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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유자식상팔자 박시은 권영하 망치는 강용석 조갑경

 

유자식 상팔자 39회가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문제가 큰 방송이네요. 처음에는 부모 자식 세대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취지로 방송이 되었지만, 이제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진 거 같습니다.

(제목은 박시은 권영하 망치는 강용석이라고 달았지만, 이때의 박시은 권영하는 아이들을 강용석 조갑경은 다른 어른들의 대표격입니다. 물론 강용석 조갑경이 잘못한 행동도 아주 크긴 하죠.)

  

오늘 주제는 학원이었고, 이에 대하여 아이들과 부모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될만한 단점들이 무려 세가지나 부각되었고, 더 심각한 것은 스스로 그런 문제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첫번째 문제, 출연진들의 역량 부족이었습니다.

권영하나 박시은, 강원준, 권태원 등은 현재의 학원 문제에 대하여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했습니다. 학원을 단순히 학교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그 필요성을 강조했죠.

권태원: "김연아도 피겨 스케이팅 특강을 통해서 지금의 큰 인물이 되었다. 학원은 꼭 필요한 거 같다."

 

 

현재의 문제는 학원, 즉 사교육이 너무 커져서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피겨나 요가, 음악 등과 같은 특수 기능의 학원들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 , 수와 같은 교과 과목 위주의 성적 올리기가 문제가 된 것이죠.

 

 

그런데 아이들이 이런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어른들이 나서서 재대로 가르쳐줘야 하는데, 부모들인 조민희나 홍서범, 조갑경 등이 그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MC인 손범수나 강용석조차도 아이들의 잘못을 제대로 짚지 못합니다. 아마 처음부터 이들에게는 그럴만한 역량이 없었던 것이겠죠.

 

게다가 강용석은 아들의 말을 두둔하기까지 합니다.

강원준: "학원은 조선시대 서당부터 시작했고,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기능도 제공해 준다."

 

조선시대의 서당이나 서원은 현재의 학교 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그런 곳을 단순히 현재의 학원에 비유한다? 이건 그냥 유머로 말한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몰라서 그런 것일까요?

문제가 정말 심각하네요. 설마 강용석은 이황, 이이 등이 있었던 시대에 현대식 초, , 고등학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마 조선 시대의 성균관만이 공립학교라는 취지로 이런 말을 한 거 같은데, 당시 교육이 부족했던 조선시대에 이황, 이이를 굳이 학원장에 비유했어야 했을까요?)

 

두번째 문제, 현재 유자식 상팔자에 나온 사람들은 일부 계층만 대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돈을 잘 벌고, 자식들을 학원에 보낼 만큼 수입이 넉넉한 사람들이죠.

비록 개개인의 입장에서 학원 가는 것을 반대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학원 가는 것을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줍니다.

아마 자신의 계층을 따라가는 것이겠죠.

 

물론 유자식상팔자는 단순한 토크쇼이기 때문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자식에게 학원이나 고액 과외를 시키고 싶어도 시킬 수가 없는 계층에게는 먼나라 이야기같습니다.

결과론적으로 있는 집안의 이야기만 방송을 통해서 내보내었고, 방송 이미지를 통하여 현재의 구조가 더욱 더 고착화되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세번째 문제, 위의 아이들의 문제와 비슷한 것으로 현재 일부 부모의 입장을 너무 크게 대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갑경, 조민희 등은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잘 알지만, 엄마들은 불안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다고 심정을 고백합니다.

 

물론 이말은 그들의 진심이고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할 태도가 있고 보이지 말아야 할 태도가 있습니다.

조갑경의 말로 점점 더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기 아이들을 학원과 고액 과외를 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의 사교육 과잉 구조가 개선되기는 커녕, 점점 더 악화되겠죠. 아마 조갑경의 아들과 딸이 학부모가 되었을 때는 자신의 수입 모두를 사교육에 퍼붓는 것으로 모자라서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될 지도 모릅니다.

홍서범, 조갑경 등은 정녕 그런 시대를 원하는 걸까요?

 

그러지 않다면, 스스로의 말을 조심하고 다함께 머리를 모아서 개선책을 모색하자는 태도를 보였어야 했습니다.

"불안해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너무 단순하면서 이기적이고,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태도일 뿐이죠.

  

오늘 유자식상팔자는 주제를 학원 문제로 잡았지만, 그 문제에 대한 제대로된 인식(아이들의 행복도 저하는 물론이고 공부 위주의 학창시절때문에 제대로된 정서 함양이 부족한 문제)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문제 개선 태도조차도 없는 쓰레기 방송이었습니다.

 

이런 유자식상팔자에게 고민 사연을 보낸 중학교 1학년 딸을 가진 엄마가 애초부터 조언을 들을 만한 방송이 아니었죠. 애시당초 그 엄마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그런 부모 자식간의 싸움이 발생했으니까요.

 

조갑경이나 조민희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불안하니까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강용석의 입장은 서원이 있는 조선시대때부터의 전통이니, 조언을 하지면 그냥 현실에 수긍하라 정도이겠죠. 자신은 자식에게 학원을 보낼만한 경제력이 되니, 별 문제가 없다는 태도도 엿보이는 거 같아서 무척 불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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