기 전에 이런 말씀을 남깁니다.

"진리와 자기 자신에게 의지할 것이며, 나에게 의지해서는 안 되며,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끊임없이) 정진하라."


즉, 마지막까지 인간이 의존적이지 않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조계종을 비롯하여 상당히 많은 종파들이 부처님을 '신'이 아니라 다만 '깨달음을 이룬 선각자'로서 석가모니를 받들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처님 역시 스스로를 신이라고 칭한 적이 없죠.

인간은 누구나 깨달음만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불교의 핵심 교리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