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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토론배틀4

대학토론배틀4 최종예선전(48강전)

 

대학토론배틀 시즌 4에서 하루 만에 예선전과 예심 2라운드(48강전)을 같이 방송했습니다. 이런 빠른 진행 좋아합니다. 하긴 6주 만에 모두 방영해야 하니, 시일이 촉박한 면도 있겠네요.

 

 

예심 2라운드는 오상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강용석, 우실하, 남궁연, 임윤선 네 명의 심사위원들이 공동을 심사를 맡았습니다.

 

대학토론배틀 오상진

여기를 통과한 팀들은 24강전에 진출하게 됩니다.

 

"2013 대학을 논하다"의 네 가지 주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캠퍼스 내 애정행각! 개인의 자유인가 vs 규제해야 하나

 

2. 멘토 권하는 사회! 20대에게 멘토는 필요한가 vs 필요악인가

 

3. 2013년 대학이 가야할 길! 진리의 상아탑 vs 취업사관학교

 

4. 대학생 신용불량 4만 명 시대!

개인이 책임져야 하나 vs 사회적 구제가 필요한가

 

 

첫 번째 주제, 캠퍼스 내 애정행각을 가지고, 열두 개 팀이 토론을 벌입니다.

이걸로 맛 붙는 팀은 토목들(연세대)과 로고스(카이스트).

먼저 토목들의 김경애 학생이 시작합니다.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

 

김경애

 

김경애: "작년에 한 대학 캠퍼스에서 성관계를 나누던 사람들이 사진이 찍혀서 인터넷에 일파만파로 유포가 되었었죠. 진리의 장인 대학에서까지 우리는 그런 모습을 봐야 하나요?"

 

김정용

다음은 로고스의 김정용 학생입니다. (개인의 자유라는 입장)

김정용: "우선 애정과 규제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애정행각이라는 것도 매우 애매하고 두루뭉술하여 규제항목을 정하기에 어렵다고 봅니다."

 

두 사람의 모두 발언은 별로 강력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김경애 학생의 발언은 큰 실수나 다름없습니다.(밑에서 좀 더 설명하겠습니다.)

그런데 김정용이 처음부터 흥분을 하면서 논지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결국 김경애가 어부지리를 얻게 되어서 승리합니다.

 

 

만약 김정용이 '대학이라는 장소가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위치를 부여 받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경애의 '진리의 장' 운운을 공격했으면, 아마 흐름을 손쉽게 가져 왔을 겁니다.

 

이 부분은 뒤에 심사위원인 임윤선 변호사가 짚어줍니다.

"카페에서의 애정행각은 괜찮나요?"

 

임윤선

김경애: "그 부분을 불쾌하게 여겼다면 손님들이 클레임을 제기하였을 것이고, 카페 측은 따로 대안을 마련할 겁니다."

 

김경애의 답변은 위기 속에서 임기응변으로 좋았지만, 만약 심사위원이 아니라 토론 상대자와의 토론 도중에 나왔다면, 바로 공격을 당했을 말입니다. , 대학 역시 카페처럼 소속 구성원들의 의사에 따라 (법적 구속력 없이) 해당 학생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더 나아가 대학이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면, 공원, 빌딩옆, 골목길에서의 애정표현 역시 같은 제재조치를 받아야 하는가란 문제와 연결될 수 있겠죠.

 

사실 이런 공격들은 ''에 불과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김경애 학생은 모두 발언부터 큰 약점을 보였으니까요.

 

김정용: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 두 사람은 사진과 동영상이 유포되어서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법적 제재 없이 그러한 행위를 근절할 수 있지 않을까요? (꼭 법이 만능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라든가

 

"그런 동영상이 퍼진 것뿐만 아니라, 현재 대학 내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애정표현을 하는 은밀한 곳에 CCTV 촬영 중이라는 팻말만 걸어 두면, 그러한 애정행각의 대부분을 근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김정용이 흥분하지 말고 이런 식으로 대응했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네요.

 

 

두 번째 토론 주제는 "2013년 대학이 가야할 길! 진리의 상아탑 vs 취업사관학교"입니다.

풍문으로 들었소(미국다트머스대학교)의 전범선 학생과 T.O.E.F.L (서강대학교)의 방영석 학생이 붙습니다.

 

전범선: 현재의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진리의 상아탑을 강요할 수 있을까?(취업이 안 되지 않은가?)

 

전범선

방영석: "현실적으로 대학에서 그러한 학문을 배워야 한다는 통계는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학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통계 자료 역시 존재합니다."

 

방영석

둘 다 말이 장황하고 핵심을 짚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실하 교수가 이런 심사평을 하네요.

"상아탑팀은 여러 가지 자료를 잘 끌어들여서 논지를 잘 밀고 나갔다고 보고요, '풍문으로 들었소'팀은 출발점이 대단히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강직하게 끌고 나간 점이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24강 진출은 "풍문으로 들었소"에게로 돌아갑니다.

  

우실하

아마 방영석 학생이 자료를 제시하는 부분이 편집되어서 방송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두 학생의 토론 수준을 탓해야 하는지, tvN의 편집 기술을 탓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일단, 토론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하는 착각이 '이 토론에서 상대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토론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토론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고, 상대와 논리 공방을 펼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따라서 이 기본만 충실히 지키면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죠.

 

결국 전범선과 방영석의 신경전은 불필요한 부분이며, 차라리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더 좋았을 겁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서울대학교의 이다솔(냉정과 열정사이) 학생과 원광대학교의 최서영(아웃 브레인)이 토론을 펼칩니다.

 

이다솔

 

최서영

이다솔: "대학에서 취업을 장려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강제하는 현재의 분위기가 문제입니다."

최서영: "인문학 역시 중요하지만, 응용학문은 현실과 연계되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합니다."

 

아마 토론의 중간부터 방송이 된 것 같은데, 두 사람의 토론이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흘러왔는지 모르겠네요.

이다솔이 반드시 '취업율'로 학과를 평가해야 하느냐고 공격합니다만, 공격이 산발적이고 지리멸렬하네요. 둘 다 뭐라고 평가하기가 힘듭니다.

둘 다 자기의 말을 하느라 바쁘네요.

이다솔: "저는 취업과 진리가 분리되어야 한다고 한적 없습니다."

최서영: "저는 취업과 진리가 분리되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말이 중복되면서 각자의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토론의 기본이 안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승리는 원광대의 최서영에게로 돌아갑니다.

 

 

다음 주제는 "멘토 권하는 사회! 20대에게 멘토는 필요한가 vs 필요악인가"입니다. 

봉골레팀의 박진솔(이화여대)과 세치혀팀의 김영신(인천대)가 맞붙습니다.

 

박진솔: "가능성, 이십대를 대표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멘토의 존재는 조언이란 명목하에 20대의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김영신: "현재 이십대는 왜 멘토, 선배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더 이상 책상 앞에서는 자신의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겁니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서 박진솔이 주로 공격하고, 김영신이 방어를 합니다. 김영신이 박진솔의 논리적인 공격을 유연하게 막아내네요.

이 팀이 우실하 교수의 방에서 "자신을 팔지 않겠다고" 한 그 팀입니다. 아마 그 전략가가 지금 이 학생, 김영신같습니다.

하지만 '대학토론배틀'의 규칙상, 같은 학생이 계속 대표토론자로 나설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겠네요.

(김영신에게는 토론 능력보다 오히려 분위기를 휘어잡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박진솔 역시 그 힘에 초반부터 휘말린 것이 아닌가, 하네요.)

   

박진솔: 멘토를 통한 경험은 간접적인 경험일 뿐이다.

김영신: 하지만 간접경험이라고 해서 그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영화, 책 등도 마찬가지로 간접경험이다.

 

박진솔: 멘토가 속한 사회와는 다른, 진짜 경험이 이십대에게 필요합니다.

김영신: 멘티 역시 비판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 멘토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이 둘은 논리적인 공방을 나누네요.

다만 박진솔의 공격이 날카롭지가 않아서 김영신이 여유롭게 받아 넘깁니다.

박진솔이 중간에 '우리 사회의 성공에 대한 열망이 지금의 멘토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고 공격하지만, 김영신의 '그 점은 인정합니다. 출판사나 방송사가 베스트셀러 작가를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멘토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여기서 김영신의 태도는 모순적이지요. 바로 그 전에 멘토는 꼭 성공한 사람만이 아니라, 가까운 형, 동네 아저씨, 누나 등의 가깝고도 친근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했거든요.

 

사실 박진솔의 태도는 정확하게 정해지지 못했습니다.

, '멘토'자체를 공격하는지, 아니면 '멘토를 권하는 잘못된 사회 구조'를 공격하는지 정확하지가 않죠.

비록 뒤늦게 우실하의 질문에 멘토는 사회악이며, 멘토에 대한 사회적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러자 우실하 교수가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구조를 바꾸어야 하나요?"

, 이제까지 토론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기에, 이런 질문을 받은 것 자체가 패배를 예고하는 것이죠.

만약 원래부터 이런 논지를 가졌다면, 상대와의 토론에서 이 점을 부각시켜야 했죠.

(이건 이 다음 조에서 잘 드러납니다.)

  

박진솔 역시 '멘토는 꼭 필요한 것이다. 다만 내가 받은 주제가 '이십대에게 멘토는 필요악'이니, 그에 반하는 논리를 펴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멘토 자체가 나쁜 것이다.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논리적으로 전개만 되면 충분히 훌륭한 주장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박진솔의 입장에서 충고를 한다면, 상대의 입에서 현재 출판사나 방송사가 베스트셀러 작가를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 잘못된 것이 있다는 말이 나왔을 때, 그것을 물고 늘어졌어야 하는 거죠.

, 현재의 만들어진 스타 강사들(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할 수도 있고요. 토익 강사, 해외 여행 스타, 등 방송이 만들어낸 멘토들 많잖아요.)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어떤 것이 좋겠느냐고 물음으로 공격했다면, 아마 김영신의 평정을 흔들 수 있었을 겁니다.

 

더 나아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보다는 자기 계발서가 훨씬 더 많이 팔리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 역시 매스컴이 만든 스타 멘토들의 영향력에 의해 촉발된 것이며, 이런 책들을 아무리 읽어봐야 우리의 현실 개선에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현재의 대다수 멘토들 역시 조언들 역시 현실적으로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주장했으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결과는 2:2 무승부이지만, 점수로 세치혀팀이 승리를 거둡니다.

 

 

마지막은 건빵 속 별사탕팀의 김승욱(고려대)과 다다름의 김대경(서울대)이 붙습니다.

 

 

 

이 토론조는 김대경이 '멘토 권하는 사회'에 대하여 공격하고, 김승욱이 방어하는 입장인데, 큰 점수 차로 다다름팀이 이기네요.

 

김대경의 공격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예전의 공자와 같은 멘토는 각 제자(멘티)에게 맞추어서 인의 개념을 설명해 주었다.(, 그런 맞춤식 교육을 현재의 멘토들은 하지 못한다.)

2. 현재 우리 사회가 멘토 열풍을 권장함으로써, 우리의 사회적, 구조적 문제를 개인적 문제로 치환하는 것은 아닌가? (, 누구나 멘토의 말을 듣는다고 전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김대경의 공격은 매우 날카로운 반면에,

김승욱은 상대의 주장을 되풀이 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네요. 게다가 긴장했는지 중간에 말도 끊기고요.

 

다다름이란 팀이 남궁연의 방에서 '다른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서 최단기간 합격을 받았던 바로 그 팀이군요. 게다가 당시 김찬영 학생이 아닌 김대경 학생이 대표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흥미 있게 지켜봐야 할 팀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본격적으로 24강이 시작됩니다.

그러면 예선을 거친 상태라 팀들이 조금 더 정제되고,

게다가 각 토론 장면 역시 충분히 방영될 테니, 제대로 시청할 수 있겠죠.

다음 주가 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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